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이날을 기념하여 지난달 31일 워싱턴 지역에서도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극지방 동물연구가인 래리 언더우드 박사의 ‘극지방의 기후변화’라는 주제 연설이 있었다. 알래스카 대학에서 25년 동안 재직하면서 주로 북극여우를 연구한 언더우드 박사는 처음엔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믿지 않았다고 했다. 인간이 자연현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았었다고 했다.
그러나 과학자로서 기후변화 연구를 검토해 볼 때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학자들이 예측한 대로 기후변화는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북극의 동물들은 추위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의존하여 삶을 유지한다. 온난화로 비가 오면 눈 밑에서 겨울을 나는 동물들에게 큰 타격을 준다. 비가 눈에 스며들어 그 구조가 크게 달라지고 온도가 더 내려갈 뿐만 아니라 때로 그들의 서식지를 폐쇄할 수도 있다. 북극 여우의 경우 온도가 올라가면서 남쪽에 살던 붉은 여우들이 이주해 이들을 공격하면 싸우지도 못하고 도망간다고 한다.
극지방은 기후변화 진행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예민하다. 북극의 얼음과 빙하는 빠르게 녹아서 여러 곳에 호수가 형성되고 강이 되어 흘러내린다. 지금의 추세로 간다면 2020년 정도에 얼음이 없는 북극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남극의 커다란 얼음 덩어리 귀퉁이에 붙어 있는 웨이스(WAIS)라고 불리는 얼음은 얼마 후 사라질 것으로 예측 되는데 이것이 다 녹으면 해수면의 온도가 5-7 피트 상승하게 되고 본체 얼음이 다 녹으면 참으로 재앙이 될 것이다. 그린랜드의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이 25피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극지방 얼음의 해빙은 여러모로 온난화 현상을 가속화 시킨다. 하얀 얼음표면은 우주에서 오는 빛을 반사하여 다시 우주로 돌아가게 하지만 바다는 그 빛을 흡수하여 열에너지로 변화시킨다. 해수면의 상승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수증기가 더 많이 증발된다. 뜨거운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내포하고 있다가 갑자기 쏟아 놓는다. 지난번 보스턴의 폭설이 이런 현상이었다. 이것은 이상 현상이 아니고 새로운 정상이다. 이 현상은 어디에서고 일어날 수 있다.
다른 문제는 영구동토대가 녹는 것이다. 영구동토대 아래에는 두꺼운 냉동상태의 동식물 층이 있다. 이것들이 녹기 시작하면 측량할 수 없이 많은 메탄이 배출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24배나 높다.
범정부간 기후변화패널(IPCC)은 1990년부터 해마다 기후보고서를 발표하고 그것에 의거하여 세계는 해마다 회의를 했지만 국제적인 합의를 얻지 못했다. 지난 4월28일 바티칸의 교황 산하 사이언스 아카데미가 주최한 세계의 정치, 경제, 종교, 학계의 지도자들의 기후변화에 관한 토론에서 저명한 경제학자 제프리 색스는 “몇년전 (유엔)파리회의에서 지구 기온의 2도 상승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2도를 넘어 3도, 금세기 말까지 5도까지도 올라가는 도상에 있습니다. 2도, 3도 이상의 세상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그 세상은 어떤 형태로도 인간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어려운 세상이다.
이어서 그는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자원 사용의 방향을 바꾸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현 세계 경제규모는 106경 달러인데 이중 2-3%에 불과한 연 2내지 3경 달러만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미 우리가 불안정한 기후 시스템 속으로 들어와 있다고 주장한다. “금년 말 파리에서 있을 유엔기후회의가 우리가 동의를 얻어 낼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
언더우드 교수는 정부나 대기업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기대하지 말라고 말한다. “여러분이 요구하지 않는 한 (그들은)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장해야만 그들이 움직입니다. 지금이 그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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