유대인 출신 중에 세계적인 석학, 뛰어난 예술가, 대단한 부호들이 많은 것은 우리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20세기를 주도한 최고의 지성인 21명중 15명이 유대인이고 할리웃을 주름잡은 영화감독과 명배우 대부분, 그리고 미국의 최고 부자 40명중 절반이 유대인이다. 소수민족인 유대인이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한국인도 매우 탁월한 두뇌를 갖고 있는 민족이라는 조사가 있다. 몇 년 전 오스트리아의 빈 의대가 50개국 국민의 IQ를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인이 세계에서 2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뜨겁다.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에 자녀유학을 보내면서 기러기 가족 환경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내는 민족이 한국인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세계적인 인물들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수한 두뇌, 집요한 교육열로 명문대학 입학은 잘 하는데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 뜨거운 열정 부족에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고정적 사고, 동기부여의 부재로 특출한 길을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 교육대학원의 교육심리학과 교수 하워드 가드너 박사는 ‘다중지능(MI:Multiful Intelligence)’ 이론을 통해 누구든 각 분야별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잘 계발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정립했다. 다중지능은 언어지능, 음악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 등을 말한다.
각 분야별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IQ보다 다중지능 가운데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 집중적으로 능력을 발휘함에 따라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음악의 대가 베토벤, 모차르트 같은 위대한 음악가는 음악지능,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화단의 거장들은 공간지능,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 필 미켈슨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신체운동지능의 계발로 성공을 거두었다.
200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일본인 코시바 마사토시 교수가 도쿄대학 졸업식에 초청을 받았을 때 이야기다. 당시 식장의 대형 스크린에는 그의 학창시절 성적표가 나붙었다. 16개 과목 중 우는 ‘물리학 실험’ Ⅰ,Ⅱ뿐이었고 나머지는 양이 10개, 가가 4개였다고 한다. 그는 졸업식 축사에서 “학교의 우등생이라고 하여 사회에서도 우등생이 된다는 법은 없다”면서 ‘수동적 인식’과 ‘능동적 인식’에 대한 차이를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수동적 인식은 남이 걸어간 길을 착실히 따라가는 것. 이런 사람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없다. 따라서 능동적인 인식, 남이 가지 않는 창의적인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
올해부터 미국의 대다수 지역 초 중 고교가 공통학습기준 시행으로 표준 학력고사까지 크게 바뀐다. 사지선다형 뿐 아니라 학습 내용을 학생들이 확실한 근거에 의해 분석하는 공통학습기준에 일치한 시험을 컴퓨터로 치르게 하는 방식이다.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협동, 창의력이 핵심능력인 공통 학습기준으로 학습해 학생들이 21세기 글로벌 경쟁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방침이다.
한인학생들이 다수 진학하는 미국의 명문대 올해 합격률이 사상 최저를 나타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학의 선발기준에서 한인학생들이 점차 설 곳이 적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분석이다.
이제는 명문대학들이 점차 성적위주 보다는 개인의 창의력과 진취성, 능동적인 사고를 기준으로 뽑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수동적인 학생의 경우 명문대학 진학의 문호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음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능동적인 인식으로 도전하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학생이 될 것인가 아니면 수동적인 인식으로 고정적인 틀 안에서 성적에만 치중하는 퇴행적인 학생이 될 것인가, 시대흐름을 면밀히 읽고 있는 학생들에게 그 해답은 너무도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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