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는 것도 서러운데”... 복지사각지대 한인 어르신들
1) 오아후, 마우이, 빅 아일랜드 한인 시니어들의 삶
2) 맥도널드 매장을 찾는 어르신들, 그들이 바라는 노후생활은?
3) 한인사회 노인복지 사업 추진 현황
이민 11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하와이에서 거동이 불편한 한인 어르신들이 입주해 한국말을 하는 간호사와 한국 음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릴리하 한인양로원이 유일하다. 사탕수수농장 이민자 할아버지들의 노후대책을 위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의해 1929년 설립된 한인양로원은 1955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72년 전까지 한인양로원은 할아버지들의 집이었다. 그러다가 1972년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 거주하는 시설로 개방되었다. 2003년 미주한인이민100주년 기념사업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한미재단이 주축이 되어 한인양로원 개보수 공사를 시작하면서 커뮤니티 차원에서 이민 1세들을 위한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4-5여년간 한인회와 문추위간의 법정 공방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커뮤니티 구심점을 잃고 노인복지 사업의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
70년대 후반 이민 온 1세들의 고령인구가 증가일로에 있는 가운데 보호시설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제2, 제3의 양로원 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어르신들은 일반 가정에서 케어홈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필리핀 가정에 입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언어가 불편한 한인들의 경우 자식들을 위해 낯선 타국에서 희생하며 고생했지만 막상 거동이 불편해지니 타민족이 운영하는 시설로 가야 하는 현실은 어찌보면 '미주판 고려장'인셈이다. 이들에게 언어장벽과 외국 음식을 삼시세끼 먹어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은 공포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스스로 곡기를 끊고 명을 재촉한다는 슬픈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이러한 한인사회 현실을 감안해 하와이 무량사(주지 권도현 사진 위)는 2006년부터 양로원 프로젝트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민 200년을 준비하는 하와이 한인 어르신들의 노후를 위한 무량사 불자들의 선견지명인 셈이다. 그 결과 사찰 인근 주택 6동을 매입하고 최근 이에 대한 모기지 부담을 털어냈다. 2015년에는 100만달러 모금 실적을 기록하고 와이버그 재단의 매칭펀드와 6채의 주택을 담보로 오하나 퍼시픽은행의 융자를 신청했다. 그 결과 7월 말에는 일단 6명의 어르신들을 돌볼 수 있는 케어 홈 1동의 건설을 착수, 12월에는 완공이 되어 내년부터는 본격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무량사가 추진하고 있는 양로원 시설은 어르신들의 여가생활을 돕는 데이케어 센터와 케어 홈, 호스피스 시설 등으로 나뉜다.
데이케어 센터 프로그램은 무량사 문화원내 시설을 지금이라도 이용할 수 있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권 주지는 "양로원 건설 사업을 커뮤니티에 알린 지 10여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야 그 첫 삽을 뜰 수 있게 되었다"며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주정부와 시정부 그리고 연방정부를 대상으로 법적으로 갖추어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고 복잡해 전문인력이 없이는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사업"이라며 "무량사가 앞장 서 시설 전반을 마련한다고 해도 한인 전문 간호사를 비롯한 시설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들의 동참 없이는 궁극적인 양로원 건설의 취지를 살려 갈 수 없음"을 강조하고 커뮤니티 차원에서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권 주지는 "최근들어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모실 곳을 찾는 자식들의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며 "그만큼 이러한 시설의 필요성을 느끼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인데 아직도 완공되지 않았느냐, 언제 완공되느냐 등의 문의를 받을 때는 웬지 죄인이 된 마음"이라고 전한다. "불자들이 깡통 모아 팔고 손 맛이 있는 불자들은 만두와 된장 등을 만들어 파는 등 띠끌모아 태산이란 마음으로 모금을 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동포와 하와이 난 건축회사와 리사이클링 회사를 운영하는 동포들이 통 큰 기부를 함으로 양로원 건설의 큰 동력이 되고 있다" 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1천만달러 상당액이 소요되는 무량사 한인 요양원 매스터 플랜이 완성되기까지는 사찰 단위가 아닌 한인사회가 한 마음이 되어 지역사회와 한국정부를 움직여 우리 부모님을 위한 복지공간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을 당부한다.
이외에 2017년 현재 한인사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여가선용 프로그램은 하와이 한인회 노래교실(수요일), 백향목교회가 운영하는 제1 경로대학(목요일)과 와이아와 경로대학(금요일),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부설 경로대학(토요일)등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초 문을 연 상록수 데이케어 센터는 한인 1.5세가 하와이 주정부와 연계해 노인 등 치료가 필요한 주민들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의료혜택 장기건강관리제도(LTSS, Long term support and services)일환으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한인 어르신들은 이같은 프로그램을 순회하며 1주일 일정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르신들의 귄익신장을 위한 목소리를 대변할 단체가 없는 현실에서 호놀룰루와 와이아와 2곳의 경로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백향목교회 김덕환 목사는 "2곳의 경로대학에는 12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한인 단체들이 특별한 날 한인양로원을 방문해 격려를 하고 있는데 각 교회 차원에서 운영하는 경로대학에도 관심을 갖고 찾아 준다면 운영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동포사회 관심을 당부했다.
매주 토요일 운영되는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 부설 경로대학 학생들이 강사의 구령에 맞추어 에어로빅을 하고 있다.
호놀룰루 중심가에 올해 초 문을 연 상록수 데이케어센터는 주정부 의료혜택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어 한인들의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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