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미박스 하형석 대표
▶ 쇼핑에서 구독 개념의 전자상거래
미국의 명문 디자인 스쿨을 나온 청년 기업인이 한국산 화장품 시장 개척에 나섰다.
올해 초 북가주 팔로알토에 화장품 온라인 구매 사이트 미미박스(us.memebox.com)을 론칭한 하형석 대표(31세).
미미박스는 하 대표가 지난 2012년 한국에서 설립한 회사로 뷰티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 화장품 구독 상거래)라는 생소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잡지처럼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전문 직원들이 일정량의 화장품을 선정해 집으로 보내준다는데 이 회사 주력 ‘미미박스(MEMEBOX)’는 월 10~20달러를 결제하면 70~80달러 상당의 다양한 화장품을 박스에 담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할인 쿠폰으로 상품을 공동 구매하는 ‘소셜커머스’라기보다는 미미박스는 ‘신상’ 화장품을 정기구독 하듯 받아 보는 이른바 구독형 전자상거래 서비스이다.
미미박스는 화장품 쇼핑몰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박스를 받아본 회원이 쇼핑몰에도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화장품 배달보다 쇼핑몰로 버는 매출이 더 많다.
올해 초 오픈한 미국 사이트의 경우 이용객이 2만 명을 넘어섰고 700개에 달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취급되고 있는데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좋다고 한다.
입 소문을 타고 급성장한 덕분인지 매출 신장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하 대표는 한국에서 공대를 졸업한 뒤 미 유학길에 오른다. 2007년 세계 최고 디자인스쿨로 꼽히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에 입학한 후 2년 후에는 명품 브랜드인 톰 포드(Tom Ford)의 인터내셔널 홍보 마케팅팀에서 활약했다. 당시 브래드 피트와 브루스 윌리스, 톰 행크스 등 헐리웃 스타들의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등 패셔니스트의 그의 눈썰미는 이때부터 빛나기 시작한다.
그의 첫 창업 작품인 미미박스는 그의 네트워크와 경험, 그리고 패션에 관한 눈썰미 등이 종합해서 만들어졌다.
한국으로 귀국해 창업한 회사가 한국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나는 글로벌 벤처다’에서 대상을 받는 등 실력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은 하대표.
그의 미미박스가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1월 실리콘밸리에 론칭하자 마자 다음 달에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스타트업 육성기관 ‘와이컴비네이터’로부터 1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벌써부터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진다.
와이컴비네이터는 ‘에어앤비’ ‘드롭박스(Dropbox)’ 등 10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갖는 벤처기업을 육성시킨바 있는데 성공 가능성이 있는 새싹을 발굴해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라는 말도 와이컴비네이터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자금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뛰어난 안목을 가진 투자자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검증한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곳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기가 수월해 진다.
미미박스가 미국으로 발을 뻗은 결정적 계기 역시 ‘사업 모델 검증’이라는 자신감에서 나왔다. 하 대표는 “"와이컴비네이터에서 투자를 받은 한국 기업은 미미박스가 처음"이라며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물론 이곳에서도 회사가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굳이 실리콘밸리에 터를 잡은 이유는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선 인재가 핵심인데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 대표는 "똑똑한 사람이 많이 있고 그 똑똑함에 비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싸다"고 말했다. 좋은 인재를 많이 모으는 것이 경영자의 꿈일 터인데 이곳에서는 한결 쉽다고 소개했다. 현재 미국 사무실에는 스탠퍼드대 재학생 4명이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하 대표는 미미박스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갖는 의미도 특별하다고 자신했다.
"한국내 화장품 브랜드 수를 세어보니 1800개가 넘더라고요. 그 중 약 1000개 화장품 회사가 해외 사업팀이 없어 글로벌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 업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단일 제품 중에서는 국내 화장품 업체가 생산한 비비크림이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뛰어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자설계개발생산) 업체도 많고요. 전 세계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한국만큼 잘 만들 수 있는 곳은 드물어요."그가 밝힌 사업 노하우의 최접점은 고객이 원하는 니즈는 ‘발로 뛰면서’ 찾아야 된다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 간의 합일점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는 ‘발로 뛰는 것’이 최고라는 의미이다. 또한 ‘비주얼’보다는 그 서비스가 가지는 진정성에 대해 더 많이 강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겉표지보다는 내실에 충실하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홍보에 많은 정열과 자금을 투입한다. 한국에서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100만 원의 사무실을 임대하던 시절, 하 대표는 홍보비용으로 매월 800만 원이라는 비용을 투자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비용 지출을 통해 미미박스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때로는 전투적인 방법론을 채택하여 이른 시일 내로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었다.
“이미 무엇인가를 다 만들어 놓고 난 상태에서 시장에 내놓으면 늦죠.”시장진입이 빠를수록, 서비스 인지도를 알리는 것은 ‘서비스의 완성도’가 아니라 ‘속도전’임을 주장한다.
"직원이 초창기 3명에서 58명까지 급속도로 늘어났어요. 매달 조직 구성에 변화를 줍니다. 한 때 이사 5명을 한 방에 몰아넣고, 하루에 10개 이상 결정안을 내라고 한 적도 있어요. 그만큼 치열하게 비즈니스 전략을 고민합니다."하 대표는 미미박스가 성장하지 않으면 직원 모두 비전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본다. 때문에 내년에는 2배 속도로, 내후년에는 4배 속도로 성장해야만 한다며 강한 드라이브 경영을 내세웠다.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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