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샌더스, 트럼프 맹비난…“혼돈·분열…미래위태”
▶ 케이식·휘트먼 등 공화당 인사들, 바이든 공개지지
민주당 전당대회 행사장인 위스콘신 주 밀워키 위스콘신 센터에 설치된 화상 통제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위스콘신 센터에서 전국 각지를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
민주당이 17일 사상 초유로 화상 방식의 전당대회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위해 20일까지 나흘짜리 전당대회를 준비했다.
이전처럼 대형 체육관에 수많은 대의원과 지지자가 모여 함성을 지르고 손뼉을 치는 장면이 없어지고 텅 빈 스튜디오에 선 사회자 진행에 따라 유력 정치인부터 시작해 일반인까지 화면을 통해 연결하는 방식이 동원된 것이다.
■ 미셸 오바마, 트럼프 직격 “리더십·안정감 대신 혼돈·분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잘못된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며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여사는 이날 밤 화상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마지막 연사로 나서 “우리가 백악관으로부터 어떤 리더십이나 위안 또는 안정감을 찾을 때마다 우리가 얻는 것은 혼돈과 분열, 완전한 공감 부족”일 뿐이라고 맹공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아래에선 미국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그(트럼프)가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충분한 시간을 가졌지만, 분명히 그에게는 힘에 벅차다”며 “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여사는 “만약 이 혼란을 끝낼 어떤 희망이 있다면 자신의 삶이 달린 것처럼 바이든에게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잘 안다며 “매우 품위 있는 사람”이며 “훌륭한 부통령이었다”고 치켜세웠다.
■ 샌더스 격정호소 “네로 로마 불탈때 바이올린, 트럼프는 골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우리 민주주의와 경제, 세상의 미래가 위태롭다. 우리는 힘을 합쳐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조 바이든은 우리를 전진시킬 것”이라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폭군의 대명사인 로마 황제 네로에게 빗대기도 했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지난 4월 중도하차한 ‘패장’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이날 연설에서 “이 나라의 현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이다.
실패의 대가는 너무 커서 상상할 수 없다”며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를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4년 전 전대 때 30분에 걸쳐 이어졌던 당시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지지연설보다 짧았지만 굵고 강렬했다.
그는 “우리는 100년만의 최악인 공중보건 위기,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붕괴,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 기후 변화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리고 이 모든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권위주의 길로 우리를 이끄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 적진 축제에 등장한 공화당 인사들
민주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하는 전당대회 첫날 ‘특별한 손님들’이 등장했다.
공화당 인사들이다. 적진이나 다름없는 민주당의 최대 축제에 거리낌 없이 얼굴을 내밀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 표명했다.
지난 대선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사전녹화 영상으로 등장, “나는 평생 공화당원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30년간 알았다면서 보통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이해하고 서로에게서 인류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의원을 지낸 수전 몰리나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아주 실망스럽고 최근에는 아주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2010년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했던 멕 휘트먼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도 “내게 선택은 간단하다. 나는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휘트먼은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 바 있다.
역시 공화당 소속으로 뉴저지 주지사였던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도 나와 “이건 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에 대한 문제”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에 동참했다.
이 밖에도 평생 공화당원이었다는 일반인들이 잇따라 영상에 등장,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에 동참하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민주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촉발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