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성격과 인격이 형성되는 과정은 기초공사로 부터 집이 완성되는 과정과 비슷하다. 땅을 다지는 기초공사는 부모의 DNA 유전인자들이고 벽, 기둥, 창문, 지붕을 만드는 것은 살아가면서 만나는 여러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
성격은 한 개인의 언어와 행동을통하여 나타나고, 인격은 도덕적 행위나 품격을 보이는 것이라 말하지만 정신의학에서는 보통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옛날엔 사람의성격형성 과정을 사회적, 심리적 면에 중점을 두었고 지금은 진화적, 유전적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 놈은 지 애빌 닮아 성질이 고약해”“ 지 애미가 그랬으니 딸애도 하는 짓이 뻔하지”하는 말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옛날의 사회성과 지금의유전성 이론들이 서로 합쳐져 있는느낌이 든다.
문법이나 문장에 유독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글 괴짜’라 부른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틀리게 사용하면 여지없이 잘못을 일러준다. 이전에는 그 수가 많지 않았으나 인터넷이 생긴 이래 점점 많아지는 경향이다. 문법이나 문장이 좀 이상하게나오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어느 누군가가 틀림없이 지적하고 나온다.
젊은 시절에는 인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별로 없어 학교나 교회에서 배운 것만을 고집하지만 나이가 들면 세상사를 보다 유연하게보는 안목이 생긴다. 글 괴짜들은그렇지 않다. 문장이 전하고자 하는 전체성보다 단어나 문법 등 조그마한 것들의 잘못에 더 신경을곤두세운다.
문장의 어디에 쉼표를 찍을 것인지, 한 문장이 끝나면 한줄 아니면 두 줄을 띄고 다음 문장을 계속할 것인지 등 문법과 낱말들의 배열에 신경을 쓴다. 그러나 그것들은 시대와 문화의 흐름에 따라 변경될 수있다. 언어의 진화라 불러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문법과 문장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편견이다. 표준어를 사용 안했다고 그 사람을 무식하다고 할 수 없는 경우와 비슷하다. 문법을 없애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글 괴짜도 남의글이 틀린 것을 보면 덜 괴로워하는재주를 배워야 한다.
딸이 대학교에 갓 입학한 어느 부모의 이야기다.
명문대학에 들어간 딸애로 부터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왔다. 도저히기숙사 룸메이트와 같이 지낼 수 없으니 방 좀 바꾸어 달라고 호소해왔다. 룸메이트가 자신이 쓴 에세이를 항상 꼼꼼하게 읽고 문법이 틀렸다고 지적하여 스트레스가 심해 머리도 아프고, 공부도 안되고, 학교수업에도 가기 싫다는 것이었다.
딸애는 대범하지만 자존심이 매우강한 성격이고, 그녀의 룸메이트는강박적이고 약간 자애적 성격의 소유자처럼 들렸다.
대부분의 대학 신입생들은 정도의차이는 있지만 갑자기 바꾸어진 환경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다. 가장흔한 불평은 불안과 우울이다. 알콜과 성이 난무하는 대학가, 고등학교와 달리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수업 분위기, 그리고 부모의 소망에 부합해야하는 중압감 등이 원인이 될수 있다. 앞의 신입생의 경우는 여기에 룸메이트와의 문제도 있었다.
할러데이 시즌에는 대학생 자녀한테 전화가 자주 온다. 그럴 때면 부모는 귀담아 들어주어야 한다. 부모자신의 충고가 미비하다 생각하면전문가의 조언도 필요하다. 성격이나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앞의여학생도 그렇고 룸메이트도 그렇다.
곧바로 다른 방으로 옮기는 방법은좋지 않다. 살다보면 다시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 해쳐나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어야 된다.
먼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게중요하다. 다름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적응하는 게 최선이다. 이에 가장효과적인 방법이 소통과 관계의 기술을 향상시켜주는 대인관계 심리치료다. 앞의 여학생은 어렸을 때부터부모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꼭 일등을 해야 한다는 강박적 성격도 나타났다. 룸메이트의 강박증상이 자신의 강박성격과 맞물려 있었고, 자기보다 우수한 자가 많다는 사실에심한 마음의 갈등을 겪고 있었다. 이런 경우는 인식체계를 교정해주는인식치료도 중요하다. 부모 또한 딸의 문제들에 너무 간섭하지 말고, 문제를 앞장서 해결해주는 것은 더더욱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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