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왕의 미 대륙횡단 여행기(3)
▶ 솔트레이크 시티 <2>
솔트레이크에 있는 몰몬교 템플 전경의 모습.
종교적 색채 강해, 질서정연함과 규율 많아
사계절 뚜렷, 여행 중간 기착지 구실 톡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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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솔트레이크 토우번아클(Tobernarcle) 11,000개의 파이프 올갠 연주는 곡이 바뀔 때 마다 오묘한 색깔의 배경이 천국의 신비함으로 모든 사람들을 감싸는 힘이 있다. 떠나기 싫은 선율의 아쉬움을 안은 채 아름다운 정원으로 나왔다. 무거운 가방을 멘 아직 학생인듯한 젊은이에게 템플(Temple)에 대해 물으니 그곳은 들어갈 수 없다 한다.
교회에서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갈 수 있어 자기도 한번도 안에 들어가 보질 못했다고 한다. 교회에 왜 신분차이가 있어야 하는 건지 또한 하늘 나라도 퍼밋(Permit)있는 사람만 갈 수 있느냐고 짓궂게 물으니 순진한 그 학생은 교회시설 보존상 어쩔 수 없다며 얼굴이 빨개진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교회역사에서부터 주변명소까지 자세히 설명해주며 진지하고 친절히 대해준다.
이곳에서 또 하나 나의 흥미를 돋우며 놀라게 한 것은 가족 박물관이다.
세계 각 나라 각 민족 모두의 자료가 다 있다. 모든 인간의 근원은 하나님의 자손 한 뿌리이기에 한곳에 모아 놓는 것 이란다. 한국관은 고려시대부터 이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조상들이 수집되어 있고 북한의 것도 있다. 창녕 성씨 28대손인 내 이름, 조상인 성삼문 등이 수록된 것을 보고 놀라움을 넘어 무서운 전율이 흐른다.
메인 게이트 가까이에서 갈매기 동상(Sea Gull Tower)을 볼 수가 있다. 그 유래를 보니 동부에서 자유의 땅을 찾아 유타 주 솔트레이크 계곡으로 힘들게 이주해 온 몰몬 성도들이 가지고 온 씨앗으로 곡식을 심은 후 곡식이 잘 자라고 있는데 난데없이 메뚜기 떼가 나타나 농작물을 갉아 먹는 이변이 나타났다. 그러자 제2대 지도자인 브리검 영의 지시 하에 전 신도들이 하루 종일 메뚜기 떼를 없애 달라고 열심히 기도하자 어디선가 나타난 갈매기 떼들이 메뚜기들을 잡아 먹거나 입으로 물어다 솔트레이크에 버리는 하나님의 기적이 나타났다 한다. 이 역사적인 기적을 기념하기 위해 1913년 동상을 세웠으며 갈매기는 유타 주를 상징하는 새가 되었다.
솔트레이크 시티에 새롭게 생긴 쇼핑몰인 시티 크릭 센터(City Creek Center)는 가 볼만한 곳 중의 하나이다. 꼭 쇼핑만이 아니더라도 그냥 돌아다니기에도 심심치 않은 곳이다. 극장을 비롯한 여러 문화공간, 다양한 쇼핑 환경, 한 두 블록 안에 있는 박물관들, 심포니 홀 등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 거리 먹을 거리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시내를 걷노라면 이곳만이 갖고 있는 특징을 금방 느낄 수 있는데 첫째는 일반 사람들의 복장이다. 다른 도시들처럼 특히 캘리포니아처럼 자유 분방한 모습이 아니라 대부분이 보수적인 정장 차림의 모습이란 점이다.
도시 인구의 70퍼센트가 몰몬 교인들이어서 여자들은 투피스 남자들은 넥타이에 양복을 입는 것이 평상복인 듯싶다. 그러니 도시가 더욱 깨끗해 보이고 질서가 있어 보인다.
둘째는 투피스로 정장한 여성 선교사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비만한 여성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그들뿐 아니라 솔트레이크시티 시민들은 타 도시민들에 비해 확실히 뚱뚱한 사람이 별로 눈에 띄질 않는다.
정상적인 체중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 힘든 미국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아마도 몰몬 율법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 이곳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담배, 술, 홍차, 커피 등을 멀리하도록 하는 절제된 생활 태도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음식 섭취에 있어 절제를 중시하는 전통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게다. 조금 전 만난 젊은이 말에 몰몬 성도들은 몸에 꼭 필요한 만큼만 섭취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고 한다. 먹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솔트레이크 시티는 록키 산맥으로 가는 입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스키 리조트 지역이다. 높은 산들과 많은 강설량으로 훌륭한 스키장들이 즐비하여 겨울이면 세계 곳곳에서 스키어들이 몰려온다. 2002년 동계 올림픽이 개최 되었고 쇼트 트랙 경기에서 한국 선수가 불공정한(?) 패배를 당했던 곳으로 기억되어 있다.
스키 시즌이 아닐 때에도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템플 스퀘어와 관련된 역사적 유적이 많은 것도 한 이유지만 무엇보다 인근에 유명 국립공원과 주립공원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랜드 캐년,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 옐로우 스톤, 모뉴먼트 밸리, 파웰 호수 등 모두 차로 5, 6시간 달리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때문에 솔트레이크 시티는 각 여행지로 옮겨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봄 가을이 좀 짧긴 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것도 매력이다.
솔트레이크 시티 다운타운 북쪽 언덕에는 유타주 청사가 자리 잡고 있다. 대리석 계단을 밟고 올라 웅장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중세 교회를 연상케 하는 홀이 나온다. 3층 높이는 족히 될 듯한 돔형 천장과 벽면에는 초기 이주민들의 역사를 기록한 그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위엄 있는 얼굴로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고 있는 브리검 영 초상이다.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그 지팡이로 지정한 장소가 바로 지금의 솔트레이크 시티다.
정갈한 도시 솔트레이크를 떠나 15번 South을 타고 45마일 내려와 프로보(Provo) 지역에 오게 되면 몰몬계 브리검 영 대학(Brigham Young Univesity)을 방문할 수 있다. 미국에서 제일 큰 종교대학이며 두 번째로 큰 사립 대학이다.
BYU는 혼전 혼외 성관계, 마약이나 알코올의 복용, 학업 부정행위 및 복장에 일정한 제한을 두는 학교로 유명하다. 또한 약 2년간 학업을 중단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선교 사업을 펼치도록 되어있어 보통 6년 내지 7년 만에 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 샌프란시스코 49er 풋볼 팀 쿼터백 스티브 영이 BYU 설립자 브리검 영의 손자이다. 대학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아보며 이 대학 역시 타 대학과는 다른 엄숙함과 질서 정연함이 보인다.
내 아이들이 버클리 대학을 다닐 때 그곳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히피 문화의 발상지인 버클리의 자유 분방함, 충혈된 눈으로 밤 새워 공부하고 때론 기타와 맥주 한잔에 환호성을 지르며 뒹굴고 하는 젊은이들의 다른 모습 -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 같은 그들이 있어 미국은 더 발전하고 또 절제하면서 성숙해 가는 것은 아닐까!
바람 꽃
-장금자
너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꽃
아름다운 향기, 고운 웃음도 모두 가졌네
온 누리에 펼쳐있는 아름다운 것들
너는 온몸 다해 불러보아도
아무도 너를 모르고 지나쳐 가네
시름에 겨운 눈물방울
햇빛에 반짝이던 날
바람이 네게 물었네
“ 그대 이름은“
네 이름도 모르던 너너는 바람꽃 되어
바람 따라 길을 나서네
<글∙사진 성기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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