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래 <커네티컷 브리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어느덧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이즈음 대학교는 한 학년을 마치고 시험, 기말 리포트 등으로 바쁘게 지내게 된다. 필자가 매학기 학생들에게 내어주는 리포트 과제가 있다. 그것은 학기 초에 필자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인데 누구나 다 좋아하는 현찰을 준다. 안타깝게도 가상 현찰이라서 강의에만 쓸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그 돈으로 증권 등에 투자를 하는 모의 투자 숙제인 것이다.
수년 전부터 필자는 학생 1인당 100만 달러씩 주고 한 학기 동안의 투자실적에 구애받지 말고 소신껏 투자하라는 숙제를 내주는데 학생들의 수익은 성적과 관계가 없고 투자결정의 논리를 성적에 반영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일찍부터 투자에 관심을 갖게 하여주고 있다. 이러한 훈련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는지 필자 학교 학생들이 예일대학 등 유명 대학들이 참여하는 커네티컷 대학생 모의 투자경연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초창기에는 학생들에게 만 달러씩 나눠줬는데 미국에서는 주식거래의 최소 단위가 100주인 관계로 80달러 주식 100주만 사도 8,000달러가 들어감으로, 학생들이 대부분 페니 주식이라는 가격이 싼 주식에만 투자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 주에 1달러, 2달러 하는 싼 주식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결국에는 휴지가 돼 버리는 것이다.
미국 주식은 총 주식의 절반 이상이 상위 1% 부자들이 소유하고 있고, 상위 10% 부유층들은 전체 주식 가치의 90%를 소유하고 있다. 항상 부유층의 심리를 이해해야 투자에 성공한다고 이야기를 하여도 만 달러로는 그 같은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인심 쓰듯 한 명당 100만 달러씩 투자금을 줬더니 성적이 나아지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다우존스 지수에 포함되는 30개의 주식 등에 투자를 하게하고, 좀 더 범위를 넓혀 스탠다드 앤 푸어 500지수(SP 500)에 포함된 500개 주식에서 골라 투자 연습을 시키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을 롤 모델로 따르려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요사이는 그의 기법에 회의적인 학생들도 많다.
2004년까지는 워렌 버핏이 매년 평균 주식지수 보다도 10% 가까이 더 높은 수익을 내왔다, 그 결과로 그의 회사주식 버크셔 해서웨이(Birkshire Hathaway)는 1주에 한국 돈으로 2억5,000만원을 호가하니 100주만 소유해도 250억 원을 소유한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2005년 이후의 수익은 평균 주식지수에 비해 매년 1% 내외의 수익만 더 내고 있다. 90% 이상의 뮤츄얼 펀드들이 주식지수보다도 낮은 수익을 내고 있으니 아직도 훌륭한 투자자인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이 왕성하게 주식을 사고팔면서 운영하는(Actively managed) 펀드에서는 매년 1,000억 달러 가까이 돈이 삐져나가면서 인덱스 등에 투자하는 수동적(Passively managed) 펀드 투자에는 오히려 매년 500억 달러씩 늘어나고, 거기에 ETF(Exchange Traded Fund) 라는 수동적 투자에도 많은 자금이 몰리는 것이 요즘 추세다.
또 하나 투자에도 좀 더 트렌드를 따라야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예로 맥도날드는 지난 2년간에는 일반 지수보다도 30% 못한 성적을 낸 반면에 새로 부상하는 햄버거 체인점인 셰이크 셱(Shake Shack)은 지난 3개월 동안에만 일반 지수보다도 80%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또한 누구에게나 필요한 자동차를 만들며 금융위기에도 GM과 달리 정부의 도움 없이 버틴 포드 자동차는 지난 2년간 일반 지수보다도 25% 정도 나쁜 성적을 냈지만, 새로운 전기자동차를 선보이는 테슬라자동차(Tesla)는 일반 지수보다도 200 % 더 높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테슬라는 일반 가정이나 회사에서도 유사시를 대비해 평상시 충전해놓는 충전 배터리를 소개했는데 신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주문이 밀려오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테슬라를 설립한 엘론 머스크라는 젊은 기업가는 다음세대의 애플의 스티브 잡스로도 불린다. 그는 젊은 시절 현재의 온라인 결재시스템인 PayPal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판 금액으로 전기자동차 회사도 설립하고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30분 이내에 달리는 고속튜브열차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고, 미국정부의 물품들을 우주정거장까지 배달하는 스페이스 X 라는 우주택시회사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등 떠오는 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하여 내는 리포트를 보면서 투자 심리의 변화도 볼 수
학교에 있는 관계로 몇몇 지인들의 자녀들을 가디언처럼 돌보는데 그 중 한 학생의 아버지로부터 뉴욕을 방문하는데 투자관계로 상의 할 일이 있다하여 만났더니 한국이나 미국이나 은행 이자율이 너무 낮아 도저히 예금할 생각이 안 든다 한다. 그리고 미국의 주식시장도 사상 최고치를 치고는 있지만,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유럽에서는 그리스 등의 문제로 경제가 좋지 않으니 지금의 주식시장이 버블 아니냐는 것이다. 거기에 미국 중앙은행 총재 재닛 옐렌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니, 만약에 금리가 올라가면 그동안 미국에서 경기 부양의 목적으로 새로 발행한 돈 4조 달라 가량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낮은 이자율로 해외를 떠돌던 돈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면 한국 등의 자본시장은 다시 하락할 것이라서 미국에 투자하고 싶은데 미국 금리가 금년 하반기에 올라가느냐고 물어 오는 것이다.
