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인터뷰- 창립 20주년 맞이한 워싱턴성광교회 임용우 담임목사
▶ 30명서 시작, 1천여명 규모로 성장 55개국에 선교사 100명 직접 파송 투명한 재정·운영시스템 “모범적”
성광교회와 함께 목회를 시작한 임용우 담임목사는 “성광교회의 지난 20년은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증거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성광교회(담임목사 임용우)가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2001년 30명의 가정교회로 시작해 이제는 1천여명 규모로 성장한 성광교회는 세계 55개국에 100명의 선교사를 직접 파송하고 59명의 협력선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히 빛나리라’(다니엘12:3)는 말씀을 따라 세워진 성광(星光)교회는 “모든 평신도가 사역자가 되는 교회, 선교하는 교회, 차세대를 위한 교회, 제자 훈련하는 교회, 영적·육적 필요가 충족되는 교회”라는 5대 사역 비전을 갖고 출발해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성광교회와 함께 목회를 시작한 임용우 목사는 “어렵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기도하며 기다리다보면 반드시 응답해주셨다”며 “성광교회의 지난 20년은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증거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늦게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임 목사는 40대 후반에 ‘부르심’(Calling)을 받아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해 성광교회를 개척하고 어느덧 20년, 은퇴를 앞두고 있다. 버지니아 폴스처치에 위치한 성광교회에서 임 목사를 만나 지난 20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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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5일 창립 20주년 감사예배를 드린다. 20년만에 1천명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졌다. 순간순간 감사한 마음뿐이다.
2001년 30명의 가정교회로 시작된 성광교회는 늦은 나이에 목사안수를 받고 개척한 목회자로서의 첫 출발이었다. ‘선교하는 교회’라는 사명으로 시작된 만큼 설립 5년만에 단기선교를 나갔고 6년차에는 처음으로 선교사를 파송했다. 10년차에는 80명의 선교사를 파송했으며 이제 20주년을 맞아 100번째 선교사를 파송하게 됐다.
교단에서 파송하는 선교사가 60~70명인 것에 비하면 한 교회에서 1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 남들보다 늦게 목회자가 된 계기는?
▲ 1974년 이민 와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CPA로 회계법인을 운영하며 나름 성공적인 이민생활을 했다. 한국에서는 불교신자였지만 미국에 와서는 별다른 종교생활을 하지 않던 가운데 아내를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믿지도 않으면서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것은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교회에 앉아있기를 10년, 이제 더 이상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며 목사님을 찾아갔다. 그러자 목사님은 “지난 10년간의 시간이 아깝지 않느냐, 열흘간만 기도하며 응답을 기다려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열흘간의 새벽기도 끝에 부르심(calling)을 받았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의심할 수 없이 분명한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다. 그렇게 목회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 개척교회가 교회건물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지금의 교회건물은 어떻게 마련했나?
▲ 지금 생각해봐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알링턴에 위치한 미국 교회를 렌트했으나 교회 사정으로 급하게 다른 장소를 알아보게 됐다. 2002년 부동산 시세에 비추어 당시 교회 재정으로 구입할 수 있는 건물은 없었다.
그러다 미국교회였던 지금의 성광교회를 찾아가 임대를 문의하던 가운데 건물 구입을 제안 받게 됐으며 그들이 제시한 350만 달러보다 터무니없이 싼 100만 달러에 구입하게 됐다. 예배장소를 찾는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통했는지 그들은 선뜻 교회건물을 내주었으며 구입자금의 일부를 대출해주기도 했다. 그들이 우리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이제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게 그대로 해주어야 할 것이다.
- 한인교회는 물론 한국에서도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다.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 문제는 어디에나 있으며 교회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대안은 하나님, 교회일 수밖에 없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며 또는 믿는 사람들의 삶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예수 믿는 사람들의 파렴치한 행동을 보게 되더라도 하나님이 여기 계신데 어찌 교회를 떠날 수 있겠는가. 믿는 사람들의 삶의 바뀌어야 한다. 유일한 대안인 하나님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 그러나 현실에서는 교회의 세습문제나 재정비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 교회에 재물을 쌓아두면 문제가 생긴다. 특히 대형교회들의 세습은 기득권의 대물림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반면 가난한 시골교회나 선교사의 세습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목표가 분명하지 못하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 많은 한인교회들이 내분으로 갈라지고 시험받고 있다. 성광교회는 어떠한가?
▲ 목표가 분명했던 만큼 별다른 어려움 없이 20년을 맞이했다. 예외 없이 원칙대로 교회를 운영하다보면 모두가 동의하는 합의에 이르게 되고 결정이 힘들 때는 기도하며 기다렸다.
때로는 “목사님이 알아서 하세요”라는 분들도 계시지만 담임목사도 예외는 없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운영하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피할 수 있다.
다른 교회에서 오신 분들이 성광교회 실행위원회나 재직위원회의 회의모습을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처음부터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투명한 재정공개, 운영 시스템 등을 구축해 놓으면 실무진이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성광교회는 매년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를 받고 교회 재정은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있다.
- 눈에 보이는 선교사 파송뿐만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지역선교도 교회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 성광교회는 매년 300만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 이상을 선교와 구제에 사용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년 남은 예산의 10%만 이월하고 나머지는 모두 지역사회를 위해 쓰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10년간 지역 한인단체와 기관에 총 20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 한인교회가 1세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교회를 떠나는 2세들에 대한 문제도 적지 않다.
▲ 해외선교와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녀선교다. 이를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교회에 대한 비난도 자녀들 앞에서는 자제해 달라. 부정적인 모습이 아닌 기도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자녀선교다. 이를 보고 자란 자녀들이 대를 이어 교회에 나오는 ‘믿음의 가문, 행복 명가’를 기대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코로나19로 연기된 세계선교대회가 내년에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 각국에 파송된 100명의 선교사를 모두 초청해 그들의 격려하고 성도에게도 도전의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성광교회의 20년을 돌아보는 책(가제: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 성광교회 이야기)도 출간할 예정이다. 원고는 거의 마무리됐으며 조만간 편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성광교회와 20년을 함께 하다보니 어느덧 내년이면 70살이다. 아직 은퇴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광교회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교회에 부담이 되지 않게 자연스럽게 은퇴할 수 있길 바라며 은퇴 후에는 여러 선교지를 돌며 목회자로서 충실히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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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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