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왕 통신원의 미 대륙횡단 여행기 (6)
▶ 예술의 도시 산타페 <2>
주민 7만 명 가운데 절반이 예술가 자처
뉴욕, LA에 이은 미국 3대 미술시장 꼽혀
===
산타페는 꿈꾸는 이들의 도시라고 말한다. 수천 년 원주민 문화에 스페인, 멕시코 문화가 섞이고 마지막으로 미국 앵글로 문화까지 어우러져 이곳을 보는 순간 동부에서 온 예술가들은할말을 잊었을 것이다. 울퉁불퉁한 바위산으로펼쳐진 거칠고 광활한 야성의 사막, 그 위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가슴을 저미는 핏빛노을, 도시 문명과 제도에 익숙한 백인들에게는이 원시적인 풍경이 충격적이며 예술가들의 영감을 봇물 터지듯 끌어내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유명 예술가뿐 아니라 광인 히피 점술가 망상가들의 행렬도 줄을 이었다. 시인과 화가가 넘쳐나면서 산타페는 자생적으로 예술의 도시로서 뿌리를 내렸다. 그럼에도 스타 예술가 몇 명을 내세워 상품화 하지도 않았으며 대규모 문화행사로 먹고 사는 도시로 전락하지도 않았다.
예술은 그저 그들 삶 자체였다. 주민 7만 명 가운데 절반이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부르고 있는이유도 여기에 있다.
맨 처음 이곳에 정착해온 푸에블로 인디언들은 본래 잉카 문명의 시조인 인디오인데 1150년경부터 약 400년에 걸쳐 문명의 꽃을 피웠고1598년 스페인이 이곳을 점령하며 스페인 통치하에 들어갔다. 200여 년이 지난 1821년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이곳이 뉴 멕시코란 이름으로멕시코에 속하게 되었고 25년 뒤인 1846년 멕시코와 미국간의 영토 분쟁으로 전쟁이 일어나미국의 승리로 뉴 멕시코는 미국 영토가 되었고 1912년 미국의 47번째 주로 편입 되었으며산타 페는 뉴 멕시코의 주도가 되었다.
산타 페에는 약 300개의 갤러리(Gallery)가 있는데 그 중 100여가 캐년 로드(Canyon Road) 길가에 모여있다. 그림이나 공예품을 사지 않더라도 미술 감상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곳을 보면 왜 산타 페가 뉴욕, LA에 이어 미국의 3대 미술 시장으로 꼽히는지 알 수가 있다. 온 거리가 꽃과 그림, 사람들의 인파로 붐빈다.
매년 열리는 여러 축제 가운데 스패니쉬 마켓(Spanish Market)은 300여 미술가들의 작품 전시뿐 아니라 스페인의 전통예술, 춤과 음악의축제이기에 볼만하다.
다 보려면 며칠도 모자랄 것 같아 산 미구엘 교회(San Miguel Chapel)를 찾았다. 어도비(Adobe) 양식으로 지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1610년 설립)로 알려져 있는 이 교회는1680년 푸에블로 반란으로 불에 타버렸으나 다시 복구하였으며 이 교회에서 쓰는 종은 1356년 스페인에서 주조한 종으로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다.
산 미구엘 교회 옆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 있다. 어도비 붉은 황토 흙을 벽돌로 쌓고 그 위에 흙을 발라 놓은 것이 마치 우리 옛날 흙 벽돌집과 흡사하다. 하늘을 닮은 푸른 색으로 문틀을 칠하고 흰구름 무늬와 나무 석가래가 어우러져 여기에서도 자연을 사랑하는 예술적 배경이 엿보인다. 그림엽서에서도 많이 볼수 있는 이 초라한 옛집 옆에는 찻집도 있어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또한 1873년에 지은 고딕식 건물 로레토 교회(Loretto Chapel)는 그 안에 있는 스프링 나선형 나무 계단이 유명하다. 360도로 두 번 회전하며 성가대석으로 올라가는 이 계단은 못을전혀 쓰지 않았고 계단을 지탱해주는 기둥도없어 신기한 계단(Miraculous Staircase)이라 부른다.
성 프란시스 대 성당(St. Francis Cathedral) 역시 가봐야 할 곳 중의 하나다. 이 지역 건축 양식과는 전혀 다른 프랑스의 로마 네스크 양식으로 지은 이 성당은 2005년 교황 베니딕트XVI(Pop Benedict XVI)에 의해서 바실리카(Basilica)로 승격되었다. 정문 위를 보면 히브리어로Yahweh(야훼)란 글씨를 볼 수 있다. 유태인들이성당건축에 많은 도움을 줘 야훼란 이름을 새겼다 한다.
도시 중앙에 있는 산타 페 프라자(Santa FePlaza)는 처음 오는 관광객에게는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공예품이나 미술품을 쇼핑하기에 좋을뿐더러 여름철에는 스페인 춤과 음악을 즐길수 있는 축제도 자주 이곳에서 열린다.
그밖에 산타 페에서 한 시간 정도 서북쪽으로 더 들어가면 (Bandelier National Monument)가 있다. 프에블로 인디언들이 살던 유적지인데절벽에 굴을 파고 지내던 유적지이다. 겨울에는절벽에 돌을 깎아서 만든 집에 들어가 살면 햇볕이 잘 들어 따뜻하게 지낼 수 있고 여름에는바닥에 내려와 함께 모여 살면서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계곡의 깊이와 웅장함이 고난도의 요새가되어 가는 길이 지루하고 험하여 시간이 없는 여행객에게는 권장 사항이 못 된다.
미술가와 마찬가지로 작가들도 많이 뉴 멕시코로 이주해 오면서 산타 페에만 150명 여명의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다. 기억나는 대표적 작가가 벤허를 쓴 류 월레스란 생각이 든다.
1959년 벤허란 영화는 1880년 출간된 문학작품 ‘Ben- Hur:A Tale of the Christ’를 영화로 만든것이다, 이 소설을 쓴 류 월레스는 산타 페에서3년간 뉴 멕시코 주지사를 역임한 정치가이자작가이며 군인이었다. 그의 소설은 그가 뉴 멕시코 지사직에 있을 때 발표되어 당시 미국에서 최장시간 베스트 셀러의 기록을 남겼다. 마가렛 미첼이 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1936년에 출판 되기 전까지 월레스의 벤허가 베스트 셀러 자리를 지켰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산타 페를 이틀만 머물고 떠나려니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사랑하는여인을 두고 기약 없이 떠나는 나그네 같이 아쉬움이 가득한데, El Condor Pasa 팬 훌륫 소리를 안고 리오 그란데 강은 도도히 흐른다.
짚시의 달
-장금자
슬픔은 말 하는게 아니야
온 몸 숨구멍 마다 가득 차있는 걸
날 때부터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숙명
사랑이 시작될 때 이별도 시작된 것
이별은 아픈게 아니지
한숨 한번 길게 쉬고
하늘 한번 보면 되는 거야
낯선 하늘 두고 온 거리마다
서글피 웃는 얼굴, 얼굴들
열두폭 치마 갈피마다
가득한 별 헤매며
오늘도 춤추는 짚시여인
<글 사진 성기왕 통신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