금융 위기중인 2009년도에 자녀들을 유학시키면서 아파트 렌트를 내느니 사놓은 맨하탄의 아파트가 그동안 재산세 감면정책(421a, J-51등 Tax Abatement 프로그램)10 년의 혜택이 끝나가니 아파트 등의 수요가 아무래도 줄어 들 것이고, 마침 아파트 가격도 산 가격보다 많이 올랐으니 이번에 팔고 한국의 여유 자금과 같이 투자를 하고 싶다고 의논을 하여왔다.
얼마 전 만난 지역 은행장으로 있는 친구가 은행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늘어난다 한 이야기가 생각나서 찾아보니, 미국 중소규모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금융위기전의 최고치인 1조 달러를 이미 조금 넘기 시작하였다. 그렇듯 지금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반면에 25개 대형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아직도 금융위기전의 금액을 많이 회복하지 못하여 중소형 은행들의 대출의 절반 정도인 것을 보니 아무래도 대형 건물보다는 소형 건물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랬더니 맨하탄이나 브루클린 등의 소형 건물에 대한 투자를 하고 싶다하여 부동산 에이전트에 알아보니 일 년에 6 퍼센트 까지도 렌트 수익을 내는 건물들이 있다하여 필자와 같이 오랜만에 맨하탄 구경을 하였다. 보여주는 건물들은 소호, 첼시, 헬스 키친 등의 건물들이었다. 필자가 보기엔 100년 가까이 됐을 법한 건물들도 이미 상당히 올라 있었다. 하지만 그에 따라 렌트도 같이 올랐으니 그 만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 사상 최저의 모기지 이자율까지 더하니 더욱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들의 상업용 건물에 대한 투자 금액이 금융위기전의 최고인 2007년도의 700억 달러에 육박해 가고 있다는 소식인 것을 보면 상업용 부동산 붐이 불어 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포클로저나 숏세일 등 자금 압박으로 인한 부동산 거래 건수가 2009년도의 전체 거래건수의 50퍼센트에서 2014년도 말부터는 전체 거래 건수의 10퍼센트로 내려왔으니 급매물 등이 현저히 줄어 더 이상의 가격 하락보다는 수요의 증가는 부동산 가격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니 더 늦기 전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하였다.
부동산에 투자를 하려면 인터넷에서도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요사이 Zillow, Trulia, Move 등 부동산 정보 관련 웹사이트 회사들의 수입이 연간 50퍼센트씩 증가 하는 것을 보면 많은 투자자들이 낮은 이자율의 대안으로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2007년에 7조 엔으로 정점을 찍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빠르게 회복하여 가고 있다 한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돈 많은 투자자들만의 독점은 아니다. 서민들은 직접 건물을 살 수는 없어도, 몇몇이 같이 살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 투자 펀드(REIT)를 이용하면 주식에 투자하는 정도의 돈으로도 쉽게 투자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요즘은 부동산 ETF가 여러 종류 나와 있어,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 같으면 아파트 부동산 ETF에, 호텔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으면 호텔 ETF, 쇼핑몰 ETF, 창고 ETF 등 다양한 투자처가 있다. 거기에 더해 좀 더 빨리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레버러지 ETF 가 있고, 부동산 레버러지 ETF 도 여럿 있다.
이러한 레버러지 ETF 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3배의 수익이 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반대로 가격이 내릴때 3배의 수익이 나는 역 레버러지 ETF 들도 있다. 물론 이러한 레버러지 ETF 들은 위험에 좀 더 대처 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권하는 것이지만 낮은 이자율을 이용하여 부동산에 투자하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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