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6일은 프로이드가 탄생한 날이다. 그날 미국 2대 신문인 월스트릿 저널과 뉴욕 타임스를 펼쳐보았다. 혹시 프로이드에 대한 기사가 실렸나 했는데 기대가 어긋났다.
왜 그럴까? 프로이드가 노벨상을 못 타서였을까, 아니면 아직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영유아 성욕설, 남근 선망 등을 주장해서였을까? 무의식의 발견, 정신분석이론, 꿈의 해석, 성에 대한 3가지 에세이 등에 관한 그의 공헌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실망이 컸다. 나만이라도 좀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이드의 많은 이론들 중 논란거리와 흥미를 제공하는 성(Sexuality)에 관한 것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중세를 거쳐 근대로 들어와서도 인간의 이성만을 강조하고 추구했던 유럽문명을 향해 니체, 마르크스, 프로이드는 제각기 인간의 초월성, 유물성, 무의식의 개념을 가지고 과감히 도전하고 나섰다. 프로이드는 특히 우리가 모르는 중에 사고하고 행동하는 거의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의식세계보다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식 속에서는 타부로 치부되고 의식 밖에서는 호기심과 집착을 보이는 인간의 성에 대한 태도도 꿰뚫어 보았다.
그가 청소년 시절에 셰익스피어와 괴테의 문학에 심취되어 성 문제에 조숙했거나, 소문에 나돌던 것처럼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많던 어머니의 젊은 남성들과의 정사를 목격한 게 성 연구의 동기였다는 설도 있다. 어쨌든 프로이드는 의과대학 시절에 숫 뱀장어 400여 마리의 고환을 해부해 보았고 후에 자신의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인간의 성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1900년에 환자들과 자신의 꿈의 내용을 바탕으로 ‘꿈의 해석’을 발표하면서 꿈이야 말로 무의식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는 하나의 장소로 여겼다. 그는 여성 히스테리 환자를 최면술로 치료하던 중 의식 밖 깊숙한 곳(나중에 무의식으로 규정)에 억압된 성적욕망을 발견하게 된다. 그 성적 에너지를 정상적으로 풀어주지 못해 일어나는 갈등이 마음과 신체에 해를 끼치는 노이로제의 주원인으로 보았다.
또한 꿈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물체들과 행동들은 억압된 성적욕망이 변형되거나 상징적으로 나타남을 입증함으로써 거의 모든 인간의 삶 자체를 성적충동과 연관 지으려 했다. 운명의 장난으로 생부를 죽이고 생모와 결혼했던 그리스 신화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변형하여 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이름 지었다. 즉 어린 사내아이가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아버지에 대한 질투, 심하게 표현하면 어머니에게 성적욕망을 느껴 아버지를 살해하고 싶은 심리기전을 뜻한다.
프로이드는 꿈이란 무의식이 보여주고 싶은 욕망들 - 성적욕망도 그 중의 하나-과 그들을 막아보려는 자아와의 싸움에서 파생된 무의식 산물이라 결론지었다.
몇 년 뒤 프로이드는 자신의 정신분석 결과와 자신의 6남매를 키우며 관찰한 체험을 통하여 ‘성에 대한 3 에세이’를 저술했다. 당시 사람들은 인간의 성욕은 사춘기가 되어서야 발생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이드는 자식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의 신체적 접촉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를 보고 이를 성적흥분으로 해석하여 영유아 성욕설을 주장하고, 더 나아가 인격형성을 설명하는 ‘정신성 발달이론’을 확립하게 된다. 프로이드는 또한 남성의 성기를 부러워하고 그에 대한 질투심으로 페니스를 떼어 가려고하는 여성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남근선망과 남성의 거세불안도 자세히 설명했다.
프로이드의 생애는 불행의 연속이었다. 어린 시절의 가난, 청년기의 방황, 학계로부터 왕따, 유대인이란 차별, 구강암으로 인한 오랜 신체적 고통, 담배와 진통제 중독, 노년기의 망명생활로 이어진다. 특히 나치의 위협을 피해 82세란 노구를 이끌고 영국으로 건너와야 했던 그는 결국 신체적 통증과 외로움이란 정신적 통증에 굴복하여 죽음을 선택했지만 학문추구에 열정, 집착, 창조적 능력을 발휘하여 많은 연구 자료와 서적을 남기고 간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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