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천달러로 메이저 패스트푸드 체인‘칙필에이’ 사장된 아놀드 정씨
▶ 잘나가던 컨설턴트에서 변신
전국 1800개 지점중 한인업주 6명뿐
모두 5천달러 투자해 사장으로 변신
학력보다는 능력과 마음가짐 중요시
‘크리스천 가치’ 가장 중요시 여겨
오는 20일(수) 산타클라라에서 칙필에이 점장 모집 사업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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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날(7월11일)에 소 분장을 하면 모든 음식을 공짜로 주고, 일요일에는 휴무하는 음식점. 직원들이 일일이 고객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찾아다니며 음료수를 리필해주고, 주문한 음식을 갖다 주는 곳. 그리고 주문 음식이 많으면 직원이 들어다주고, 비가 오면 손님의 차까지 우산을 씌워준다.
어느 고급 레스토랑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 전국에 1,800여개의 체인점을 둔 유명 치킨 버그 브랜드 ‘칙필에이’(Chick-fil-A) 패스트푸드점이 현재 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24시간, 365일 바쁘게 돌아가는 패스트푸드점 사이에서 직원들을 위해 휴무하는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은 칙필에이’가 유일하다. 또 ‘소 감사의 날’(Cow appreciation day)에 소처럼 꾸미고 매장을 찾는 고객은 모든 음식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말로만 ‘손임은 왕’이 아닌 진짜 왕대우를 해주는 칙필에이 서니베일 지점의 대표는 한인 아놀드 정(35)씨이다. 캐나다에서 출생한 그는 2007년 미국으로 건너와 스탠포드 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그는 화장실 청소 등 파트타임으로 궂은일을 하면서 2009년 MBA 과정을 끝내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탑3’에 들어가는 매니지먼트 컨설팅 기업인 ‘베인 & 컴퍼니’(Bain & Company)에 십 수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잘나가는 직장인이었다.
그랬던 정 대표가 칙필에이의 문을 두드린 건 2년 여 전이다. 월급쟁이보다 자신의 비즈니스를 갖고 경영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캐나다에서 음식점 등을 운영했던 아버지를 따라 식당일을 했던 경험도 큰 몫을 차지했다.
“전화와 직접 임원을 만나는 등 인터뷰와 서류심사를 하는데 24개월 이상이 걸렸어요. 결국 디파짓 5,000달러로 이곳의 오너가 된 거죠.”칙필에이는 오픈할 부지부터 건설 공사와 인테리어, 음식 등 하나에서 열까지 다 책임졌다. 그가 하는 일은 말 그대로 식당 경영이었다. 음식 메뉴와 값 말고는 직원을 뽑고, 휴가를 보내고 월급과 보너스를 얼마 줄지 정하는 등 모든 일은 칙필에이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한다. 5,000달러를 투자해 수백 만달러의 이득을 얻은 셈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작년 할로윈 데이인 10월31일 서니베일 지점을 연 칙필에이는 하루에 판매되는 주문(Order) 수가 1,200~1,300개에 달하고 주말 등 바쁜 날은 1,500개를 훌쩍 넘긴다. 직원도 여름 성수기에는 70명, 비수기에는 60~65명에 달한다. 수익 분배는 총판매(sale)의 15%를 칙필에이가 가져가고, 수익(Profit)은 50대 50으로 나눈다.
베이지역(칙필레측이 나눈 지역도)에는 산호세 2, 월넛크릭 1, 페어필드 1, 산타로사 1, 노바토 1, 서니베일 1곳 등 7곳으로, 12월에 프리몬트에 오픈하는 지점을 합치면 총 8곳이 된다. 경영을 잘해서 수완이 좋으면 한명이 최대 3개의 칙필에이를 소유할 수도 있다.
“미 전국에서 칙필에이 지점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은 저까지 합쳐서 6명이에요. 모두 5.000달러로 사장이 된 거죠. 1,800개의 지점 사장 중에는 20대에서 60~70대까지 연령대도 폭넓고 식당 경험이 전혀 없는 경찰, 군인부터 칙필에이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사장이 된 사람까지 다양해요.”
그는 칙필에이의 사장이 되기 위해선 학력보다는 능력과 마음가짐을 중요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대형 패스트푸드점을 하려면 은행에 몇 백만 달러의 현금이 있어야하고 경험이 풍부해야 하는 등 넘기 힘든 벽이 있는 현실에 비해 칙필에이는 사람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칙필에이의 사장을 뽑는 건 결혼할 배우자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평생 같이 갈 ‘파트너’를 구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실수 하지 않으려고 2년여의 기간에 걸쳐 인터뷰를 하고 이 사람이 진짜 적합한 사람인지를 알아보고 또 알아보는 거예요. 회사가 아닌 내가 오너니까 그 능력을 계속 검증하고 싶은 거겠죠.”칙필에이가 중요시 하는 것은 ‘크리스천 가치’이다. 그래서 손해를 무릅쓰고 전국의 칙필에이가 일요일에는 일제히 문을 닫는다. 이건 꼭 지켜야 하는 불문율이다.
또 사회에 봉사하는 일도 칙필에이가 추구하는 봉사정신이라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그 자신도 학교와 단체 등에서 봉사하고 기부하는 등 크리스천으로서의 가치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정 대표는 MTV에서 근무했던 크리스티나 수연 정씨와 결혼해 3살 난 아들과 7살 난 딸을 두고 있다. 한편 오는 20일(수) 산타클라라 메리엇 호텔에서 칙필에이 점장을 모집하는 사업 설명회가 열린다.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예약: www.chick-fil-a.com/Company/Careers-Events-Near-You#?event=47
◆칙필에이는
칙필에이의 설립자는 트루에트 캐시로 1946년 동부 조지아주 헤이프빌의 드워프 그릴이라는 식당에서 시작됐다. 현재 그의 장남 덴 캐시가 CEO를 맡고 있다. 뼈가 없는 치킨을 가지고 햄버거를 만들면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해 현재 미 전국 39개 주에 1,800여개의 지점이 있으며, 매년 70개의 새 지점을 오픈하고 있다.
미국 외에 캐나다에 단 1개의 해외지점이 있을 정도로 음식과 서비스에 최상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에서 벌어들이는 연 수입은 5억달러에 달한다. 한편 칙필에이는 댄 케쉬 최고경영자의 동성결혼에 반대한다는 공개적인 발언이 후 수년전부터 불매와 지지 운동이 경쟁적으로 벌어지면서 동성결혼 논쟁의 ‘최전선’이 돼왔다.
미국의 대표적 기독교 기업으로도 유명한 칙필에이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비롯해 그동안 기독교 윤리를 표방하는 보수 단체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김판겸 기자>
칙필에이 서니베일 지점의 주문대에서 아놀드 정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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