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장르의 우수작 소개” 아리 프로젝트 첫 시즌 맞아
▶ 전시는 단체 반발로 보류 중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의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 운영이 크게 달라진다.
LA 한국문화원은 그동안 기획 형식으로 실시해 왔던 공연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공모’ 형식으로 전환, 누구나 공모를 통해 우수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문화원 무대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원은 작년 10월 ‘아리 프로젝트 2014’란 제목으로 음악, 무용, 국악, 연극, 퍼포먼스 전 분야에서 공연작품 공모를 실시했으며, 그 첫 작품으로 창작연극 ‘하늘꽃’을 5월2일 오후 7시30분 아리홀에서 개최한다.
문화원이 올해 처음 아리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이유는 아리홀에서 공연하고 싶어하는 단체들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공연 장르도 다양해져 과거와 같은 일부 한국 음악 및 무용단체들의 전통공연 시리즈 기획으로는 로컬 한인 및 주류관객의 요구와 수준에 맞는 다채롭고 경쟁력 있는 공연무대를 꾸미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영산 문화원장은 “문화원의 대표 공연 프로그램으로 올해 첫 시즌을 시작하는 아리 프로젝트 2014는 동포사회의 공연 콘텐츠 및 인재 발굴에 발판을 마련하고, 한국 공연의 현지화를 통한 한국 문화 활성화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올 한해동안 아리홀에서 공연이 예정된 단체들은 연극 ‘하늘꽃’ 외에는 유희자국악무용연구소, 해밀창극단, 임관규무용단, 재미국악원, 이정임무용단, 미주한국국악협회, 송파산대놀이보존회 등으로 전통음악·무용 공연 일색이며 다들 문화원의 단골 공연단체들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다.
태미 정 공연담당자는 “아직 공모제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신청자가 많지 않았고, 결국 선정대상이 과거에 공연했던 단체들이 다시 신청한 프로그램들로 제한됐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공모가 점차 활성화되면 새로운 좋은 공연들을 무대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원은 전시행사에서도 공모전 제도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으나, 문화원에서 연례 협회전을 열어온 기존단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일단 보류중이다.
최희선 전시담당자는 “뉴욕문화원을 비롯한 다른 문화원들은 모두 공모전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LA는 한인 커뮤니티가 워낙 크다는 지역 특성상 시행에 몇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고 “신청단체가 너무 많고, 선정과정에 오해가 생길 우려도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시행하지 않기 위해 심사숙고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문화원에서 열리는 전시는 1년에 15개 정도로,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있어 왔다.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 남가주사진작가협회, 서예가협회와 묵향회, 미주한국민화협회와 홍익민화협회, 카파미술재단 등이 매년 혹은 격년으로 문화원에서 협회전을 열고 있고, 이외에 문화원이 실시하는 현대미술공모전과 기획전들을 합치면 한 달에 두 건의 전시가 열리는 일도 잦아서 가뜩이나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문화원으로서는 힘겨운 것이 당연하다.
최희선 큐레이터는 “전시가 너무 많다보니 하나하나 신경 써서 집중하기가 힘들고, 예산 지원도 너무 빠듯하다”고 말하고 “숫자를 줄이고 전시 수준도 높이기 위해서는 공모전으로 가야 하는데 오랫동안 문화원 전시실을 사용해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아직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며 공모전을 실시하면 심사위원들은 주류 뮤지엄 큐레이터들과 전문가들로 구성해 선정에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LA 한국문화원은 1980년 설립된 이래 한국 정부 공관이라는 무풍지대에서 구태의연한 운영체제를 고수해왔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지만 3년마다 문화원장이 교체되는 문화원은 3년 단위로 같은 시스템을 반복하며 큰 과없이 넘어가기만을 바라는 무사안일 속에 숨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설립 초기의 목적이 미국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이었다면, 세계적으로 한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지금은 문화원의 존립 목적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의 공모체제 확립이 그 변화의 한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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