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극작가 주평씨한국문협 발행 ‘계절문학’에
▶ 외로운 토끼 1막
아동극작가 주평씨가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가 발행하는 계절문학 여름호(27)를 통해 신작 동극 ‘외로운 토끼’를 발표했다.
주평씨의 신작 동극 발표는 지난해 소년문학에 장편 동극 ‘은빛고기’를 1월부터 7월까지 연재한 이후 두번째이다. 이번에 발표된 동극 ‘외로운 토끼’는 고아수출 1등국및 이혼율 1위라는 현실로 인해 소년 소녀 가장이 늘어나고 있는 한국 어린이들의 불우한 처지를 생각하여 쓴 작품이다.
본보에 ‘수필 산책’ 고정 칼럼을 쓰고 있는 주평씨는 지난 6월에는 다섯번째 수필집 ‘추억의 강에 띄우는 쪽배’를 출간하는등 지칠줄 모르는 문학에 대한 높은 열정으로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본보는 주평씨의 신작동극 ‘외로운 토끼’를 오늘과 8월 4일 이틀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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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토끼 (1막)
주 평 극본
때 : 어느 여름
곳 : 산 속
<나오는 짐승들>
토돌이: 외로운 토끼
토순이: 토돌이를 오빠라고 부르는 이웃 마을 토끼
비둘기: 토돌이가 누나라고 부르는 산새
다람쥐: 토돌이의 친구
사 슴: 산마을의 늙은이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전래 동요 ‘타박네야’(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이란 뜻)의 합창이 깔리는 가운데 천천히 막이 열리면, 합창이 허밍으로 바뀌고 허밍과 겹쳐 은은한 여울물 소리가 들린다. 토돌이가 망개잎사귀로 우산처럼 생긴비받이 삿갓을만들고 있다.
*노래(타박네야)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어디로 울고가니.
북망산천 우리엄마,
젖 달라고 울고간다.
토돌이 : (일손을 멈추고 일어 서서 먼곳을 바라 보고) 어머니!
*토돌이의 부름은 산울림으로 되돌아온다.
토돌이 : 흥,오늘도 엄마는 대답이 없어!
*토돌이가 힘없이 제자리에 주저 앉을 때, 비둘기가 날아들어 온다.
비둘기 : 오늘도 엄마를 부르고 있었구나. 토돌이 네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저쪽산까지들려오더라.
토돌이 : 비둘기 누나, 오늘도 우리 엄마를 찾지 못한 거지?
비둘기 : 그래,이산 저산을 두루 날아 다녔지만.......
토돌이 : 우리 엄만,분명 어느 깊은 산골짜기에서 발을 헛딛어 굴러 떨어져 아무도보지 못 하는 골짜구니에서 죽은게 분명 해 !
비둘기 : 그런 소리 하는게 아니야 , 너네 엄만 꼭 돌아 오실거야.
토돌이 : 도토리 주으러 길 떠난지가 벌써 한 해가 지났는데도 안 돌아오시잖아.
비둘기 : 토돌아, 우리 힘 내어 다시 너네 엄마를 찾아 보자꾸나.
토돌이 : (힘 없는 소리로) 누나 고마워 !
비둘기 : 내가 그 밤나무골에서 만난 그 토끼가 너네 엄마였다면 좋았을 텐데, 누나 말듣고 네가 이산 저산을 엄마를 찾아 헤매다가 네 하얀 털이이렇게 잿빛털이 되어 버렸구나.
토돌이 :하지만,누나가 우리엄마 같은 토끼를 본것 같다면 난, 어디까지나 달려갈거야!(다시 망개잎 우산을 만들기 시작한다)
비둘기 : (토돌이가 만들고 있는 도토리 잎사귀 비가리개 삿갓을 보며)어머, 멋진비가리개 삿갓이 만들어졌구나.엄마가 돌아오면 비맞지 않겠구나.
토돌이 : 엄마가 돌아오면(삿갓을 들어 올려 보이며) 이 비가리게 삿갓을 씌워 드릴거야!비 맞지않게.....
비둘기 : (품 속에서 망개 잎사귀 몇 개를 꺼내어 토돌이에게 주며) 나도 저쪽 산마루에서 망개잎을 따 왔어, 이걸로 마무리 하려무나.
토돌이 : 누나 고마워요.
비둘기 : (하늘을 치켜다 보고는) 또 소낙비가 쏟아지려나. 구름이 몰려드니 말이야.
토돌이 : 누나 빨리 집으로 가 봐, 비 맞기 전에.....
비둘기 : 그래 !*비둘기가 사라지려고 할 때, 먼곳에서 ‘토돌아’ 라고 부르는 사슴의 소리가 들려 온다.
비둘기 : (사라지려던 걸음을 멈추고) 사슴할아버지가 오시는군.(토돌이에게) 참,토돌아 내가 아침에 길 떠날 때사슴할아버지를 만났는데, 날더러 토돌이 널 여울에 가서 돌징검다리 놓는 그런 위험한 짓은 하지 말게 타이르라고 하시더라...알았지?
토돌이 : 알았어요.
비둘기 : 그럼 내일 또 보자!*비둘기가 사라지고 난뒤, 여울물 소리 들리면서 사슴이 나타난다. 그리고는비둘기가 사라진 쪽을 바라본다.
사 슴 : 아침에 길 떠나더니, 이제야 돌아왔구먼. 그래 비둘기가 너의 엄마를못찾았다지?
