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현 전 회장 시궁창 만들고 사퇴
토마스 김 예비후보 등록불가가 발단
줏대 없는 이사회 우유부단에 떠넘기기 일쑤
경선통한 정정당당 승부만이 잡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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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대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 선거가 오는 12월 6일 치러질 예정이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사회의 우유부단과 후보 예정자들의 돌출 행동등으로 인해 제대로 선거가 치러질지, 선거 세칙은 어떻게 되는지, 투표소는 어떻게 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한 후보 예정자에 대한 징계여부가 이번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어떻게 흘러왔는지 되짚어 본다.
■ 막장의 발단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선거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모든 게 어긋나고 있다.
당초 29대 한인회장 선거에는 강승구씨와 토마스 김씨가 비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었다.
토마스 김 예비후보에 대한 회장후보등록 불가안이 사퇴한 전일현 전 회장의 주도로 지난 10일 임시이사회에서 통과되면서 시궁창 다툼이 시작됐다.
전 전 회장은 28대 한인회장 선관위원장이었던 김흥배씨조차 불복은 없었다고 언론을 통해 공식 발표했지만 “불복했다”고 주장하며 결국 김 예비후보의 등록을 불허하고 2년 간 출마금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전회장은 당시 예정된 등록일은 19일로 등록 9일을 앞두고 SF한인회관도 아닌 산타클라라의 한 식당에서 김 예비후보의 등록 불가를 통과시켰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사들만 데리고 산타클라라까지 가서 날치기식 징계 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제대로 된 이사진도 갖추지 못하고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김 후보 출마를 원천 봉쇄시키려 시도했고 징계 전 소명기회도 주지 않았다. 전 회장은 등록불가를 발표하면서 “토마스 김씨가 차기 회장에 또 나올지 몰랐기 때문에 지금 징계를 하게 됐다”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댔다.
이런 결정으로 26일 오후 현재까지 김 후보의 선거등록 여부와 관련 불필요한 소모전이 계속되면서 한인사회가 SF한인회를 외면하는 지경까지 도달했다.
일부 한인들은 “무슨 말도 안 돼는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며 “처음부터 이상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출마가 점쳐지는 강승구, 토마스 김 예비후보가 선거에만 전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 막장 제2장
이같은 막장은 전회장의 사퇴후 2장을 맞게 된다.
전회장은 자신이 사퇴하면서 그날 자리에 있었던 이사들과 위임장을 써준 이사들도 같이 사퇴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전회장은 자신의 사퇴후 전직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한우회’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남은 임기동안 선거등 업무를 수행해 달라고 말했다.
전회장 사퇴 다음날 한우회가 모여 비대위를 구성하고 선거일정 등을 논의하려는 자리에 곽정연 부회장이 나타났다. 곽정연 부회장은 전회장 사퇴전 오랫동안 한인회에 발길을 끊었다가 이날 갑자기 나타나 자신이 부회장이니 직무대행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우회는 곽부회장에게 전권을 일임했다.
직무대행이 된 곽 부회장은 사퇴를 하지 않은 이사와 해임됐던 김대부 전 이사장을 다시 불러 이사회를 꾸리게 된다. 그리고는 한우회 회의에서 토마스 김씨에 대한 제명은 정당한 절차 등이 없어 무효라고 말한 것을 뒤집고 다시 토마스 김씨에 대한 징계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며 후보 등록접수 마감을 1주일 연기했다.
그러나 접수마감일까지 징계여부 철회를 결정하지 못하고 공을 선관위에 넘기고 말았다. 결국 이사회는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면서 접수 마감일은 1주일 연기하고 선거일은 그대로 12월 6일로 정해 접수후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1주일밖에 안되도록 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의 피해는 결국 후보들에게 자신들의 역량을 호소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한인들이 후보들의 됨됨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줄이게 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후보를 뽑아야 하는 것은 물론 투표율 하락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비난을 받게 됐다.
■ 막장의 결정판
막장의 결정판은 김대부 이사장과 전동국 이사로 인해 만들어 졌다.
