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립학교 워싱턴 중학교를 명문교로 탈바꿈 ...
인터뷰에 함께 한 제자 고하나(왼쪽) 고경봉 학생과 기념촬영하는 박성만 교사(가운데)
한인 1세로 2017 주내 올해의 교사로 선정된 박성만 교사는 내년에 하와이 주를 대표해 미국 올해의 교사상 후보에 오른다.
박 교사는 천안에 소재한 명문 자립형사립고등학교인 북일고를 졸업 후 1988년에 미국에 정착했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누나를 돕기 위해 괌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위스콘신 주에서는 약학을 공부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약학과 위스콘신의 추운 날씨 때문에 박 교사는 2000년도에 하와이로 오게 됐다. 괌에서 학생들에게 수학 튜터링을 했던 경험을 떠올려 하와이에서 수학교육과 과정을 마치고 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수학교사가 부족한 하와이에서 박 교사는 대학교 재학 중에도 긴급채용으로 학교 여러 곳에서 수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임용시험을 합격하고 2004년부터는 워싱턴 중학교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다.
한인 1세로서 물론 미국에 적응하기 힘든 시기도 있었다고 전한다. 낯선 땅에서 친구도 없고 외로울 때도 많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하와이에 왔으니 하와이 사람이 되리라!’고 결심하고 되도록이면 한국음식도 자제하고, 학교에 가 공부도 하고 문화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박 교사는 “동료교사와 문화적 차이를 느낄 때도 많았지만 여기에 살고 있는 입장으로서 더 배우려고 노력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사람의 마인드, 열심히 하려는 부지런한 근성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한국인이라면 조금만 노력해도 어느 분야에서든지 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교사는 학창시절 선생님들이 퇴근하지 않고 열심히 학생들을 돌봤던 것처럼 한국에서 받은 교육방식대로 가르치고 노력하는 것 뿐인데 하와이에서는 이것이 튀는 생활이라고 전했다. 박 교사는 “정성을 쏟아 부으면 되돌아 오는 게 있다”며 아시안들이 단체, 그룹의 행복도 중요하게 여기듯이 자신도 자신만의 행복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돌보는 것도 소중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런 영향으로 수학팀에서는 팀워크도 중시하고 있다.
한국식 교육으로 처음에는 힘들어하는 몇 학생들도 있었지만 여러 수학문제를 빠르게 풀도록 하고 나머지 공부도 시키고 하니, 효과도 금방 나타나고 학생들은 이에 자신감이 더해져 발전하고 있다고 전한다. 박 교사는 2009년에 워싱턴 중학교 수학경시반을 처음 만들었다. 처음에는 4~5명 학생들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6학년부터 8학년까지 3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명성이 있어 많은 학생들이 들어오고 싶어하지만 지금 수학경시반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수학 시험을 공평히 두 번 치른 후, 한 달 동안 꾸준한 근면성과 정신력도 고려해 최종적으로 수학경시반에 들어갈 수 있다. 박 교사는 수학경시반 학생들을 선발할 때 “좋은 머리보다 열심히 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학경시반은 정규시간과 방과후 시간에 모두 들어가 있다. 선배와 후배가 1대1로 학습하는 프로그램도 있기에 선배는 다시 복습 겸 후배들을 가르치고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기에도 좋다. 학생들은 단순 계산문제가 아닌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문제를 위주로 푼다. 박 교사는 학생들이 “6학년 때부터 수학문제를 많이 풀도록 시키니 8학년 때는 거의 만점을 맞는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1년에 대략 3만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고 있다. 워싱턴 중학교 수학경시반은 구성되었던 첫해 한번 2등을 차지하고 그 뒤로는 계속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성적 비결에 대해 박 교사는 “학생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나도 열심히 준비하고, 따로 시험을 준비하는 것 없이 꾸준히 공부하니 명문학교도 이길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미국 수학경시대회에 출전한 워싱턴 중학교의 고경봉(8학년)학생은 “연못에만 있었는데 바다가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됐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만 같았다”며 다시 출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워싱턴 중학교 수학경시반에서 공부 중인 고하나(8학년)학생은 “오아후 경시대회에 이어 하와이주 경시대회까지 출전하고 싶고 50등 안에 들고싶다”는 개인 목표를 밝혔다. 교육지도뿐만 아니라 사춘기가 시작되는 중학생들의 생활지도는 쉽지 않은 일이다. 박 교사는 “학생들과의 대화와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수학경시반 학생들과 수학문제만 푸는 것이 아니라 게임도 하고 함께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고민이 있으면 상담해주며 마음을 다잡도록 도와주려 하고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편지를 써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박 교사는 “일일이 신경 써주는 게 물론 쉽지는 않지만 선생님이 학생들을 신경 쓰고 있다는 신뢰와 믿음을 주어야 학생들도 따라오기 마련”이라며 한국에서 이런 선생님들을 만나 이런 교육을 받았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 교사 또한 처음부터 이렇게 열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20대, 30대 때는 어떻게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좋은 차와 집에 대한 생각이 많았더라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나’하는 생각이 더 많다고 밝혔다. 박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것도 있지만 자신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위한 것도 있다”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자신의 삶이라고 전했다.
올해의 교사로 선정된 것에 대해 박 교사는 “특히 학생들이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앞으로 더 잘하라고 준 상이라고 믿으며 계속해서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하와이주는 현재 미국 수학경시대회에서 중간수준이지만 박 교사는 “은퇴 전 미국 내 10위 안에 드는 것이 내 희망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교사의 처우가 좋지 않다고 밝혀진 하와이주에서 박 교사는 “어떤 유혹이 와도 뿌리치고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교사’로 지낼 것”이라며 ‘정 있는 교육자’가 되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오아후 수학경시대회는 내년 2월 4일에 열릴 예정이며 오아후 학교 6곳, 마우이 1곳, 카우아이 1곳이 참여하는 하와이주 수학경시대회는 3월 5일로 예정되어 있다. 하와이주 내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미국 수학경시대회에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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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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