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시작된 코비드19가 일년 반이 훌쩍 넘은 오늘날까지 종식되지 못 하고, 오히려 여러 변이 바이러스가 활개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망자가 나왔던 작년 락다운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대규모 야외 및 친목 활동이 조금은 제한적이고, 이런 상황이 내년 초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사람들은 이내 늘어난 실내에서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고 시도하기 시작했고, 바깥 활동을 매우 좋아하던 나도 작년 락다운을 거치며 후천적 ‘집순이’가 되었다. 그런 후천적 집순이가 시도해보았고 성공적이었던 취미생활 몇 가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온라인 북클럽.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일년에 소설책 한 권을 읽을까 말까 한 적도 있었다. 락다운이 시작되고 나서, 한인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북클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주말 오전 정해진 시간에 화상회의에 참여하여 두 시간 동안 독서하고, 이후 한 시간 동안 각자 읽은 책에 대해 간단한 요약과 감상평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자칫 늘어질 수 있는 주말 오전을 알차게 보냈다는 자기만족감 뿐만 아니라, 익숙한 공간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 자체가 좋았다. 또한 비록 화상으로 만난 랜선 지인들이지만 각자의 삶이 녹아있는 감상평을 들으며 “이 사람은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 하며 나의 식견을 넓힐 수 있어 좋았다.
두번째, 반려식물 키우기. 락다운이 시작되고 유기견 유기묘들을 입양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의 경우 털알러지가 있는데다가, 외롭다는 이유로 살아있는 생명체를 덜컥 입양했다가 제대로 책임지지 못 하는 경우를 방지하고 싶어서 반려동물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런 경우 반려식물이 훌륭한 대체가 될 수 있다.
반려동물만큼은 아닐지라도, 나의 경우 반려식물을 가꾸며 상당한 정신적 위로를 받기도 했다. 화분을 두어 개 가져다 놓음으로써 집안 분위기가 화사해질 뿐만 아니라, 때때마다 물 주고 잘 크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머리 아픈 일들을 순간 잊기도 했고, 특히 새로운 이파리가 돋아나고 꽃 봉오리가 맺히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세번째, 피트니스 유튜버 영상 보며 운동하기. 지금은 동네 피트니스가 열긴 했으나 혹시모를 감염 걱정에, 아직까지도 나는 혼자 산책을 가거나 집에서 운동하는 것을 선호한다. 요즘 유튜브에는 유명 피트니스 강사들의 홈트레이닝 영상들이 다양하게 올라와 있다. 멤버십을 끊지 않아도 내 집에서 요가 매트 하나 깔아두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운동할 수 있어서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네번째, 명상하기.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이 말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안에 혼자 고요히 앉아 있지 못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 (All men’s miseries derive from not being able to sit in a quiet room alone).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소속감에서 오는 안정감을 추구하지만, 이것이 과한 경우 타인에게 의존적 성향을 띄게 될 수도 있다. 대화 중독, 관계 중독, 소셜미디어 중독과 같은 현상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비단 코비드19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우리는 종종 번뇌에 빠지기도 하고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일주일 한번, 한달에 한번이라도, 자기 자신과 주변에 대해서 성찰해보고, 자신의 어지러운 감정과 생각을 마주해보고, 혼자 생각하고 일어설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를 키우는 것이 정말 중요한 요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명한 취미생활을 통해 우리 모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더 아껴주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동력을 얻을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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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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