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모든 주민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의라는 주목을 받았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지난 12일 파리에서, 만장일치로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문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2020년 이후 2100년까지 장기적 목표로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상승폭을 섭씨 2도보다 낮게 잡아 섭씨 1.5도까지 제한하고(현재 지구 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약 섭씨 1도가량 상승), 2023년부터 당사국의 탄소 감축 약속 이행 여부를 5년마다 검토하고, 2020년부터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대하여 최소 1,000억 달러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등이다.
이번 합의안의 가장 큰 의미는 195개의 회원국 모두가 반드시 온실가스 감축의 의무를 지켜야 하는(과거에는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의 의무 부여), 구속력 있는 첫 합의문이라는 점이다. (현재는 합의만 된 상태이고, 내년 4월 22일 유엔본부에서 최소 55개국 이상이 조인 하고, 조인한 국가들의 탄소배출 양이 목표치의 55%를 넘어야 협약으로 발효)기대보다 분명 희망적이고 획기적인 목표와 내용을 담은 축하할 만한 합의안이기는 하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 약속 위반 시 구체적인 조치나 강제 조항이 없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더구나 벌써부터 국제 석유기업들, 일부 국가들, 미국 공화당 등등이 합의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성공적인 실행에 대한 어려움이 예견되기도 한다.
한 나라의 일반 시민이요, 지구촌 주민의 입장에서 지구온난화와 유엔파리 기후회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지구온난화로 몸살을 겪는 지구는 가뭄이나 홍수, 사막화, 빙하 면적 감소, 해수면 상승 등등의 현상을 통하여 이미 우리에게 절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유엔 파리 기후회의는 지구촌 모든 국가들이 모처럼 한 마음으로 모여 행한 전 지구적 경청이요 화답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나 기후 재앙은 모든 면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 온 익숙한 삶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하고, 변화를 요구하고, 새로운 녹색 행동을 요구한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에게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인간중심적 사고, 숲이나 토지나 바다 같은 자연은 개인이나 인간의 물질적 욕망을 위한 재화의 도구로만 바라보던 과거의 ‘익숙한 사고’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인간은 자연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인간도 엄연히 자연에 속하며 자연의 일부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중심적 삶으로부터 바꿈 곧 변화를 요구한다. 바꾸어야 할 것이 많다. 삶의 목적을 바꾸어야 한다. 나만을 위한 삶, 내 나라 내 민족만을 위하여 사는 삶을 바꾸어야 한다. 종교 역시 자연에 대한 경시나 배타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이제는 세상의 모든 나라와 민족, 모든 종교들이 더불어 사는 평화의 삶, 인류뿐 아니라 지구의 모든 동식물과도 함께 살아가는 조화의 삶으로 그 목적이 바뀌어야 한다.
삶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물질주의, 성장주의, 소비주의 같은 삶의 방식을 내려놓아야 한다. 과학 기술의 목적과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화석연료 방식 대신 재생에너지, 친환경에너지로 바꾸어야 한다. 한 기업이나 국가의 이윤만을 위한 기술개발이 아니라, 인간 모두와 자연의 모든 생명 공동체를 위한 기술 개발로 그 목적이 바뀌어야 한다.
끝으로 지구온난화는 모든 인류와 모든 생명 공동체를 품는 사랑에 기초한 행동을 요구한다. 행동은 멀리 있지 않다. 환경 전문가만의 일이 아니다. 주부, 기업인, 과학 기술자, 정치인 등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의 자리에 요구되는 구체적 녹색 행동이다.
새로운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늘 다시 생각하고, 낡은 삶의 방식과 목적을 바꾸고,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에서 오래오래 함께 사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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