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글맘의 헌신적 사랑, 내 인생관을 바꿨다"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우선 본인과 가족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달라.
부모님은 1973년 하와이로 이민 오셨고 바로 다음해에 내가 여기서 태어났다. 양친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아버지는 처음에 이곳에서 보험을 판매하다 나중에 부동산중개인으로 전업했고 어머니는 나와 나보다 2살과 3살씩 많은 두 누나를 돌보며 가정주부로 살림을 꾸리다 내가 10살 되던 해에 아버지와 이혼하시고 우리 3남매를 혼자서 키우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다. 특히 영어를 잘 못하셨기 때문에 구할 수 있었던 직장은 와이키키 둑스레인에서 점원으로서의 일이 유일했다. 아이 셋을 키우느라 어머니는 하루도 쉬지 못하고 주7일, 1년 365일을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근무하셨고 당연히 휴가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셨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른 아침 출근버스를 타기 위해 먼저 나가신 어머니의 얼굴을 보지 못한 적이 부지기수였고 그 후 7년간을 우리 3남매는 거의 서로 돌보면서 자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중에 어머니는 당신만의 작은 무무 가판대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모으셨고 조그마한 아파트도 하나 마련했다. 수십년간의 고생 끝에 65세가 되어 은퇴하신 이후에는 인생을 즐기시고 계신다. 어머니께서는 지금까지 재혼은 한번도 생각도 안하고 우리 3남매를 키우는 데 모든 노력을 쏟으셨다.
-지금의 자신이 있게 된 데에는 어떠한 성장과정이 있었으며 가장 중요시하는 삶의 가치관은 어떤 것이 있는 가?혼자서 3남매를 키우시느라 평소 어머니 얼굴을 자주 뵙거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못다하셨기 때문에 자신의 앞가림은 자신이 하는 삶에 익숙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어머니가 얼마나 어렵게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지를 직접 목격하고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간의 우애와 신뢰, 그리고 근면과 인내심 등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관을 갖게 됐다.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며 성공은 쉽게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나 자신을 채찍질 하는 동기가 되었다.
-어려서 어떠한 꿈을 가졌고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인가?부모의 가르침 없이 혼자서 자라났으니 내가 어려서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고 다녔는지 충분히 상상이 갈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정학처분을 당한 적이 너무 많았던 것으로 회고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사고만 치고 다녔는데 그로 인해 성인이 된 이후에는 정학이 아니라 금고형에 처해진 적도 있다. 당시 수 차례의 문제로 인해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변호사와의 만남 중 문득 나도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제만 일으키고 다니는 나를 끝까지 보살펴 주신 어머니께 모든 감사를 드리고 싶다.
-현재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업무 중 어려웠던 일은 무엇이며 어떻게 난관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는가?법무법인 Estate Planning Group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하와이대학 마노아 캠퍼스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2005년 동대학 법학대학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이수한 후 하와이 주 순회법원의 엘리자베스 에덴 히포 판사와 콜린 K. 히라이 판사의 서기로 2007년까지 근무했고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Est8Planning Counsel LLLC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자산 및 유산관리와 상속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로 가장 어려운 점이라 하면 주로 의뢰인들에게 상속문제와 관련해 미리부터 준비해야 차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하와이 한인사회에 대한 인상은 어떠한가? 어떠한 점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는가?하와이 한인사회는 최근의 한류열풍과 첨단 전자제품 및 자동차 산업으로 현지에서도 무척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민 1세대들은 물론 한인사회 내에서만 활동하고 현지인들과의 교류가 적다는 점이 아쉽지만 젊은 세대들의 경우 서양문화를 쉽게 받아들여 주류사회에 잘 동화되고 잇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자신의 뿌리와 가치관, 그리고 이민자의 후손이란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한국어를 잊지 않고 잘 구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하와이 한인사회에 어떠한 식으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나이 드신 한인들과 대화를 해 보면 유산상속 문제와 재산관리 등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아마 한국에서의 상속문화와 미국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 그리고 1세들의 경우 ‘관리’를 따로 해 주어야 할 정도로 자산을 많이 보유한 이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현찰로 어딘가에 쌓아놓고 계시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 본다. 이제는 한인들도 갑작스럽게 발생할 만일의 상황과 차후의 법적 문제를 대비해 자산에 대한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본다.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한인이민자의 후손이란 점이 한인들을 위해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라나는 후세들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목표를 정해서 이룰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노력해라. 아무리 어려운 일이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그게 뭐 어떻다는 거냐”라는 마인드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삶 속에서도 성공을 이룩한 이들을 거울삼아 희생과 고난을 마다 않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국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누구나 어떤 형식으로든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핑곗거리로 삼지 않고 자신을 더욱 채찍질할 동기로 삼는다면 그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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