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반까지 이어진 슬럼프 ‘완벽 탈출’
▶ 고질적인 손목 부상에 신음하던 델 포트로도 ‘재기 청신호’
노바크 조코비치 [AP=연합뉴스]
'무결점 선수'로 불리던 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가 1년 넘게 이어지던 부진과 부상의 늪에서 완벽하게 탈출했다.
조코비치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위·아르헨티나)를 3-0(6-3 7-6<7-4. 6-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열린 네 차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윔블던과 US오픈을 제패한 조코비치는 시즌 상반기만 하더라도 세계 랭킹 20위 밖으로 밀려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1월 호주오픈 16강에서 정현(23위·한국체대)에게 0-3으로 완패를 당했고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힘겨운 한 해가 우려됐다.
사실 조코비치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부진에서 벗어나 하반기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과 US오픈을 석권한 것도 극적이지만 2016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뒤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도 극적이었다.
당시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 '이제는 조코비치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게 했다.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 앤디 머리(382위·영국)와 함께 '빅 4' 시대를 구가하던 조코비치의 '독주 체제'가 예상된다는 평이었다.
2015년 호주오픈부터 2016년 프랑스오픈까지 6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5회, 준우승 1회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낸 조코비치였기 때문에 그런 예상이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2016년 윔블던 3회전 탈락,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1회전 탈락에 이어 그해 US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오르고도 스탄 바브링카(101위·스위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슬럼프가 길어졌다.
2017년에는 호주오픈 2회전 탈락,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는 8강 탈락 등 메이저 대회 결승에 아예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한 면도 있지만 주위에서는 '목표 의식을 잃었기 때문'이라거나 심지어 '가정불화가 있다'는 식의 추측마저 흘러나올 정도였다.
올해 들어서도 호주오픈 16강 탈락 등 출발이 좋지 못했고 이후 팔꿈치 수술까지 받으면서 오히려 재기 여부마저 불투명한 지경까지 내몰린 조코비치였다.
하지만 수술에 이은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친 조코비치는 4월부터 서서히 재기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올해 5월 초까지 치른 경기에서 6승 6패로 평범한 성적에 그쳤으나 5월 중순 이후로는 34승 4패를 기록하며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윔블던 준결승에서 나달을 3-2(6-4 3-6 7-6<11-9> 3-6 10-8)로 물리치면서는 자신감도 확실하게 회복했다.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부활'을 선언한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았을 때 델 포트로가 겪었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돌아봤다.
델 포트로(왼쪽)와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조코비치의 말처럼 그의 결승 상대 델 포트로는 조코비치보다 더 오랜 기간 부상과 싸운 선수다.
2009년 US오픈에서 21살 나이로 우승한 델 포트로는 9년이 지난 올해 US오픈에서야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에 다시 올랐다.
그를 괴롭힌 것은 손목 부상이었다.
델 포트로는 2009년 US오픈에서 우승하고도 2010년 11월 200위권, 2011년 1월에는 40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이후 다시 랭킹을 회복했다가 2014년 11월에 다시 100위권 밖으로 떨어지는 등 부침을 겪어야 했다.
2016년 초반에는 1천위 밖으로까지 밀려났던 델 포트로는 그해 리우올림픽 1회전에서 조코비치를 꺾으며 세 번째 재기에 나섰고 올해 초 다시 10위 안에 진입하며 예전 기량을 되찾았다.
델 포트로는 "오늘 져서 슬프지만 그래도 조코비치는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상대"라며 "그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조코비치 역시 "힘든 부상을 이겨낸 델 포트로는 앞으로 분명히 메이저대회 결승에 다시 오를 능력을 갖췄다"고 격려하며 '재기에 성공한 두 남자'의 결승 무대를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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