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칼 마르크스를 빼놓고 역사가들과 정치 평론인들이 가장 자주 인용하는 19세기 인물들 중 둘은 영국의 역사가 액튼경과 스페인의 학자 조지 산타냐일 것이다. 전자는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고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위대한 사람들은 거의 다 나쁜 사람들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후자는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들은 과거를 되풀이할 운명에 처한다“라는 경구로 기억된다.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의 20세기 전반부 시절 일제 특히 일본군부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기억해야만 신조 아베 같은 군국주의 복고 제창자들의 시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인간들의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는 최악의 예증은 히틀러와 스탈린이다. 유대인들을 600만이나 수용소 개스실에서 몰살시킨 히틀러와는 달리 스탈린은 우크라이나 등지의 농업을 집단화 또는 국유화 하는 정책을 강행한 결과로 1932년부터 1933년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인들이 하루에 1만명 이상 굶어죽었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신빙할만한 통계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수 논객 조지 F. 윌스는 예일 대학교 티모시 스나이더 교수의 2010년 저서인 ‘피의 땅:히틀러와 스탈린 사이에 낀 유럽’이라는 저서에 나오는 내용들을 인용해 칼럼을 썼다.
“연못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동안 다른 학교에 다니는 소년들이 자기들 급우의 잘려진 머리통을 꺼냈다. 그의 전 가족이 다 죽었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그를 먼저 먹었는가? 아니면 그가 부모가 죽는 것을 보고 살아남았지만 어떤 배고픈 사람이 그를 죽인 것일까?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질문들은 1933년의 우크라이나 어린아이들에게는 보통 있는 일이었다. 어떤 어머니들과 아버지들은 자식들을 죽여서 자기들의 배를 채웠다. 그러나 다른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자기들이 죽으면 자기들의 몸을 사용하라고 부탁했다.”
스탈린의 농업 정책은 ‘쿨락스’라 불리던 부유농민계급을 숙청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국경과 도시들을 봉쇄해서 굶어 죽어가는 농민들이 이동을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굶어서 환장을 한 식인 떼거리들이 횡행하는 극한상황이 된 것이다. “촌락의 오막살이 연통에서 연기가 오르면 의심스러운 징조였다. 즉 식인 떼거리들이 사람을 잡아먹거나 그 집 식구들이 식구들 중 하나를 구웠다는 이야기였다.”
도시들의 사정도 별로 나을 것이 없었다. “사람들은 아침 7시에나 여는 가게들 앞에 새벽 두 시에 나타났다. 빵 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통 4만명이었다.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자기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앞에선 사람의 혁대에 매달려 있곤 했다. 그 같은 기다림은 하루 종일, 어떤 때는 이틀 동안 계속되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스탈린 그리고 1917년 공산혁명으로 시작되었던 소비에트 연방시절을 절치부심 지겹게 여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 러시아로의 복귀를 선택한 크림 반도처럼 러시아인들이 다수인 러시아와 접경한 동부 우크라이나의 몇 도시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우크라이나인들은 소련 시절 악명 높은 비밀경찰(KGB)에서 중좌 노릇을 했던 푸틴의 러시아를 불신하고 우크라이나가 NATO 회원국이 되기를 바라기는 어려울망정 유럽 연맹의 가입국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푸틴은 러시아군 복장이 아닌 비정규 복장으로 위장한 소규모 병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크림 반도 자체의 대다수 민족 러시아계를 십분 이용하여 크림 반도의 60년만의 러시아 회귀를 연출했던 비슷한 수법을 우크라이나 동부 경계 도시들에서도 반복하고자 한다. 우크라이나 임시 정부가 거의 결사반대의 태세를 보여 외교적인 해결이 아니라 무력 충돌로 피 흘리는 사태가 발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진다. 우크라이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려진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사람들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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