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싶은 겨울이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골퍼다. 골프에 대한 우리의 열정을 날씨 따위가 막을 수 없다.
어차피 골프는 자연과 함께 하는 스포츠다. 날씨에 대비한 준비만 제대로 되어 있다면 추운 날씨에서도 나의 스코어를 유지하며 즐길 수 있다. 단, 얼음이 어는 영하의 날씨에서는 잔디와 땅이 언다. 그런 날은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치다보면 이게 골프를 치고 있는 것인지 극기훈련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게 될 것이다.
선수들도 시합을 하다보면 추운 날씨에서도 시합을 하게 된다. 아주 많이 추운 경우는 아니지만 새벽 티오프나 지역에 따라 영상 5도에서 10도 사이의 온도에서 골프를 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티오프 전 1시간은 연습을 하고 코스에서 골프를 치는 시간까지 총 5~6 시간은 따뜻한 실내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불어오는 바람과 차가운 공기를 그대로 마시며 추위와 싸워야 한다. 거기에다가 나는 너무 추워 감각이 없을 지경인데 다른 선수들은 왜 저렇게 스코어가 잘 나는지…
선수들의 경우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실력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실력이라면 더 준비된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아마추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골프의 고수 혹은 싱글 골퍼가 되는 일은 아무에게나 허락된 것이 아니다.
가장 먼저, 날씨를 확인한다. 온도가 낮아도 해가 뜨는 날이라면 골프를 치기 나쁘지 않을 것이다. 온도가 낮고 해가 없고 바람이 부는 날은 무시무시한 날이다. 마음의 준비부터 단단히 해야 한다.
그렇다면, 따뜻한 옷부터 챙겨 입어야 한다. 내복은 따듯한 기능성 내복을 갖춰 입어야 한다. 내복이 옷 중에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 얇고 신축성이 좋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다. 두꺼운 옷을 입으면 아무리 신축성이 좋아도 스윙을 할 때 방해가 된다. 바람막이는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또, 내복과 여러 겹의 얇은 옷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면 바람막이는 따뜻한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도와준다.
다리가 추우면 추위를 더 많이 느낀다. 가장 좋은 것이 비옷 바지이다. 비를 대비하여 챙겨 놓은 비옷 바지를 입어주면 입지 않은 것과 완전히 다르다.
핸드 워머와 넥 워머, 털모자 등은 필수다. 붙이는 핫팩은 목 아래쪽 등의 윗쪽 부분에 붙이고 바지의 주머니가 있는 곳에 붙이면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손을 데우기가 좋다. 손은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여름과는 다르게 겨울은 웜업을 충분히 해도 몸이 풀어지기 쉽지 않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옷을 갖춰 다 입은 후에 움직임이 큰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어서 옷을 입은 상태에서 몸의 움직임에 익숙해져야 한다. 옷 안에서 약간의 더운 기운이 날 때까지 실내에서 근육을 데워주어야 한다. 그래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차가운 날씨는 골프공의 반발력을 떨어트린다. 공은 핫팩을 사용하여 골프가방 안 파우치에 넣어 따듯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고, 사용 중인 공은 드라이버를 치기 전에 주머니에 넣어 따뜻하게 해야 거리 손해를 적게 본다. 반팔 한 개만 입으면 되는 여름과 다르게 옷이 두껍기 때문에 스윙이 약간 둔해진다. 또, 그래파이트 샤프트는 온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스틸 샤프트의 경우는 더 단단해진다. 스윙이 둔해지며 속도가 줄고, 샤프트도 단단해지기 때문에 거리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추위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에너지를 쓰게 만든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틈틈이 간식을 먹어주는 것이 집중력을 떨어트리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놀라 바나 과일 혹은 너츠를 먹어서 에너지를 보충해주어야 한다.
아마추어의 경우는 카트를 타지 않고 빨리 걷는 것이 체온을 유지 하는데 좋다. 올 겨울도 잘 준비된 모습으로 즐거운 골프 치시길 바란다.
이일희 프로는…LPGA 투어프로(바하마 클래식 우승)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 레슨 프로
(469)766-2080
ilhee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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