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지난 2015년 호주 오픈에서 플레이하던 모습. [AP]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선수들은 이맘때쯤 되면 랭킹 순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상위권을 지키려고, 혹은 한 순위라도 높이려 노력하고, 중상위권 선수들도 막판 힘내기로 상금랭킹의 앞 숫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한다.
상금 랭킹 50위 안쪽으로 들어오게 되면 10월부터 있는 아시아 스윙을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아시아 스윙은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 대만, 일본을 도는 일정인데,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기와 특급 호텔, 고급차와 기사, 호텔에서의 식사를 제공받는다. 또 예선이 없기 때문에 참가만 하면 상금을 받게 되고, 참가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전 오후로 나가지 않고 모두가 골프치기 아주 좋은 시간인 오전에 시작을 한다. 오후에는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도 하고 선수들끼리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기도 한다.
이렇게 아시아 스윙은 선수들에게는 마음 편히 여행을 하는 것처럼 즐기고 또 상금 순위도 비교적 쉽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50위권 밖에 있는 선수들은 아시아 초청을 받기 위해 남은 시합에 최선을 다한다. 50위권을 넘어가면 75위권 안에 들어가야 다음해 초반에 있는 메이저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팜스프링스에서 열리는 첫 메이저인 ANA나 US오픈은 전년도 상금 랭킹을 바탕으로 자격이 주어진다.
시즌 초반에 시합에 하나라도 더 나갈수 있게 되면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보다 훨씬 유리하다. 특히 메이저 시합은 상금과 포인트가 크기 때문에 인생역전이 가능하다. 중하위권도 메이저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바로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
예를 들어 2011년에 상금 랭킹 90위권이어서 메이저나 큰 대회 참가 자격이 없던 필자는 2012년 US오픈 퀄리파잉에서 자격을 얻어서 나간 첫 메이저 시합 US오픈에서 4위를 했다. 그 이후 메이저와 초청대회를 포함해 모든 시합에 참가 자격을 얻으며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그 다음은 CME 포인트다. LPGA 투어의 매년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상금 랭킹이 아닌 CME 포인트로 상위 60명이 출전하여 우승자는 150만 달러를 우승상금으로 받는다. 우승상금이 다른 시합과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금 랭킹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다.
가장 큰 중압감을 받는 랭킹은 바로 100위권이다. 2018년부터 LPGA는 상금랭킹 101위부터는 퀄러파잉 스쿨을 다시 해서 시드권을 획득해야 다음해의 LPGA 시합에 참가할 수 있게 했다. 퀄리파잉 스쿨 파이널은 LPGA 투어에서 상금랭킹 100등을 넘어간 선수들과, 퀄리파잉 스쿨 1차와 2차에서 모두 통과한 선수들이 모여서 2주간 총 8라운드의 결과 순위대로 다음해의 시드권을 받게 된다.
100등과 101등의 차이는 너무나 작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고, 90위권이 넘어가는 선수들도 상금랭킹을 더 끌어 올려서 다음해의 메이저에 나가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지만 또 뒤에서 선수들이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100등을 벗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한다. 이렇듯 선수들은 시즌 초반부터 끝날 때 까지 상금랭킹과 씨름한다.
아시아 스윙과 CME그룹 챔피언십을 뺀다면 100위권 선수들이 나갈 수 있는 시합은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인디 우먼 인 테크 챔피언십과,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발렌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이렇게 두 대회다. 필자는 루키였던 2010년에 마지막 시합에서 7위를 기록해서 상금 랭킹 108등에서 95등으로 올라 아슬아슬하게 다음해 시드를 확보한 적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선수들은 두 시합을 위해서 피땀을 흘리고 있다. 9월과 10월에 있는 시합에서 어떤 결과가 있을지 상금랭킹과 시합 결과를 함께 본다면 더욱더 LPGA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일희 프로는…LPGA 투어프로(바하마 클래식 우승)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 레슨 프로
ilhee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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