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있는 모든 생물들의 생존과 죽음을 볼 수 있는 곳
▶ 간헐천•야생동물 한 곳에서 즐기며 숨 쉬는 지구 느껴
동물의 세계에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 법칙이 있지만, 우리 인간사에는 약자이기에 더욱 더 강하게 뇌리에 남아 영원히 존재하는 인간세계에만 존재하는 법칙이 있다.
4명의 위대한 미 대통령 조각상 반대편에, 패자였기에 우리의 심금을 울리며 60년째 진행 중인 크레지호스(Crazy Hoese) 석상을 뒤로하고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을 향해 지방도로 16번 산길을 고집하며 길을 나섰다. 여기서부터 옐로우스톤 공원까지는 500마일. 갈 길이 아득한데, 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약속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니 어느 곳이든 발 닿는 곳에서 쉬어가면 될 것을...
와이오밍 주에 접어들어 Buffalo를 거쳐 Sheridan에서 여장을 푼 다음날 일찍이 고도 10,000ft가 넘는 산들로 이어지는 14번 국도의 험한 빅혼 산맥(Bighorn Mt.)을 넘어가며 바람도 쉬어간다는 옛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차체가 몹시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거세게 부는 Granite Pass 정상에 초라한 기념비 “Dead Indian”이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읽어보니 인디언 레져베이션(Reservation) 지역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정부군에 맞서, 조상이 물려준 땅을 지키려는 Nez Perce 인디언 부족이 추장 Joseph의 지휘 하에 끝까지 싸우다가 장렬하게 최후를 맞은 지역. 그들의 영혼을 기억하라는 듯, 지금도 세찬 바람소리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한다.
Greybull에서 한 시간 남짓 동쪽으로 달리면, 옐로우스톤을 여행하기 전후 정통 서부시대 경험을 하기에 최고의 여행지로 꼽히는 코디(Cody, WO)를 만나게 되는데 매년 백만 명이 넘는 여행객들이 와이오밍 주 북서부 바위산과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지는 이곳을 찾는다 한다.
코디에서 서북쪽으로 자연의 파노라마 속을 2시간가량 달리다 보면 몬태나(Montana) 주 Cooke City를 거쳐 다시 와이오밍 주로 들어오게 되는데 여기에서 다시 한 시간쯤 동쪽으로 달리면 마침내 옐로우스톤 북동쪽 문(Northeast Entrance)이 있는 Tower Junction에 다다른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은 살아있는 모든 생물들의 생존과 죽음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구를 느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와이오밍 주 북서부와 몬태나 주 남부, 그리고 아이다오 주 동부에 걸쳐있는 미국 최대, 최고의 국립공원이다.
산과 숲, 강과 호수, 계곡과 폭포, 초원과 황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옐로우스톤에서만 볼 수 있는 간헐천(Geyser)과 야생동물 등 모든 것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어 대강 훑어보아도 3일 정도는 필요하다.
해마다 안식년으로 백 년간 문을 닫는다는 루머로 사람들의 마음을 초조하게 하는 야생동물원 옐로우스톤, 이곳이 미국 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옐로우스톤에서만 생중계하는 화산활동의 현장 때문이다. 정확히는 열수현상이라 부르는 이 화산활동은 지표의 물이 지하의 마그마를 만나면서 일어나는데 옐로우스톤의 경우 지표에서 5킬로미터 정도의 얕은 깊이에 마그마가 있기 때문에 간헐천, 온천, 머드팟, 증기굴뚝 같은 여러 형태의 열수현상들이 가능하다고 한다.
공원 지도를 보면 8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동북쪽에서 동쪽까지는 캐년지역, 동쪽에서 남쪽 까지는 호수지역, 남쪽에서 서쪽까지는 온천과 간헐천지역, 그리고 서쪽에서 북쪽까지는 매머드 온천지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동북쪽 캐년(Canyon)지역은 옐로스톤의 그랜드 캐년이란 별명으로 불리는데 그랜드 캐년 못지않은 웅장함을 자랑하는 협곡이 있고 그 사이를 옐로우스톤 강이 지나면서 어퍼 폴과 로워 폴(Upper and Lower Fall) 두 개의 폭포로 나뉘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협곡과 폭포의 웅장함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를 스치기 쉬우니 주의할 것.
동남쪽 호수(Lake)지역, 이름 그대로 옐로우스톤 호수가 인접해 있어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고요한 경관이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울뿐더러 간헐천 지역과 인접한 곳에는 웨스트 섬(West Thumb)이라는 온천지대가 있어 이곳의 길 경관도 볼만하다. 공원의 서남쪽 간헐천지역, 온천과 간헐천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다. 여기저기 김이 나는 진풍경을 모두 둘러보려면 하루 꼬박 걸려도 모자란다.
온천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곳은 공원 엽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크고 아름다운 그랜드 프리스매틱 온천(Grand Prismatic Spring). 지름이 90M, 깊이가 50m인 초대형 온천이며 온천 가장자리의 붉은색과 노란색 그리고 온천의 푸른색 물이 조화를 이루어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 든다. 참고로 온천에서 사는 박테리아들은 특정 온도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지표면의 색깔을 보면 물의 온도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공원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명물인 올드 페이스풀 간헐천(Old Faithful Geyser), 대략 2시간 간격으로 평균 45미터 높이로 품어내는 물줄기는 지구가 살아있음을 실감케 한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이 자연 쇼를 관람하기 위해 주변은 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늘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북쪽 매머드(Mammoth)지역으로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매머드 온천이다. 온천이라 부르지만 실제로 가 보면 물이 고인 온천이 아니라 석회암 계단처럼 생긴 특이한 지역으로 이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여신의 테라스(Minerva’s Terrace)란 별칭이 있다. 과거에는 온천수를 뿜어내던 온천이었으나 물이 마르기 시작하여 지금은 가끔 가느다란 물줄기가 계단을 적시는 정도란다매머드 온천 말고도 간헐천들이 모여 있는 노리스(Norris) 간헐천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다.
옐로우스톤은 국립공원답게 모든 시설이 편리하여 그곳에서 하룻밤 지내고, 마지막 밤은 북문(North Entrance)이 있는 Gardiner에서 엘크(Elk) 무리 속에서 하늘의 별들과 함께 지새운 다음날, 캐나다 국경에 있는 Glacier 국립공원을 향해 갈 부푼 꿈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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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어디로 갔을까
-장금자
푸르고 붉고 노랗고 하얀 형형색색
억겁의 세월 여기 펼쳐져 있네
하늘이 내려와 기기묘묘 산과 바위 흙을 빚어놓고
태양은 불을 지펴 땅을 데웠네
구름을 불러 모은 달은 폭포와 호수를 만들고
별들은 꽃가루를 뿌려 나무를 키워
모든 생명들을 불러 모았네
세월 걸러걸러 불로 물로 바람으로 빚은 경이로움
신들이 지핀 불은 아직도 타오르고
이름도 미처 못 받은 풀꽃들은 기다림의 단장하고 있는데
신들은 어디로 갔을까 사람들만 줄지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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