토돌이 : 못 찾았대요.
사 슴 : 정말로 마음씨가 비단결 같은 새야. 날 짐승이면서도, 길 짐승인 널친동생처럼 보살펴 주니 말이야.
토돌이 : 정말 친누나같이 고마워요.
사 슴 : 그건 그렇고, 내가 개천을 건너오다 보니까 또 네가 징검다리 돌 몇 개를 더 쌓아 놓았더구나.
토돌이 : (뒷 통수를 글쩍이며) 예, 할아버지.
사 슴 : (꾸짖듯이) 내가 몇 번이나 타이르지 않았냐. 잦은 여름 소나기로 개천 물살이 세차게 흐르니까 위험하다고.
토돌이 : (한 쪽 산자락을 가르키며) 하지만, 엄마가 길 떠날 때 넘어갔던 저 산자락이 잦은 비에 무너졌잖아요. 그래서 엄마가 길을 헛갈리면, 저 여울 개천으로 건너올수 있게 징검돌을 놓는거잖아요.
사 슴 : 엄마를 위하는 네 마음과, 애타게 기다리는 네 마음을 모르는게 아니야.
하지만, 네가 징검돌을 놓다가 세찬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갈까봐염려스러워서 그러는거 야.
토돌이 : 사슴할아버지께서 말리시는 까닭을 저도 알고 있어요.
사 슴 : 토돌아, 네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을 꾹 누르고 조금만 기다려 보아라! 그렇잖아도 (하늘을 우러러 보며) 변덕스런 날씨가 그치고, 햇볕나는 날이 이어지면, 비둘기와 다람쥐 그리고 토순이 가족들이 함께 힘모아, 너의 엄마가 넘어갔던 저 무너진 언덕길을 본디대로 고치기로 했으니까 말이야.
토돌이 : (하늘을 우러러 보며) 하지만, 또 비가 올것 같네요.
사 슴 : 그러게 말이야, 시꺼먼 먹구름이 모여드는걸 보니, 또 한바탕 소나기를 쏟아부을 것 같구나.그리고 천둥 번개도 칠것 같고.
토돌이 : 하늘이 미워 죽겠어요! 우리 엄마 살아돌아올 길을 막기만 하니까요.
사 슴 : 금년 한 해는 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장대비가 쏟아지는지 모르겠다.
여우네 마을에서 여우 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시집을 가는 건지 ......
토돌이 : 여우 딸이 시집을 가면 왜 비가 내리나요?
사 슴 :글쎄,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만, 옛적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들이 그렇다고 하는구나. 그 까닭은여우들의 변득스런 마음가짐 때문에 그런 말들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때 다람쥐가 ‘토돌아’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 슴 : 아따, 또 쫄랑이 다람쥐놈이 달려 오는 소리가 들리는 구먼.
*다람쥐쪼르르 달려 들어온다.
다람쥐 : (사슴에게 꾸벅 절하며) 할아버지, 안녕하셨어요?
사 슴 : 그래, 그런데 오늘도 도토릴 많이 주웠냐?
다람쥐 : (자루를 추켜 올려 보이며) 줍기는 많이 주웠는데....
사 슴 : 그래, 비바람에 도토리 알이 많이 떨어졌을거야!다람쥐 : 그런데 햇볕을 쪼이지 않아서 그런지, 도토리 알이 영글지 않았어요.
사 슴 : 그럴거야, 과일이란 짙은 햇볕을 쪼여야 영그는 거니까, 맛도 들고, 그리고 짐승들도 햇볕을 쬐여야 힘이 생기는 거야.
다람쥐 : 그리고 우리들 다람쥐이빨은 딱딱한 열매를 씹어야 단단해진대요.
사 슴 :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구나. 내가 네놈들하고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토순이 집 담장이 비바람에 무너졌다니까고쳐 주러가야지.
(나가다가) 토돌아, 아까 이할애비가 한말 귀담아 들어야 한다.
(사라진다)토돌이 : 예, 알겠어요 할아버지.
다람쥐 : 사슴할아버지가 토돌이 너에게 무슨말을 했기에?
토돌이 : 여울에 가서 징검다리 돌 놓지 말라시는 거야.
다람쥐 : 그말이군, 우리 아빠도 사슴할아버지같은 그런 걱정을 하셨어, 그리고 사슴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찾아오셔서,날이 개면 너네 엄마가 넘어 가셨던 (멀리를 가르키며) 저 무너진 언덕길을 본디대로 고쳐 주자고 의논하셨어! 토돌이 : 나도 그런말 사슴할아버지로부터 들었어! 정말 모두들 고마워.
다람쥐 : (자루에서 도토리를 한 웅큼 꺼내어 토돌이에게 주며) 토돌아 먹어!토돌이 : (다람쥐에게서 도토리를 받아서 까먹으며) 말랑말랑해서 맛있다.
다람쥐:(살며시 토돌이 옆에 앉으며) 네 이빨에는 씹기가 수월해 맛이 있을거야.(지난날을 되돌아 보듯) 토돌아 생각나니? 너네 엄마가 살아 계셨을 때는....
토돌이 : (도토리 먹든 일을 멈추고) 다람쥐야, 네 생각에서도 우리 엄마가 죽은것 같지?
다람쥐 : (손을 내저어며) 아냐 ! 내가 말을 잘못 했어!(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너의 엄마 는 꼭 돌아오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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