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특집 3> 미주한인이민 종가 하와이, 한국어 학습 현장을 찾아
▶ 한류, 하와이 각급 학교에 한국어를 품게 하다
▶ 주립대, 칼리지 및 공립 초/중/고교에 한국어 강좌 속속 개설
UH 마노아 캠퍼스, 세계 한국학의 메카로 자리매김
미주한인 이민종가 하와이 한글학교들의 역사만큼이나 하와이대학교 한국어학과의 권위와 명성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하와이대학교 한국어학과는 1970년대 후반부터 한국경제의 성장, 미국이민의 급증 등으로 수강생도 서서히 증가했다. 1995년 한국어 학사과정이 신설되고 한국어문학의 석/박사 과정이 신설되는 등 오늘날 하와이대학교 한국어프로그램이 학문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은 손호민 교수(올해 7월 말 은퇴)가 있어 가능했다.
손 교수는 2007년부터 미국정부 지원 하에, 학생 각자의 학문분야(예컨대 국제정치, 경제, 경영, 역사, 공학, 의학 등)에서까지 최상급 한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학사과정(BA in Korean for Professionals), 석사과정(MA in Korean for Professionals), 자격증과정(Certificate in Korean for Professionals)을 하와이대학교에 도입하였다. 플래그십(Flagship) 언어교육이라고도 불리는 이들 과정은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여 한국어가 유창한 한국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플래그십 과정은 내용 중심의 집중 한국어교육인데, 1년간 한국현지교육(고려대)과 한국전문직 인턴십이 필수이다.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한국전문가가 되려는 동기가 강하고, 한국어능력이 상당수준 있는 학생을 매년 전국에서 선발하여 학사, 석사과정에 각각 10명가량 입학시킨다. 자격증과정은 수시로 모집한다. 이 같은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에 대한 대외적인 명성과 권위는 하와이 한인사회 자라나는 2세들은 물론 현지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 동기를 부추기고 있다.
<모아날루아 학군 한국어 강좌 개설>
10여 년 이상 꾸준히 달구어지고 있는 주내 한류 열기는 결국 주내 각급 학교로 하여금 ‘한국어’를 제2 외국어로 품게 했다.
한류열기로 인한 한국문화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은 주민들의 한국어 학습동기를 부추기며 일반 학교에 한국어 강좌의 개설을 가능케 했다.
한때 하와이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지도교사가 되어 루즈벨트 고교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바 있지만 정규과목으로 자리하진 못했다. 2013년에 모아날루아 고교 김순영 교사가 주축이 되어 모아날루아 고교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더니 2년이 지난 올해 초 한국 교육부의 지원금을 받아 모아날루아 초중교에도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는 역사를 이루었다. 이로써 하와이 공립학교 시스템에 한국어 교육확산의 물꼬를 튼 것인데 앞으로 더 많은 주 내 공립학교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중-고등학생들의 한국어 교육은 기대만큼 빠르게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조항록 상명대 교수는 “대학교육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교육, 사회교육 등을 통해 언어와 문화를 통합해서 교육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어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문화상호주의에 입각해 한국어를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마우이 칼리지 한국어 강좌>
지난해부터 빅 아일랜드의 UH 힐로 캠퍼스와 마우이 칼리지에 한국어 강좌가 각각 개설되어 현지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이 한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며 차세대 한-하와이 경제문화교류의 선봉장으로서 역할기대를 높이고 있다.
마우이, 빅 아일랜드 모두 현지 한인 인구가 1,000명 이하 지역임에도 현지 대학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주민들의 한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취업과 미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제2 외국어로서의 강좌 개설의 수요를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적정 수준의 수강생수를 유지함은 물론 자격을 갖춘 한국어 강사를 확보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우이 칼리지 한국어 학과는 2008년에 이곳에 정교수로 부임한 박정원 전기공학과 교수가 앞장서 학교측과 한국어 강좌 개설을 위해 실질적인 업무를 추진했다. 박 교수의 이 같은 노력에 최은진 강사라는 적임자를 만나게 되었고 마우이 한인회와 주민들이 십시일반 강좌 개설을 위한 1만6,000달러에 달하는 지원금을 후원해 주어 지난해부터 강좌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 강좌는 아직 시범 케이스로 운영되고 있어 학생수가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정규 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는 것. 현재 수강생들의 열기는 그 가능성을 밝힌다. 한국어 강좌 등록 학생들은 늦은 오후 시간대 강의임에도 마우이 섬 최남단 라하이나 지역에서 40여 분 이상의 구불구불 계곡 운전의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강의에 참석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는가 하면 마우이 한인사회 각종 행사에 자원봉사로 적극 참여하며 한인사회와 지역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은진 강사는 학생들 대다수가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등록한 학생들이라 문법보다는 회화습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정규과목으로 채택될 경우 학문적 언어습득이 아닌 단순회화나 문화체험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개설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라는 것.
<힐로 캠퍼스 한국어 강좌>
빅 아일랜드 UH 힐로 캠퍼스에는 인문학부에 개설된 중국어, 일본어, 필리핀어, 스페인어 외국어 강좌에 이어 지난해 가을부터 한국어가 추가되어 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힐로 캠퍼스 한국어 강좌 등록생들은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처음으로 접하고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다. 발전하고 있는 한국의 위상에 발맞춰 향후 자신들의 취업은 물론 한미 가교역할의 포부를 밝힌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한국어 학습동기는 역시 한국의 대중예술에 매료된 후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의 내용을 이해하고 한국인들과 교류를 넓히기 위함이라는 것.
세리 루앙피닛 인문학부장의 주도로 개설된 한국어 강좌는 개설 초기에는 강사 적임자를 찾지 못해 힐로 캠퍼스 에릭 임 경제학과 교수가 잠시 강의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적임자를 찾았다. 현지 한글학교 교사로서 15년간 활동해 온 김혜숙 강사가 그 주인공으로 루앙피닛 학부장의 한국어 스승이기도 하다.
UH 힐로 캠퍼스를 찾는 한국의 교환학생들과 관광차 현지를 찾는 방문객들이 증가일로에 있는데 한국어와 한국학을 공부하는 현지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다녀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다행히 UH 힐로 캠퍼스의 한국어 강좌는 한국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올 가을과 내년 봄학기까지는 강사 임금이 마련된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힐로 캠퍼스의 한국어 강좌 개설의 궁극적인 목표는 마노아 캠퍼스에 버금가는 한국학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전통음악, 무용, 영화, 한국사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들을 개설하기 위해 학교 측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노력에 버금가는 커뮤니티 차원의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김민정기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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