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갑, 김영해 전 한인회장이 지난 24일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에서 열린 한인회 주최 행사장에 모처럼 함께 자리했다.
한때 ‘한인회 정상화’의 주역으로 하와이 한인문화회관건립 재추진의 시동을 걸며 한인사회 화합을 주도했던 리더들이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서로 다른 편에서 한인사회 분란을 자초하는 주역으로 대면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당사자들 역시 이런 참담한 현실에 처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을 것이다. 서성갑, 김영해 그리고 강기엽 전현직 한인회장들이 이날 이후 앞으로 하와이 한인이민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생각 케 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모임에서 강기엽 한인회장은 자신이 한인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벌어진 일들을 놓고 정부지원금 회수 저지 방안을 찾아 볼 것을 제안했다.
그의 말대로 21대 한인회 출범 이후 오늘의 한인사회 모습을 돌아보니 하와이 문화회관건립추진과 관련한 강 회장 및 이사진들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동들이 현 일본의 아베 정권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아베 정권은 일본의 전쟁 발발 책임을 인정한 전임 무라야마 총리의 담화를 인정하지 않고 그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며 한국과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자신들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 시도를 하고 있어 비겁하게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한인사회도 ‘한인문화회관건립추진위원회(이하 문추위)’ 활동과 관련한 역사 왜곡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 들었다. 이런 혼란은 한인회장에 의해 대외적으로 알려지며 급기야 10억원의 문화회관건립을 위한 한국 정부지원금이 회수 당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2006년 발족된 한인회장과 함께하는 공동위원장 체재의 ‘문추위’ 는 21대 한인회 주장처럼 몇몇 사람을 위한 불법적인 것이 아니었다. 다름아닌 한인회 스스로의 신용도 회복과 더 이상의 공금횡령이란 불미스러운 일이 한인사회에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견제’ 장치로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것이었다.
그럼 강기엽 한인회의 문추위에 대한 왜곡된 주장은 어디에서 근거하는 것일까? 이날 남영돈 이사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남 이사는 자신이 20대 한인회 이사장 이었을 당시 문추위 공동위원장 선출에 대해 원천 무효 선언을 했고 그날의 이사회 회의 내용은 한국일보에도 보도 되었다고도 밝혔다. 맞는 말이다. 20대 한인회 이사회는 당시 한인회와 공동위원장 체재로 운영되는 문추위 운영이 한인회장이 아닌 비 한인회 공동위원장 측근들 ‘끼리끼리’ 운영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21대 한인회장 선거에서 20대 한인회 이사들이 주축이 되어 강기엽 한인회장 선거를 도왔다.
2011년 6월, 21대 한인회장으로 당선된 강기엽 한인회장은 8월 문추위 공동위원장으로서 문추위와 인수인계 모임을 갖고 그동안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던 문추위 운영과 관련한 사안들을 차기 회의를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을 합의한 바 있다. 당시의 첫 회동을 취재했던 기자는 강 회장에게 “신임 회장으로서 20대 한인회 이사회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한 문추위 신임 공동위원장을 인정하고 오늘 모임을 가진 것이냐”고 두 번 이상 질문을 했었다. 그러나 강 회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기자는 이런 강회장의 모습을 보고 그 해 9월14일자의 칼럼을 통해 오늘의 사태를 우려한 바 있다. 당시 칼럼 내용 일부를 발췌해 본다.
“21대 한인회가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한인문화회관건립추진사업’과 관련한 제반 문제에 대해 긴 침묵을 이어가고 있어 동포사회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선거 운동 당시 “문추위 비영리단체 등록을 취소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후보가 한인회장으로 당선된 후 한인회 업무 인수인계 작업을 마치고 8월 문추위와 21대 한인회 신임 이사진들과의 모임(본보 8월16일자 보도)을 가진 이후 이렇다 할 신임 한인회장의 소신있는 발언은 뒤로 한 채 ‘문추위와 불안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회와 문추위가 앞으로 풀어내는 두 단체의 위상문제와 운영방안 해법에 따라 하와이 한인사회 향후 10년의 진로가 결정이 될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된다.(중략)”20대 한인회 이사회가 당시 문추위원들의 ‘끼리끼리’ 단체 운영을 비판하며 신임 공동위원장 선출을 원천 무효화 한 것이 한국일보에 보도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21, 22대 한인회 이사회 및 운영은 한국일보 취재진에게는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24일의 모임 같이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내용은 선별해 보도자료를 통해 본보에 알리는 꼼수를 쓰고 있다. 이로인해 지금의 한인회가 사용하고 있는 허름한 아파트 건물이 어떤 이유로 한인문화회관 간판을 달게 되었는지 한인록 제작 재정보고 및 한인회 운영은 어찌되고 있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대부분의 동포들은 잘 알지 못한다.
지난 24일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정부 지원금의 회수는 막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었다. 강 회장 역시 총영사관과 문추위와 다시한번 협의하여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강 회장에게 간곡한 부탁을 하고 싶다. 2011년 8월 문추위와 첫 회동을 할 당시의 공동위원장으로 돌아가 강 회장 나름대로의 철학이 담긴 통 큰 결단의 행보를 보여 줄 것을!!! 그 길만이 훗날 미주한인이민 역사에 하와이 한인사회의 한국정부 지원금을 날려 버린 한인회장으로 기록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