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AA 토너먼트 첫 2라운드서 ‘이변의 태풍’ 휘몰아쳐
▶ 전체 탑시드 버지니아, 16번시드 UMBC에 역사적 패배
네바다 선수들이 18일 남부지구 2라운드에서 지구 2번시드의 강호 신시내티에 후반 22점차 열세를 뒤집고 거짓말 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쓴 뒤 환호하고 있다.[AP]
말 그대로 ‘광란’이다. 매년 3월이면 미국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하며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3월의 광란’(March Madness) 남자 대학농구 NCAA 토너먼트가 지난 주말 1, 2라운드 경기를 통해 ‘스윗 16’으로 압축된 가운데 내로라하는 상위팀들이 줄줄이 추풍낙엽처럼 초반 탈락해 왜 ‘광란’인지를 입증했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펼쳐진 토너먼트 64강전과 32강전에서 각 지구별 1, 2번 시드를 받은 8개 팀 가운데 절반인 4팀이 일찌감치 이변의 제물이 돼 보따리를 쌌다. 그중 가장 쇼킹한 케이스는 남부지구 탑시드이자 전체 64개팀 가운데 탑시드 팀인 최고의 우승후보 버지니아가 16번시드팀인 UMBC(유니버시티 오브 메릴랜드 볼티모어 카운티)에 덜미를 잡혀 탈락한 것이었다. 절대 예측불허라는 의미로 ‘광란’이라는 별명을 얻은 남자농구 NCAA 토너먼트의 34년 역사에서도 지구 탑시드가 16번시드에 패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그 최후의 마지노선마저 깨진 것이었다. NCAA 토너먼트 탑시드 팀들은 이번에 버지니아가 패하기 전까지 16번시드 팀을 상대로 135전 전승을 기록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UMBC가 버지니아를 무려 20점차(74-54)로 대파했다는 사실이다. 대회 최고 우승후보가 첫 경기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이름 한 번 들어본 적이 없는 팀에게 20점차로 참패한 것이다. 이 정도라면 이제부터 그 어떤 이변이 터져 나와도 놀랄 일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남부지구의 이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번시드 애리조나가 13번시드인 버펄로에 68-89, 21점차로 KO당한 것도 충격파를 던졌고 6번시드 마이애미는 11번시드 로욜라-시카고에 62-64로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이어 2라운드(32강전)에서는 2번시드 신시내티가 후반 2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번시드 네바다에 73-75로 패해 탈락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고 3번시드 테네시도 돌풍의 팀 로욜라-시카고에 62-63으로 패해 탈락했다. 비록 1라운드 이변의 주인공 UMBC와 버펄로는 2라운드에서 각각 캔사스 스테이트와 켄터키에 패해 돌풍을 멈췄으나 남부지구는 2라운드만에 상위 4팀이 모조리 탈락해 이젠 5번시드인 켄터키가 가장 유력한 파이널4 후보로 남게 됐다.
또 다른 이변의 진원지는 서부지구였다. 서부는 64강전에서는 대부분 상위시드팀이 승리해 이변 무풍지대로 불렸으나 32강전에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18일 지구 7번시드인 텍사스 A&M이 2번시드이자 디펜딩 내셔널 챔피언 노스캐롤라이나를 86-65로 대파한 데 이어 9번시드 플로리다 스테이트는 탑시드인 제이비어를 75-70으로 꺾으면서 순식간에 탑2 시드가 날아갔다. 그나마 3번시드 미시간과 4번시드 곤자가가 살아남았지만 이 지구는 이제 누가 우승후보인지조차 확실치 않게 됐다.
반면 중서부지구와 동부지구는 결과적으로 보면 앞선 2개 지구에 비해선 이변의 바람이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중서부지구에선 11번시드인 시라큐스가 6번시드 TCU와 3번시드 미시간 스테이트를 연파하고 16강에 올라 사실상 유일한 신데렐라 팀이 됐다. 이번 대회 본선에 직행하지 못하고 ‘퍼스트4’로 불리는 플레이인 경기에서 애리조나 스테이트를 꺾고 간신히 64강 토너먼트에 이름을 올린 11번시드 시라큐스는 이로써 남부 11번시드인 로욜라-시카고와 함께 16강에 오른 최하위 시드팀이 됐다. 한편 버락 오바다 대통령이 대회전 우승팀으로 꼽았던 미시간 스테이트는 시라큐스 돌풍의 제물이 돼 16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동부지구는 4번시드 위치타 스테이트가 1라운드서 탈락했지만 그 외엔 특별한 이변이 없었다. 탑시드 빌라노바와 5번시드 웨스트버지니아, 2번시드 퍼듀 대 3번시드 텍사스텍 등 올라올만한 팀들이 올라왔다는 평이다. 결국 64강 대진표를 놓고 보면 왼쪽의 남부와 서부지구는 파란이 꼬리를 물었던 반면 오른쪽의 동부와 남서부는 거의 ‘시드대로’ 결과가 나온 셈이 됐다. 대회 16강전은 오는 22일과 23일, 8강전은 24일과 25일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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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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