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의 잔인성, 백인의 압박 등 한의 응어리 노래로 풀어
▶ 멤피스의 썬 스튜디오, 프레슬리가 가수 삶을 시작한 곳
엘비스 프레슬리 유품들
석양이 드리우는 미시시피 강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총격 사망한 모텔 인권박물관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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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 살아가면서 대상이 무엇이든 헤어진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나이가 들어 가까운 친구와 기약 없는 헤어짐에 가슴이 시려옴은 어쩔 수가 없다. 벌써부터 눈시울이 붉어져 우리 차가 모퉁이를 돌아서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물끄러미 쳐다보는 친구내외를 뒤로하고 모퉁이를 돌아서서, 나 역시 시야가 자꾸 흐려져 잠시 차를 세워놓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헤어지는 연습이 필요한 나이지만 철이 아직 안 들었나 자책을 하며 Hwy 61로 들어선다.
Hwy 61, 바로 지난번에 소개한 미시시피 델타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빅스버그에서 멤피스(Memphis, Tennessee)까지 200마일 넘게 이어지는 델타의 드넓은 목화밭을 보며 그 옛날 이곳에 끌려와 고생하던 노예들의 모습 - “여름날 검둥이 시절” - 왠지 떠오른다.
이곳 델타에서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블루스(Blues), 미시시피 델타가 바로 블루스의 고향이다. 흑인노예들이 이곳 목화밭에서 일을 하며 함께 부르던 노동요가 모체가 되었다.
흑인들은 블루스를 통해 어려웠던 시절에 그들만이 가질 수 있었던 특유의 감정을, 즉 자신들의 비참한 생활환경, 인간적인 슬픔, 고뇌, 절망감 등을 나타내고 아울러 경찰들의 잔인성, 백인들의 압박 등에 대해 때로는 풍자적으로 표현하곤 했다. 아마도 그들이 갖고 있는 한의 응어리를 풀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으리라.
초창기의 블루스는 그냥 형식이 없는 서정시(Lyric), 즉 멜로디는 없고 리듬만 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발전하였다가 나중에 이 서정시가 악기(기타, 피아노, 하모니카, 드럼 등)와 합쳐 오늘날의 블루스가 되었다. 전설적인 Robert Johnson,을 비롯해 William Dixon 그리고 지금의 B.B. King에 이르기까지 많은 블루스 뮤지션들이 델타 출신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목화 그리고 수수밭을 지나 3시간쯤 달려 테네시 주에 들어서자 Volunteer State란 표지판이 눈에 띤다. 예전 멕시코와의 전쟁 때 3천명 모집에 3만 명이 지원했다 하여 얻은 별명, 바로 이런 것이 미국을 지금까지 세계 제1의 나라로 이끈 힘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멤피스는 테네시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활기와 낭만이 넘치는 진정한 남부의 관광지로서 음악, 로큰롤(Rock n Roll)과 블루스(Blues)의 도시이다. 멤피스 시내에 들어와 첫 번째 눈에 들어오는 것이 썬 스튜디오(Sun Studio), 바로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가수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해준 곳이다.
낮엔 트럭 운전수로 일하고 밤에는 근처 술집을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던 엘비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흑인 창법으로 노래하는 백인 가수를 찾던 썬 레코드 사장의 눈에 띤 것. Heartbreak Hotel이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Hound Dog, Love me Tender등이 연이어 히트 하면서 엘비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썬 스튜디오는 엘비스 외에 Junior Parker, Little Milton, BB King 같은 우리에겐 좀 생소하지만 유명 가수들의 음반을 제작하면서 로큰롤과 컨트리 뮤직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그 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던 선 스튜디오는 엘비스가 죽고 난 10년 후인 1987년 레코딩 스튜디오로 변환하고 엘비스 팬 및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관광명소 국립 사적지(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문을 열었다.
엘비스 프레슬리 생가와 기념관, 기념 조형물이 있는 그레이스 랜드(Grace Land) 입구에서부터 상혼이 지나쳐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2대의 자가용 비행기를 포함, 수 십대의 호화 자동차 그리고 수 천 점이 넘는 무대의상을 보는 순간 옛 황제들의 곤룡포를 보는 것 같고 카라스마와 신화의 재현을 위한 소도구란 생각이 들 정도…
그러고 보니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이집트의 고대수도 멤피스와 자매도시를 맺은 현대 멤피스는 여러 가지로 닮은 듯 무척 덥고 역병이 돌아 도시가 사라질 뻔 했던 점이나 황제의 재현 등등 표현이 좀 과했다 싶긴 하지만…… 여하튼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는 남부 흑인음악과 남부 백인음악의 선율을 자신의 음성에 실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남기고 팝음악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따라서 그레이스 랜드는 팝음악의 메카가 되었으며 오늘날 미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집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멤피스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목사가 이곳의 작은 모텔에서 총격을 당해 사망한 곳, 지금은 그곳에 국립 인권 박물관이 세워져 참배객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쓸쓸한 모습은 어쩔 수 없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이글거리는 불의와 억압이 존재하는 미시시피 주가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이 연설은 죤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 연설과 함께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명연설로 유명하다. 인권운동, 반전운동, 노동운동 그리고 인종차별 반대운동에 이르기까지 비폭력 시위로 흑인사회뿐 아니라 뜻있는 백인들 사이에서도 존경을 받은 그였으나 화려한 여성 편력은 그의 큰 업적에 티가 되어 뒷맛을 씁쓸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빌 스트릿(Beale Steet). 이 거리는 뉴올린스의 버번 스트릿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폭주족과 데이트족들이 모여들어 오늘이 마치 인생의 마지막 날 인양 광란의 한때를 연출하며 블루스와 록 밴드의 선율이 끊이질 않고 그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거리가 된다. 내가 좀 더 젊다면 혹시 그 일행 속에 있지 않을까?
그러나 어둠이 깃든 도시를 뒤로한 채 엘비스의 달콤한 음악을 차안 가득 안고 나그네는 다음날의 새로운 도시를 향해 미시시피강을 건넌다. 하데스 망각의 강을 건너가듯 인생의 한 페이지를 건너고 있는 것이다.
<글•사진 성기왕 통신원>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
-장금자-
한철 누구나 앓고 가는 사춘기 병
당신으로 인해 더 심하게 앓게 한 사람.
감미로운 목소리
뭇 여성 가슴에 전염병 되어
설레이는 밤, 가슴앓이 시킨 사람
반짝이는 별빛도천의 목소리 가리울 수 없었지
만멤피스 저택에서 42세 쓰러진 순간
세상의 노래 음을 멈추고
별빛도 빛을 잃었네
Love me tender, Can’t help falling in love
오늘도 뜨거운 멤피스엔
당신 노래 넘쳐나지만
아마도 우리 세대로 스러질지는 몰라
엘비스 당신 있어 행복했지만
세상사 덧없음을 안고
멤피스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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