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세기말적 난리들이 미국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심각한 것으로는 오피오이드(Opioid)의 위기를 꼽을 수 있다. 오피오이드의 어원은 아편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오피엄’(Opium)이다. 양귀비꽃의 덜 익은 열매를 짓이긴 아편은 사람들의 통증을 잊게 할 뿐 아니라 취생몽사(醉生夢死)의 몽롱한 환각에 빠지게 한다.
오피오이드는 암 등 중병으로 인한 심한 통증을 완화시키고 또 임종을 앞둔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화학성분의 강력한 진통제이다. 출발 동기는 이처럼 순수했지만 1990년대 말부터 제약회사들과 중간 도매상회사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의료계를 설복시키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펜타닐, 옥시코돈, 옥시콘틴 등의 상표들을 붙인 오피오이드 약품들은 중독성이 높지 않아 많이 처방해도 환자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소위 전문가들이 의사들의 회합에 자주 등장했을 뿐 아니라 의사들의 진료소를 방문해서 공짜샘플을 제공하는 외판원들이 줄을 서게 된다. 그 결과가 어떠한가?
국립보건원(NIH)에 의하면 오피오이드 남용 때문에 죽는 미국인들이 하루에도 130명이 넘는다. 1년이면 4만7,450명 이상이 오피오이드 때문에 죽는다는 것인데 그 많은 총기희생자들(3만9,000)과 교통사고 사망자들 보다 많다. 정말로 국가적 위기다. 처방에 의한 오피오이드 남용 때문에 미국경제에 끼치는 부담은 1년 동안에 785억달러나 된다.
통계를 실제 삶으로 풀어보자. 이혼율이 특히 높은 오하이오 소 도시에 사는 존은 몇 번씩이나 바뀌는 어머니의 남자친구들에게 얻어맞기도 하는 고통스런 생활 때문에 밖으로 나돌게 된다. 비슷한 아이들끼리 어울리다가 엄마의 약장에 있는 오피오이드를 친구들과 손대기 시작하면서 중독이 된다.
약장에 있는 것이 다 떨어지면 동네 으슥한 구석에 있는 마약 밀매자들에게 가서 사야 되는데 처음에는 집안 물건을 내다 파는 것으로 시작한 것이 소도둑이 돼 옆집 물건들을 훔친다. 소년 법원에 들락거려 고등학교 졸업도 못한 상태지만 동급생이던 수지와 눈이 맞아 같이 어울려 지내는데 아이들이 생긴다.
직장을 제대로 잡을 수도 없고 간신히 취직한 다음에는 오피오이드에 취해 늘 늦게 나타나니까 해고당하고 실직 보조금에나 기대게 된다. 얼마 안 되는 그 돈으로 두 아이들의 우유와 빵을 사는 게 아니라 오피오이드를 사서 낡은 자동차안에서 수지와 함께 먹고 정신이 몽롱한 채 일장춘몽에 몸을 맡기니까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울부짖어도 모른다.
경찰관이 아이들 울음소리를 듣게 되고 결국 아동학대죄로 존과 수지는 유치장행이 된다. 그리고 두 아이들은 위탁시설에 맡겨진다. 게다가 또 만삭이 된 수지가 감옥병원에서 셋째 아이를 출산했는데 그 아이는 엄마의 마약금단증상을 유전 받아 태어나면서부터 고생 고생한다. 커도 사람 구실하기 어렵다.
위에 묘사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으로 주 정부들의 예산도 위기에 처한다. 여러 주정부들은 오피오이드 제약회사들이 그 제품의 강력중독성을 숙지하면서도 회사의 수입과 실적을 높이기 위해 거짓광고로 시민들을 속여 오피오이드 중독자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형사적인 책임은 물론 민사적 손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고소사건들을 진행시키고 있다.
2007년에는 몇 주들이 공동으로 퍼두 파마라는 제약회사를 연방법원에 고소한 적이 있었다. 퍼두 회사가 옥시콘틴의 심각한 중독성에 대해 의사들과 소비자들을 속여 치부를 했기 때문에 부당하게 번 돈을 게워내야 한다는 고소였다, 그 회사는 유죄를 자인하고 6억달러를 지불하게 됐다. 그 퍼두 회사가 최근에 매사추세츠 검찰에 의해 또 다시 기소됐다.
이번 판결이 어떻게 나든지 우리 개개인이 오피오이드의 재난을 피해야한다. 웬만한 통증은 아스피린 정도로 해결하자. 혹시 심한 통증 때문에 당분간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남은 오피오이드는 다 변기에 넣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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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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