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쿠바 대사관 정식 재개설
민간인 직항노선 이용 아직 쉽지않아
동부관광, 북미지역 최초 쿠바 지사 개설
다양하고 저렴한 관광상품 출시
‘미지의 땅’ 쿠바를 관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한 지 6개월 만인 오는 20일 쿠바 대사관이 정식 재개설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인들의 쿠바 관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상업주의’가 상륙하기 전에 쿠바의 모습을 날것 그대로 보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뉴욕 한인사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인 여행업계도 동부관광이 북미에서는 처음으로 쿠바지사를 오픈하는 등 발 빠르게 쿠바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쿠바의 문화-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과 헤밍웨이의 흔적
쿠바 관광의 키워드는 음악, 헤밍웨이, 도시 농업, 건축이다. 특히 살사, 룸바, 맘보 등 다양한 음악의 메카인 쿠바의 거리에서는 아직도 악사의 타악기와 퍼커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클럽과 캬바레에서 열정을 뿜어내던 쿠바인들은 그러나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 이후 공산주의 이념의 포크(Folk)가 지배하면서 열정을 잠시 접어야 했었다. 이제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 캬바레와 클럽들이 사라졌지만 음악은 여전히 남아 이방인들을 맞고 있다.
쿠바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살았던 호텔과 저택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20년간 쿠바에 머무르며 쿠바의 친구라 불렸던 헤밍웨이는 이곳에서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집필했다.
아바나 중심 시가지에는 헤밍웨이가 7년간 머물렀던 암보스 문도스 호텔이 있다. 관광객들은 그가 묵었던 511호를 둘러보며 그가 마셨던 럼주 칵테일도 즐겨 볼 수 있다. 시골 마을, 핀가 비기아에 있는 헤밍웨이의 저택도 대표적인 관광 코스다.
그가 소설을 집필했던 서재와 그가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전리품들로 가득 찬 거실 등에서 그의 채취를 느낄 수 있다. 라 테라짜 식당은 단골 고객이었던 헤밍웨이의 지정 좌석을 그대로 둔 채 이 자리에만 손님을 받지 않는다.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된 인근 해변 정박장에는 헤밍웨이의 흉상이 있다.
■쿠바의 도시 농업-오가노포니코
쿠바의 세계 최고의 도시 농업국가로 손꼽히게 된 과정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전화위복’이다. 미국의 무역 제재와 주교역국이던 소련의 붕괴로 쿠바는 1990년대 초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 사탕수수 수출, 석유 수입, 식료품 수입이 절반 이상 줄어들고 공장의 80%가 폐쇄되면서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찾은 해법이 바로 오가노포니코, 즉 도시 농업이다.
바로 도시 한복판에 돌이나 합판으로 흙을 담아 텃밭을 꾸미는 것. 이후 쿠바의 도시복판에서는 푸른 채소가 자랐고 수입이 끊어진 화학비료 대신 천적을 이용한 유기농업이 발전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은 도시 곳곳을 걸어 다니는 관광객들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고 있다. 대신 쿠바의 레스토랑에서는 인공 감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스를 곁들인 음식은 그다지 맛이 없다. 반면 유기농으로 재배되는 쿠바의 농산물의 신선함과 건강한 맛을 즐기는 것도 쿠바 관광의 묘미다.
■쿠바로 여행가는 방법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쿠바의 수도 아바나까지 직항 노선이 마련돼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직항을 이용한 여행상품의 가격이 5박6일 기준으로 6,000~7,000달러로 비싼데다 그나마 한 달에 한번 10여명으로 제한된 인원만 수용하기 때문. 뉴욕 JFK 공항에서 출발하는 직항 항공편도 개설됐지만, 아직까지는 관용 목적으로만 운항을 하기 때문에 현재 민간인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미국과 쿠바간 수교가 완전히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영주권자와는 다르게 미국 시민권자들이 직항노선을 이용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쿠바를 방문하는 방법은 인근 국가 한 곳을 경유해 가는 것이다.
■동부관광, 북미 지역 한인여행사 최초로 쿠바지사 설립
동부관광은 그동안 멕시코 캔쿤을 경유, 쿠바를 방문하는 상품을 판매해왔지만 지난달 북미 지역 한인 여행사로는 최초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캐나다, 파나마시티, 코스타리카 등 경유 경로가 다양해졌다.
관광 희망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현재 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동부관광 쿠바 지사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승인을 얻은 현지 법인으로 현재 5박 6일~12박13일의 다양한 일정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강판석 전무는 “과거에는 캔쿤의 현지 에이전시를 거쳤던 반면, 이번 쿠바 지사 설립으로 동부 관광이 여행 일정과 서비스를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유통 과정이 단일화된 만큼 더욱 경제적인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와 다양해진 일정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법적인 지사 설립을 통한 여행상품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어 보다 안전한 여행이 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5박6일 상품의 경우 항공료를 포함, 2,600~3,000달러 정도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기 때문에 비행시간만 5시간 정도, 경유시간을 모두 포함하면 반나절이면 아바나 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캔쿤을 거치는 경우 원하는 경우 캔쿤 리조트 여행 상품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천혜의 자연.순박한 살마들 만나보세요”
동부관광 쿠바 최 안드레아스 지사장
“순박한 사람들, 천해의 자연, 관광자원 등 쿠바의 순수함을 느끼러 오세요.”
동부관광은 지난달 쿠바에 미주 지역 한인 여행사로는 최초로 지사를 설립하고 최 안드레아스 지사장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모객에 나서고 있다.
최 지사장은 스페인 국적자로 지난 2005년 쿠바와 스페인 기업의 무역 관련 일을 하며 쿠바인 아내와 함께 쿠바에 정착했다. 소련의 붕괴와 미국의 경제 제재, 캐나다의 원조, 스페인의 발 빠른 진출 등 쿠바에서 벌어진 현대사에 대한 유창한 그의 설명에서 쿠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최 지사장은 “쿠바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화려하고 발전된 나라였다”며 “뉴욕보다 콘크리트가 먼저 깔렸고, 뉴욕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철도를 설치하는 등 도로·항만 인프라가 이미 70년 전에 모두 갖춰진 나라였다”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쇼인 트로피카나쇼가 펼쳐지는 유흥 1번지이기도 하다”라고 소개했다.
트로피카나 쇼는 1939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70년 넘게 중남미 최대의 카바레 쇼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라스베가스에서는 이를 모방한 쇼가 열리고 있다.
그가 손꼽는 쿠바 관광의 백미는 바로 5,700km의 때 묻지 않은 캐리비안 해변. 멕시코의 캔쿤과 도미니카의 푼타카나 해변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 만점의 해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쿠바에서는 다양하고 화려한 건축양식 등 볼거리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배우러 오는 유기 농업 등 예전에는 몰랐던 쿠바의 장점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개하는 쿠바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은 완벽한 치안과 높은 교육수준, 놀라운 수준의 남녀평등 등 끝이 없다. 그는 “볼거리 뿐 아니라 ‘쿠바가 옳았다’고 평가 받는 부분들까지 많은 이들이 보고 체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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