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교계 ‘건강한 교회문화 만들기’캠페인 전개
후러싱제일교회, 안내문 배포 예방교육 나서
한인성당 주보에도 아동성추행 신고방법 실려
성폭력과 성희롱 행위를 고발하며 소셜 미디어에서 해시태크(#) 운동으로 시작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미동부 한인 교계에서도 불미스런 일을 사전 예방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고 있다.
이는 곳곳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미투 운동’이 종교계도 예외가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해외총회는 최근 여자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한인 목사의 탈퇴를 공고한데 이어 해당 목사가 총장을 맡고 있던 신학교의 인준까지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한인 교회 화장실에서 휴대폰으로 몰카를 촬영하던 20대 한인 남성이 적발돼 기소된 바 있고 이성 문제와 얽힌 교계 지도자들의 비리는 언론사에 단골 제보 거리가 된지 오래다.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지지 대열에 속속 합류하는 교계 흐름에 발맞춰 뉴욕․뉴저지 일원에서는 후러싱제일교회(담임목사 김정호)가 전개 중인 ‘건강한 교회 만들기 캠페인’이 가장 눈에 띈다.
교회는 지난해 연말 ‘교회내 왕따 금지(No Bullying In The Church)’를 주제로 캠페인을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교회내 건강한 바운더리 세우기(Safe Church & Healthy Boundary)’를 전개 중이다.
‘경계’, ‘한계’를 의미하는 ‘바운더리’를 공간적 개념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경계에 적용해 상호 적절한 관계설정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교회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교회의 이용지 전도사는 “교회내 부적절한 그룹문화를 단절하고자 건강한 교회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 운동에 참여해 교회 안에서도 특히 ‘성적인 경계’에 대한 교육과 지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인들에게 배포된 간지(사진)에는 밀폐된 공간이나 차안에 남녀 단둘이 있거나 늦은 시간까지 이성이 단둘이 교회에 남아 있는 것, 타인의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과 간섭을 표하거나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스킨십과 불필요한 신체 접촉, 타인의 외모에 대한 평가, 성적 농담, 신체 특정 부위를 집요하게 쳐다보기, 방문을 닫고 사적인 대화 요구하기, 불쾌감과 수치심, 모멸감, 차별 등을 느끼게 하는 발언 등을 삼가는 등 의도와 상관없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성간의 행동이나 상황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안내문이 사례와 함께 소개돼 있다.
또한 이를 위해 성 역할 규범을 강요하지 않으며 연애와 결혼에 대한 질문을 삼가고, 나이가 어리다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며, 성추행이나 성폭력에 대한 예비지식과 대처 방법을 숙지하고, 불쾌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거부 의사를 확실히 표현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것 등 실천 사항도 안내돼 있다.
앞서 진행된 교회내 왕따 금지 캠페인에서도 차별, 모독, 위협, 비상식, 따돌림 등의 구체적인 예를 소개하며 부적절한 그룹문화를 행하거나 동조 또는 묵과하는 것은 교회를 병들게 한다고 경고했다.
이용지 전도사는 “시대와 대화하는 교회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도 캠페인을 전개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며 “그동안 교회에서 암묵적으로 동의 또는 용인되었던 관습이나 부적절한 문화를 지적하며 보다 건강한 교회 문화를 위한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개신교뿐만 아니라 지역 일원 가톨릭 교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뉴저지 뉴왁대교구에 소속된 지역 일원 한인 성당 주보에는 얼마 전 아동 성추행 신고 방법을 소개한 안내문이 실렸다.
성직자나 수도자 또는 평신도 사목자 등에 의해 자행되는 성추행에 대한 즉각적인 신고를 당부하며 약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교계에서 알게 모르게 행해지고 있는 성추행을 뿌리 뽑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엿보게 했다.
<
이정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