김대부 이사장과 전동국 이사는 토마스 김씨의 징계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인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토마스 김씨의 출마가 가능하도록 하면 강승구씨가 이사회를 고소하려 한다”고 수차례 말하면서 이사들에게 협박아닌 협박을 한 것이다.
강승구씨는 이와 관련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가 토마스 김씨의 징계를 철회하면 고소를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김대부 이사장과 전동국 이사가 나와 친하지만 그런 말을 하도록 시킨 적이 없으며 그말은 김대부 이사장이 자신의 의지대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토마스 김씨가 전 이사회에서 징계를 받았으므로 현 이사회에서 징계를 철회하고 정정당당히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정연 직무대행과 이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이같은 김대부 이사장의 주장에 부담을 느껴 토마스 김씨의 징계여부 철회와 관련된 결정을 선관위로 넘겨버리고 말았다.
곽정연 직무대행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토마스 김씨에게 이같은 강승구씨의 이야기를 전하며 도움을 요청했고 토마스 김씨는 자신의 출마를 위해 강승구씨가 소송을 하겠다고 한 곽정연 직무대행과 3명의 이사및 신동기 선관위원장이 만약 소송을 당하면 자신이 해결해 주겠다는 공증을 해주었다.
그러자 강승구씨는 2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토마스 김 예비후보와 선관위•한인회이사회가 정당치 못한 뒷거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김 후보가 작성했다는 공증서류와 곽정연 회장과 김 후보가 나눈 이메일을 증거자료로 내보였다.
강씨는 “토마스 김씨가 선거에 나서지 않으면 나도 혼자서는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며 “하지만 다른 후보가 나와 경선으로 선거가 치러지고 새 선관위가 구성된다면 떳떳하게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강승구씨의 기자회견후 같은날 토마스 김씨도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씨는 “이게 무슨 비밀 뒷거래인 것처럼 강 후보가 야합이라는 터무니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곽정연 회장직무대행이 먼저 강 후보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사회측에 ‘김 후보의 회장출마가 가능하도록 제재를 풀어준다면 이사회를 고소하겠다’고 말해 이사들이 심한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도움을 요청해 왔다”고 주장했다.
곽정연 대행은 “최종 결정이 나던 지난 22일 오후 12시께 내가 먼저 김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강 후보가 여러 번에 거쳐 고소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도움을 받아 법적소송에서 자유로워지면 이사들도 눈치안보고 더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22일 이미 이사회에서 김대부 이사장 등 당시 참석한 이사들에게 김 후보가 법적지원을 해주기로 했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알렸다”면서 “그리고 월요일(24일)에는 이메일로 이사들에게 공증받은 서류도 다 보내줬는데 그게 무슨 몰래 한거고 비밀 야합이냐”고 주장했다.
■ 결과는 어떻게
어찌보면 막장중의 막장 드라마보다도 더 막장을 치닫는 이번 선거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토마스 김씨는 접수 마감일인 26일 오후 4시 넘어서 접수를 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오전 밝혔다. 강승구씨는 이날 오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동기 선관위원장은 접수가 끝나면 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접수상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토마스 김씨 혼자서 접수를 하면 김씨가 무투표 당선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강승구씨가 법적 소송을 벌일 여지도 있다. 또 김씨와 강씨 모두 접수를 한다해도 강씨가 김씨의 출마자격을 문제삼으면 역시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선거때만 되면 불거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르기 보다는 상대에 대한 흑색선전, 유권자 동원, 편법과 꼼수로 일관하려는 출마자들의 자질때문이다.
그렇기에 능력과 재력, 인덕을 갖춘 사람들이 한인회를 멀리하려는 것이다. 후보자격은 일부 한인회 관계자나 상대후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인 한인들이 결정할 문제다. 출마도 하기전 밀실 담합으로 선거에 이기려 하지말고 정정당당한 경선을 통해 공개적인 질문과 답변이 있다면 이같은 문제는 없어질 것이다.
대다수 한인들은 선거마다 이어지는 진흙탕 싸움이 한인회와 한인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것들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는 것을 한인회와 선거 당사자들은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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