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 문화회관을 위한 지원금 책정 당시 액수에 대한 구체적 조건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와이 한인문화회관 건립추진위원회(HKCC)의 초대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조관제 고문으로부터 하와이 한인문화회관 건립 프로젝트의 현 진행상황과 지원금 배정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 보았다.
- 최근 한국 정부로부터 책정된 100만 달러의 지원금 형태와 향방이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당초 지원금이 매칭펀드의 개념이었는지, 초창기 공동위원장으로서 지원금 책정 당시 상황을 듣고 싶다. 사실 HKCC로서는 정부로부터 지원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까지는 전달 받은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와이를 방문했을 당시 문화회관 건립추진위원들이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500만 달러 상당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 후속조치로 관계부처에서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그때는 약 30만 달러 정도 밖에 모금하지 못한 상태였다. 당시의 모금 액수로는 매칭이란 개념도 성립이 안 되는 수준이었고 기금이 매칭이 되어야만 한다고 하니 한미재단에 협조를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와 외교부에서 실사단이 하와이를 방문해 사업성공 가능성을 타진했고 재외동포재단에서도 하와이를 방문해 자체적인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100만달러가 책정돼 영사관 명의로 농협에 예치된 상태이다.
최근 한인회가 받았다는 외교부 공문을 보니 400만 불에 대한 100만 불의 매칭펀드라고 나와 있는데 당시에 500만 달러 상당의 건물을 구입하려 했기 때문에 그러한 액수가 책정된 것일 뿐이다. 액수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을 요구하지 않았고 100만달러를 정부가 책정해 준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HKCC의 계좌로 들어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지원금이 책정됨을 알리는 당시 공관의 공문에서는 ‘문화회관 건립기금 모금 상황 등 회관 건립 추진을 위한 동포사회 제반 여건이 충분히 성숙돼 사업목적 달성에 차질이 없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본국 정부에 보고한 후 지원금을 하와이로 이체해 회관 건립에 사용하게 할 것 (본보 2008년 12월6일자 기사 참조, http://www.koreatimes.com/article/491121)’이라고 명시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급은 언제쯤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는가?100만 달러라는 돈은 적지 않은 액수이다. 크고 작은 예산을 정부가 집행할 때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만 책정이 되는 것이다. 명분과 국격에 맞는 문화회관을 건설 할 마지막 단계, 소위 클로징 단계에 가서야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 그 전에는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이 현실이다.
-퀸 에마 스트릿에 위치한 건물 구입이 무산된 이후 정부에서 새로운 제안서를 낼 것을 요구해 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 문화회관 건립추진위원회에서는 어떠한 구체적인 대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려달라.
지난 3년 반 동안 문화회관 건립추진위원회는 현 한인회가 (이슈를)제기하면 방어만 하다가 세월을 허비할 수 밖에 없었다. 동포사회에는 분열의 인상만 심어주는 안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런 와중에서도 20만 불 이상의 모금실적을 올렸고 그런 점에서는 도움을 주신 동포들께 감사 드릴 따름이다. HKCC는 꾸준히 모금활동을 해 왔고 한국의 ‘엘피스’사로부터 리케리케의 땅을 기부 받아 진입로를 신설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문화회관 건립을 위해 부지를 기부 받은 사실이 사기행각이라는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한인회 인사들에 대한 소문이 들려오고 있는데 역사에 대한 판단은 우리 후손들의 몫이다. 원칙을 갖고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인회관 건립기금을 횡령한 전적 때문에 모 전 한인회장의 이름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 전철은 밟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한국의 ‘엘피스’사가 토지기부 의사를 밝혔고 그와 관련한 기념식까지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에서 개최한바 있다. 앞으로는 어떠한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인가? 더불어 토지를 무상으로 기부 받게 될 경우 건립비용을 상당액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건물 설계도는 나온 상태인지 궁금하다.
진입로가 완공된 이후에는 개토식이라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하와이 주 정부에 관련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인데 내년 하반기까지는 가시적인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더불어 이번에 당선된 데이빗 이게 주지사와도 면담을 갖고 문화회관 건립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미 건물설계에 대한 계획은 잡혀 있는 상태이다. 상당히 방대한 규모의 토지이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를 현지사회에 충분히 알릴 수 있는 형태의 문화회관이 될 전망이다. 사실 지금까지 모금한 액수가 80만불 상당인데 실제 필요한 건축비용의 일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토지를 기부한 ‘엘피스’사에서 한인사회를 위해 건물을 지어준다고 했으니 부대비용 등을 우리가 부담해 주는 수준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희망이라 할 수 있다.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본다.
-영사관에서 언급한 지원금 회수조치와 관련해 HKCC에서는 무척 담담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원금이 건립사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로 지급될 것이라는 믿음이 그 배경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데?그렇다. 100만 달러가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지원금이 온다고 해서 당장 문화회관이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과정이 필요한 거다. 어차피 총영사관이 한국의 금융기관에 예치해 놓은 상태인 정부 지원금도 당장 하와이로 가져온다고 해서 문화회관이 완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관에서도 이를 잘 보관해 두셨다가 당초 계획대로 문화회관이 제대로 지어진 후의 마지막 단계에 전달해 주셨으면 한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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