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한상은 목사, LA 폭동나자 한, 흑교회협 결성 활동
▶ 20여년간 인종갈등 해소 큰 역할, 통일에도 높은 관심
캐스트로밸리 섬기는교회에서 지난 2014년 5월 18일 한흑예배에 앞서 두 민족 목회자들이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한상은 목사, 클라런스 존슨 목사, 이재석 목사
고 한상은 목사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의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간 화해와 일치에 앞장섰던 한상은 목사<사진>가 지난 15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 한상은 목사는 1992년 4월29일 LA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자 이 여파가 북가주지역 한인사회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크게 우려했다. 당시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한인마켓은 흑인들의 상점 침입 난동에 대비, 유리창문을 합판으로 막는 등 언제 위험이 닥쳐올지 몰라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당시 버클리한인연합감리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한상은 목사는 두 민족간에 화해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베이지역의 한인과 흑인 교회 지도자들 사이의 가교 역할에 나섰다. 그래서 오클랜드지역 프랭크 잭슨 목사와 다이안 모펫 목사 등 흑인교회 지도자와 손잡고 한·흑교회협의회(African American and Korean American Fellowship of Churches)를 조직했다. 이와같이 출범을 본 한흑교협은 한상은 목사를 중심으로 위성교 목사, 이동진 목사, 권혁인 목사, 신태환 목사, 이재석 목사, 고 성수남 목사 등 이스트베이 한인교회협의회 목회자와 연대하여 20여년간 인종갈등 해소를 위해 활동했다. 그래서 두 인종간의 교류와 연합을 위해 연합예배와 기도모임을 갖고 두 공동체간 화해와 일치를 다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LA 폭동으로 촉발된 긴장 분위기를 완화시키고 인종의 벽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되기 위해 힘썼다.
충남 보령 출신의 한상은 목사는 두 민족간 이해의 폭을 높이기위해 2010년에는 흑인 목회자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었다. 한상은 목사의 한흑 커뮤니티간 화해를 위한 노력은 한국정부도 공로를 인정하여 지난 2011년에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그리고 2002년 12월 8일 알렌 템플침례교회에서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는 하나다”는 주제로 열린 제10회 한·흑 연합예배에서는 한상은 목사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며 그의 활동을 격려했다. 이날 알프레드 스미스 목사는 “LA 폭동이 일어난 후 한인 커뮤니티 목회자들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10년째 양 커뮤니티간 하나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 평화는 힘이 아닌 사랑으로만 가능하다”면서 한상은 목사의 인종간 화합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국의 한신대학교를 졸업후 시카고의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사회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상은 목사는 한반도 통일 문제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 목사는 UC버클리 한국평화통일 심포지엄준비위원회가 지난 91년부터 5년동안 개최해온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또 당시에 참여했던 북한 대표들을 교회로 초청하여 함께 예배드린 후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상은 목사는 ‘한국전쟁의 유산’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항상 한국의 통일에 대해 생각하며 기도 제목이 한국의 통일과 평화, 화해”라고 말한 바 있다.
고 한상은 목사는 1986년 버클리한인연합감리교회를 개척하여 17년간 목회를 한 후 2003년에 은퇴했다. 한상은 목사에 이어 2005년부터 동 교회에서 3대 담임 목회를 한 권혁인 목사(현재 산타클라라 연합감리교회 담임)는 “한상은 목사는 LA지역에서 촉발된 한흑 갈등의 후유증을 치유하고, 두 민족 간에 화해의 공간을 모색하기 위해 베이지역의 한인과 흑인 교회 지도자들 사이의 가교 역할과 한흑교회협의회를 조직하여 오랜 시간 인종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역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 한상은 목사는 매우 개방적이고 협조적이며 겸손한 자세로 성도들과 젊은 후배들에게 늘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한상은 목사의 부친은 장로교 목회자로 이스트베이 노인선교회를 창립하여 시니어 사역을 위해 힘썼던 고 한선수 목사이다.
열린교회(버클리연합감리교회가 이름 변경)의 김규현 담임 목사는 유가족과 이야기한 결과 “한 목사님이 가족들과 조용히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다는 유언을 남겨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고 한상은 목사 장례에 대한 사항은 김규현 목사에게 문의(510-990-4889)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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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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