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나타내는 음악인들을 우리는 흔히 신동이라고 부른다. 모차르트는 3살 때 이미 클라비어(피아노의 일종)를 연주했고 5살 때에는 작곡을 할 수 있었던 신동 중의 신동이었다. 신동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그 재능을 인정받은 경우는 드물지만 모차르트는 커서까지도 인기를 누렸던 몇 안 되는 신동 출신의 음악인이었다. 그에게는 연주 못지 않은 작곡의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연주인에게 어린 시절의 재능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저주로 통한다. 말그대로 신동의 인기를 평생동안 유지하는 경우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신동일때는 찬사를 보내다가도 나이를 먹은 뒤에는 그 찬사를 거두어 들인다. 상대적인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신동이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동의 탈을 일찌감치 벗어 던지고 새로운 경쟁을 시작해야 되는데 그것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점이 신동만의 아이러니다. 피아니스트의 경우는 클라우디오 아라우 등이 신동의 재능을 커서까지 만개시킨 드문 연주인으로 꼽히지만 반 클라이반의 경우는 20대의 인기를 유지하지 못해 만년을 저주받은 연주인으로 생을 마감한 경우였다.
기악과는 다르게 성악의 경우에는 신동의 여부에 별 가치를 두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변성기가 있기 때문이다. 성악가에게 어린 시절은 별 의미가 없다. 드물게 팝페라 가수나 팝송 가수들 중에 어린 시절의 인기를 유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마이클 잭슨, 재키 이방코(Jackie Evancho) 등이 그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특히 재키 이방코는 약관 10세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음악성을 과시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지금은 20세가 되어 조금 시들해졌지만 유튜브 등에 남긴 영상을 통해 지금까지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재키 이방코는 클래식 클로스 오버 싱어로 분리되는 가수로서 2010년 ‘아메리카 갓 탈랜트’에서 2위로 입상하며 유명해 졌다. 당시 그녀의 노래가 얼마나 선세이션을 일으켰냐 하면 천국(天國)을 체험하고 돌아왔다고 떠들던 아이반 터틀(크리스챤 라디오 사회자) 이 ‘천국에서 들은 천사들의 노래가 마치 재키 이방코의 음성과 비슷했다’고 증언한 바까지 있었다. 그의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데뷰 당시의 10세 소녀 이방코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이같은 증언이 과장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천사가 살아서 노래한다고 한들 과연 이방코의 노래보다 더 나을 수가 있을까? 그녀의 해맑은 모습, 마치 하늘에서 내려 온 듯 내면에서 우러나는 투명한 울림… 단순히 팝페라 가수의 노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영적인 위로를 주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요즘 긴 팬데믹으로 일상의 리듬이 망가지고 있다. 특히 교회, 사찰 등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의 영적인 메마름이 심화되고 있다. 물론 팬데믹이라고 해서 기도까지 단절되는, 그런 영적 불능상태로 빠져드는 것은 아닐 테지만 육체와 마찬가지로 영혼에도 위로가 필요한 때가 있다면 바로 요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한국의 일부 교회 및 수련원 등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연일 보도되어 영적인 피로를 쌓이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방역 수칙에 모범적인 교회들까지 비난의 화살 한가운데 서서 몸둘 바를 몰라하고 있다. 모두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과연 모이는 것만이 진정한 예배, 교회를 위하는 길일까?
신약 성서의 ‘주기도문’은 무엇을 기도해야하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 이름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에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 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가장 거룩한 기도란 남을 위한 기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기도야말로 어쩌면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하늘 나라의 임함… 이기적인 모습에서 멀어져야한다는 것을 주기도문은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팝페라 가수 Jackie Evancho의 ‘주기도문’을 듣고 있으면 왠지 사람들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되돌아오게 만들곤 한다. 그녀의 앳된 모습때문일까? 물론 이제는 사춘기를 지나 20세의 성년이 되어 버렸지만 데뷰하던 당시의 10세 소녀가 부른 아름다운 팝페라의 목소리는 전세계인들의 뇌리를 강타했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논란과 더러운 이기심을 종식시키기 위해 신이 내린 천사의 모습 같았다고나할까. 특히 ‘주기도문’은 그녀의 티없이 맑은 이미지와 더불어 하늘이 내린 목소리 재키 이방코의 모습을 대변해 주곤 했었는데 2010년도 ‘아메리카 갓 탈렌트’에서 2위로 입상했지만 당시 1위 입상자 마이클 그림의 모습을 거의 잊게 만든 압도적인 2위였다. 마이클 그림은 거의 잊혀지다 시피했지만 이방코 만큼은 그 후 한동안 전세계 음악인들의 영혼을 홀렸다. 특히 2010년의 데뷰 앨범 ‘오 홀리 나잇’은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며 첫 주에만 23만 장이 팔릴만큼 대형 히트를 기록했다. 데뷰 연도에 빌보드 탑 10에 오른 최연소 기록자이며 이후에도 ‘아베 마리아’, ‘The Music of the Night’, ‘내 순 도르마’ 등으로 전세계를 돌며 성량을 과시했고 조수미, 호세 카레라스 등과도 노래했다.
성곡 ‘주기도문’은 마태복음 6장의 기도문에 미국 작곡가 엘버트 헤이 맬롯이 곡을 붙였는데 이를 가스펠 가수 마할리아 잭슨이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특히 10세 소녀라고는 믿을 수 없는, 거장의 목소리를 들려준 이방코의 모습은 팝페라의 역사와 더불어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사료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 이름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우리의 모습이 남에게 상처를 주는… 그러한 모든 악에서 구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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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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