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랄라. 10월10일 만 17세의 나이에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된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성씨 말고 주어진 이름만으로 양식 있는 세계인들의 인정과 찬사를 받는 10대 소녀다. 케일라쉬 사티아티라는 인도의 아동복지 사회운동가가 공동 수상자인데 그의 나이가 60세인 것과 아울러 대부분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50대나 60대라는 사실은 말랄라 발탁이 파격적임을 증명한다. 그런데 말랄라는 까딱했으면 노벨상을 못 받을 뻔했다.
왜냐하면 파키스탄의 탈레반 지역에서 교육자의 딸로 태어나 이미 열한 살 때부터 여자 아이들의 교육을 절대 반대하는 탈레반 방침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발설해왔던 말랄라는 2년 전에 탈레반 병사에게 총을 맞아 죽을 뻔했었기 때문이다.
말랄라와 급우들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탈레반 한 명이 차를 세우고 올라와 누가 말랄라냐고 물으면서 세 발의 총탄으로 세 명에게 중상을 입혔던 것이다. 얼굴과 두뇌에 중상을 입어 의식불명이던 말랄라는 당시 파키스탄 대통령의 특명으로 가족과 함께 영국 버밍햄으로 이송되어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쳐 의식을 회복한다.
‘나는 말랄라다’라는 자서전에서 그는 파키스탄 여성 비하 전통에 대해 이렇게 썼다. “남자 아이들과 남자 어른들은 동네를 다 돌아다닐 수 있어도 나의 어머니와 나는 다섯 살짜리 아이라도 남자 친척이 동행하지 않고는 외출을 할 수 없었다.”그 같은 불합리한 전통을 수수방관 하지 않겠다는 그의 결심은 그의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말랄라는 새처럼 자유로울 것이다’라고 항상 말씀하시곤 했다. 나는 알렉산더 대왕처럼 엘룸산에 올라 목성을 손으로 만지는 꿈을 꾸었다.”말랄라의 오늘이 있는 것은 그의 아버지 영향 때문이다. 어느 칼럼니스트가 말랄라의 아버지를 미국 공영 라디오(NPR)에서 인터뷰한 것을 인용했다. 사람들이 그에게 딸을 훈련시키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면 그는 무엇을 했느냐고 묻지 말고 무엇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어야 한다고 대답한단다. “나는 그의 날개를 꺾지 않았다. 나는 그가 날지 못하도록 하지 않았다.”말랄라는 기자들에게 노벨상 수상 뉴스를 첫 시간에 듣고도 영어와 물리학 등 오후까지 계속 수업을 들은 다음에야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리고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로 유혈 전쟁과 충돌로 오늘날까지 지내온 두 나라의 수상들을 평화상 수상식에 초청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작년에 16세의 나이로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말랄라는 펜과 책의 중요성 즉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기립 박수를 받는 기록을 세웠다. 말랄라의 평화상 수상 뉴스를 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반응이 적절하다. “증오에 가득찬 행동을 통해 극단주의자들은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책을 가진 여자 아이(다).”말랄라는 이미 많은 지지자들을 갖고 있다. 그중 하나는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수상이다. 세계 교육을 위한 유엔의 특별 대사인 브라운은 말랄라의 유엔 연설을 소개한 사람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여성의 교육이 그렇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지배하던 시절 여성 교육을 금지해서 여자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질 못했던 것을 기억하면 회교도 과격분자들의 전근대적인 전통 고집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실천이 가져오는 폐해를 절감하게 된다. 아이들의 노동 착취, 어린 아이들의 결혼, 여성 성기 할례, 성차별 등 너무나도 문제가 많다.
특히 회교권에서 그렇다. 예를 들면 이라크의 의회 의원들 중에는 아이의 결혼 연령을 9세로 낮춘다는 입법을 논의한단다.
보코하람과 ISIS 테러 집단은 아예 여자 아이들을 대량 납치하여 첩으로 팔아먹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광고하고 있다. 회교권 여성들은 대부분 말랄라의 여아 교육운동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열망하겠지만 권력을 쥐고 있는 남자들의 방해가 극심할 것이기 때문에 그 귀추를 낙관할 수 없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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