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 입구 아름다운 호수
Want you tell me Molly darlin’That you love none else but meFor I love you Molly darlin’You’re all the world to me…….
사랑하는 그대여, 오직 나만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줘요그대는 이 세상 어느 것보다도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컨트리 뮤직 가수 겸 작곡가 Slim Whitman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 60년대 초 기네스 북에 오를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한 ‘Molly Darling’이란 노래다. 휘트맨의 특징은 요들 창법으로 알프스 목동들에 의해 전해져 온 민중의 노래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와 ‘Western Yodel’로 발전, 동부지역을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애팔라치아 산맥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스림 휘트맨의 등장과 함께 대중적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애팔라치아 산맥의 대표적인 산, 스모키 마운틴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들으니 더욱 감회가 새롭다. 60년대 말 남석훈이란 가수가 우리말로 번안해 불러 젊은이들 사이에서 애창되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스모키 마운틴까지는 윌밍턴에서 동쪽으로 400마일. Bank of America 본사가 있는 금융도시 샬롯에서 늦은 점심을 한 후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즐긴 화려한 고원도시 애쉬빌을 지나 8시간 만에 스모키 마운틴의 체로키에 도착했다. 이름에 나타나 있듯이 자욱한 안개가 산중턱에 늘 깔려 있는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은 거대한 애팔라치안 산맥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북으로는 캐나다에서 남으로는 애라바마 주에 이르기까지 남북으로 뻗쳐있는 남쪽 한 줄기로서 절반은 테네시 주, 또 절반은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속해있다.
스모키 마운틴을 멀리서 보면 한국의 산을 연상케 한다. 활엽수로 우거진 깊은 숲이며 중간중간 보이는 아름다운 바위, 완만한 능선, 그리고 6천 피트 정도의 그리 험하지 않은 산세는 내 눈에 전혀 어색하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가을에 이곳을 방문하면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기막힌 단풍의 절경을 즐길 수 있다는 동부에 사는 사람들의 자랑이다. 그래서 미국 내 국립공원 중 관광객들이 그랜드 캐년이나 옐로우 스톤을 제치고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 이유일 것이다.
스모키 마운틴에 있는 체로키 인디언 보호구역에는 인디언 전통 마을이 있다. 백인 개척자들의 약탈 앞에 정든 땅을 떠나 미 전역으로 흩어지며 목숨을 잃어갔던 수많은 다른 부족들과 마찬가지로 체로키 인디언들 역시 1830년에 발효된 추방령으로 1천 마일의 이주 길에 오른다. 스모키 마운틴에서 미시시피 동쪽 지역으로 험난한 이주 길에서 수많은 동족들의 죽음을 목격해야 했고 이 비극으로 인해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고난의 길에서 비통에 젖은 어머니들이 흘린 눈물로 피게 된 꽃이 흰색 장미꽃이라고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이 흰색 장미는 지금도 그 패망의 행로를 따라 해마다 만발하고 있다.
체로키 마을을 떠나 30분쯤 구비구비 돌아 산 정상 클링맨스 돔을 향해 가는 동안 명성(?)에 걸맞게 안개가 자욱하다. 클링맨스 돔은 미동북부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서 테네시와 노스 캐롤라이나에 각각 절반씩 걸쳐 세워졌으며 운이 좋아 날씨가 맑은 날이면 조지아, 알라바마 주를 비롯해 주변 7개 주를 볼 수 있다지만 우린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클링맨스 돔에 오른 후 뉴파운드 갭 로드를 타고 가다 보면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유명한 블루리지 파크웨이가 시작된다. 스모키 마운틴에서 시작해 버지니아까지 이어지는 469마일의 환상적 드라이브 코스, 이 코스를 완주하는 것만으로 족히 사나흘은 걸릴 것 같다. 그밖에 Grotto Falls, Rainbow Falls 등 폭포를 비롯하여 야생동물의 천국 Cades Cove 그리고 150개 이상의 트레일과 동굴 등등 1주일 이상은 머물러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다.
아쉬움을 남기고 스모키 마운틴 기슭 광광도시이자 미국 선남선녀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혼 여행지로 선정된 개틀린스버그의 저녁 풍경을 만끽하려고 왔는데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도 아님에도 마냥 북적거린다. 젊은이들의 웃음소리, 길까지 울리는 록밴드의 드럼소리, 레스토랑에서 새나오는 맛있는 음식냄새 등등 모든 것이 정겹고 뭔지 감사하고픈 생각이 든다.
이른 아침 안개 자욱한 스모키 마운틴을 뒤로하고 블루릿지 파크웨이를 따라 8시간을 달려 버지니아 주 쉐난도 국립공원을 찾았다. 쉐난도는 미국역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곳으로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서부 개척시대의 이야기와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슬픔과 용맹무쌍함 또는 사랑이 가득한 이야기가 영화 및 전설 등으로 전해져 왔다.
내가 처음 접한 것이 고등학교 때 제임스 스튜어트가 주연한 쉐난도 영화와 Harry Belafonte가 부른 Oh, Shenandoah, I long to hear you. Look away, you rolling river…떠나간 그녀를 못 잊어 미주리 강가를 노 저으며 부르는 영혼의 애환이 담긴 노래 쉐난도! 이 쉐난도라는 예쁜 이름은 인디언 말로 ‘별들의 딸’이란 뜻이다. 특히 길이 105마일에 이르는 스카이라인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10대 드라이브 코스에 꼽힐 정도의 경관을 자랑한다. 가는 도중 곳곳에 Vista Point가 있어 탁 트인 전망을 맘껏 감상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레인지 뷰에서는 쉐난도 남쪽 산 정상들을 볼 수가 있으며 주변에 Luray Cave등 동굴도 볼 수 있다.
쉐난도 공원 북쪽 끝에 프론트 로열이란 아담한 도시에 있는 캠핑장!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쉐난도 관광도 있지만 은퇴준비 일환으로 이곳에서 캠핑장과 RV Park을 운영하며 순수한 자연인으로 살고 있는 친구내외를 만나기 위해서다. 둘 다 검게 그을린 건강한 얼굴에 넓은 밭에서 수확한 싱싱한 채소로 식탁을 꾸며준 내외와 함께 전기도 없는 캐빈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지새운 밤은 모기에 헌혈을 해주더라도 정말 낭만이 넘치는 잊지 못할 하루였다.
<글•사진 성기왕 통신원>
Trail of Tears
-장 금 자-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
누가 이들을 강제로 내쫓는가
남의 것 탐하지도 않고
자연이 주는 것만 누리며 살아온 체로키
오클라호마가 어디인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 체
동생은 스모키 마운틴 깊숙이 숨어들고
형은 얼음에 절은 발로 끌려가네
기아와 질병 체로키 4천명
목숨 잃어도
원망도 통곡도 할 기력없네
눈물로 젖어있는 길
스모키 마운틴은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안개속 푸르름만 더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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