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처음 방문하는 한국 손님과 빠짐없이 가는 곳이 맨하탄 핍스 애비뉴다. 센트럴 팍 최남단과 5번가가 만나는 지점에서 남쪽 방향으로 내려가면 플라자 호텔, 버그도르프 굿맨 백화점, 티파니 보석상, 트럼프 타워, 세인트 패트릭 성당, 뉴욕현대 뮤지엄, 라커펠러 센터 등 줄줄이 관광 명소를 만날 수 있다.
번쩍이는 외부의 계단식 디자인에 나무를 심어놓은 특이한 모습을 한 빌딩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딴 트럼프 타워이다. 관광객들이 실내 인공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하는 곳이기도 하다.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재벌의 대명사인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은 안다. 그가 지난 6월 16일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 문제는 출마선언과 함께 ‘마약, 범죄, 성폭행범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고 있다’ 는 폭언으로 히스패닉을 비롯,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18일에는 아이오와주 디모인 행사에서 ‘매케인(공화, 애리조나)은 전쟁영웅이 아니다.’면서 그의 포로 전력을 비하, 미군 퇴역 참전용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이번에는 한국까지 건드렸다.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블러프턴 유세에서 사우디나 한국이 하루에 수십억 달러라는 많은 돈을 벌면서도 안보에 무임승차한다고 무식한 말을 했다.
한국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은 2014년 9,200억원이고 매년 한국의 분담금이 상승하고 있다.(위키백과 자료참조) 이는 일본, 독일 주둔 미군 방위분담금보다 월등 높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언제까지 이 막말 퍼레이드를 계속 할 것인지.
사실 미국 선거는 돈이 결정한다 하여 ‘쩐의 전쟁’으로 불리고 있다. 본 선거 전에 전국 50개주를 돌아가며 정당별 예비경선을 6개월간 치르는데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돈이 들어간다. 또 자금이 많아야 TV 등의 언론 매체에 광고를 한 번이라도 더할 수 있다.
미국에선 후보가 거둘 수 있는 모금 총액이 상한선이 없다보니 선거자금을 많이 모으는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 후원금을 낸 사람은 대체로 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뉴욕타임스가 6월3일까지 집계한 바에 의하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억1,440만달러,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6,310만달러,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520만달러 등이라고 한다.
물론 뭉칫돈 기부자(수퍼팩)와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자들로 구분하면 누가 우위인지 아직 정확하지 않지만, 아무튼 이들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미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끌어 모아도 트럼프의 돈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 새발의 피)이다.
트럼프는 “재산이 92억 달러이며 순 자산은 87억 달러이므로 나는 엄청난 부자다, 이 돈으로 대선을 치르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혔다. 물론 이 액수는 부풀려진 것으로 부채를 빼면 실제론 14억 달러 정도? 그래도 많긴 많다.
초반에 반짝거리면 낙마한다는데, 바람만 실컷 잡아주며 공화당을 추락시키다가 막판에 슬쩍 뒤로 빠져 다른 당의 후보 지지 발언을 하는 것은 아닌지, 언제 거품처럼 꺼져버릴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번에 각종 막말과 기행으로 더욱 유명해진 셀러브리티(Celebrity)가 되었으니 아쉬울 것도 없겠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강해진다는 것이며 그 과정에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포함된다. 계속 성공하고자 한다면 필요한 경우 화끈하게 행동할 배짱을 미리 키우고 체크하라’ 오래 전에 읽은 트럼프의 ‘당신이 부자가 아닌 10가지 이유’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가 대선에 승리하면 부자가 되는 노하우를 알려줘 좀 더 부자가 되는 국민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만큼 상처를 받는 국민도 많을 것 같은데, 글쎄? 벌써 내년 대선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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