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윌리엄스 대 윌리엄스’로
▶ 비너스, 밴더웨이 돌풍 잠재우고 8년 만에 메이저 결승 진출-서리나. 루치치-바로니 완파…통산 23번째 메이저 타이틀 눈앞
코코 밴더웨이 돌풍을 잠재우고 8년 만에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한 비너스 윌리엄스(왼쪽)가 환호하고 있다. 서리나 윌리엄스(오른쪽)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역대 메이저 최다우승 기록을 세우며 세계랭킹 1위로 복귀한다.
테니스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이 사상 9번째로 ‘윌리엄스 대 윌리엄스’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펼쳐진 호주오픈 테니스 챔피언십 11일째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비너스 윌리엄스(36, 17위)는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인 코코 밴더웨이(35위)에 6-7, 6-2, 6-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선착했다.
이로써 비너스는 지난 2009년 윔블던 이후 무려 7년 만에 다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고 호주오픈에서는 2003년(준우승) 이후 무려 14년 만에 통산 두 번째로 결승까지 올라 대회 첫 우승과 통산 8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게 됐다. 비너스는 윔블던에서 5번, US오픈에서 2번 우승을 차지했으나 호주오픈과 프렌치오픈에서는 각 한 번씩 결승까지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어 벌어진 두 번째 준결승에선 서리나 윌리엄스(35, 2위)는 시드를 받지 못한 세계 79위 미르야나 루치치-바로니(34, 크로아티아)를 단 50분 만에 6-2, 6-3으로 가볍게 일축하고 결승에 안착, 언니 비너스와 통산 28번째 투어 대회 맞대결이자 9번째 그랜드슬램 결승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들 자매가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8년 전인 지난 2009년 윔블던으로 당시는 서리나가 승리했다. 지금까지 8차례 메이저 결승대결에선 동생 서리나가 6승2패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고 총 맞대결에서도 16승11패로 앞서가고 있다. 서리나는 역대 최고 기록인 통산 23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며 이 대회에선 7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서리나는 준결승을 마친 뒤 비너스와 결승대결을 펼치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감동적이다. 그녀는 내 언니이자 거의 내 전부이고 내 삶이다. 정말 기쁘다”면서 “우리가 함께 결승에 오른 것이 우리들의 최고의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36세인 비너스는 호주오픈 역사상 최고령 결승진출자 기록을 수립했다. 메이저 대회 역사상 최고령 결승진출 기록은 지난 1994년 윔블던에서 당시 37세였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수립했다. 더구나 비너스와 서리나의 나이를 합친 71세는 테니스 오픈시대의 결승 매치업 최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5년 US오픈에서 플라비아 페네타와 로버타 빈치가 세운 66세로 5년이나 추월했다.
노장 비너스의 눈부신 투혼은 이번 대회 최고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던 밴더웨이와의 4강전에서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 도박사들은 비너스가 7번이나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반면 밴더웨이는 이번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임에도 불구, 젊은 밴더웨이의 완승을 점쳤다. 그도 그럴 것이 비너스의 메이저 타이틀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나왔고 지난 2009년 이후엔 메이저 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지는 해인 반면 밴더웨이는 맹렬하게 뜨는 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의 비너스는 전성기 때인 16, 17년 전처럼 플레이했다. 특히 비너스의 타점높은 폭발적인 서브는 최고의 무기였다.
비너스는 밴더웨이보다 1개가 많은 11개의 서브 에이스를 뽑아냈고 브레이크 포인트 13개 중 12개를 세이브해 냈다.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줬으나 다음 두 세트에선 젊은 밴더웨이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경기 후 비너스는 “토요일(결승전)에 네트 반대쪽에 서리나를 볼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잠시 후에 그것은 현실이 됐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 가볍게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합류한 서리나는 언니와의 결승대결에 대해 “그녀는 내게 가장 힘든 상대다. 그 누구도 언니만큼 나를 많이 꺾은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결승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우리는 이미 이겼다. 윌리엄스가 이번 대회에 챔피언이다”라고 말해 뜨거운 자매애를 과시했다. 이들 자매는 플로리다 팜비치 가든스의 같은 집에서 살고 있어 누가 이겨도 어차피 우승트로피는 그 집으로 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서리나가 이길 경우 그녀는 스테피 그라프의 기록을 뛰어넘어 역대 그랜드슬램 최다우승 신기록을 수립하게 되며 비너스가 이길 경우 무려 9년 만에 다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라 두 메이저 우승사이 최다기간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또 누가 이겨도 대회 최고령 우승기록은 갈아치우게 된다. 역사적인 자매대결이다. 결승전은 오는 28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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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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