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일곱 살 꼬마는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 방과후와 토요일 한국학교 마친 후에 주짓수를 배우러 간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맨손에 맨발로 하는 격투기로 관절기나 조르기, 누르기 등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호신술 스포츠이다. 하얀 도복의 벨트 끝이 흰색, 파란색, 보라색으로 승급이 올라갈 때마다 신이 나 하더니 일곱 살 생일파티도 친구 30여명과 함께 주짓수 수련장에서 했다.
토요일 오후에는 농구도 배우러 간다.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기 전에는 테니스를 배우러 간다. 네 살부터 지금까지 여름방학마다 앨리폰드팍 어린이축구교실과 수영과 댄스 스포츠 학원을 다닌 아이는 작년에는 아이젠하워 팍 골프학교에서 레슨도 받았다.
다행인 점은 테니스, 농구, 골프, 댄스 모두 잘하고 좋아한다는 것이다. 특히 골프는 뉴하이드 팍 골프 연습장에서 혼자 공 300여개를 계속 쳐서 오른손가락이 까지자 일회용 밴드를 부치고도 계속 하겠다고 했었다.
조용하고 신중하던 아이의 성격은 각종 스포츠를 배우고 즐기면서 명랑하고 적극적이고 친구를 비롯 모든 이들과 소통관계가 좋아졌다. 사회성이 길러진 것이다. 1.5세, 2세 40대 부모가 스포츠 종목에 따라 롱아일랜드와 퀸즈 일대를 누비고 다닌다. 맞벌이 틈틈이 시간을 내어 아이를 데려가고 데려오는데 레슨비가 각 종목당 시간당 25~30달러, 한 달 200달러, 3개월 500달러는 보통이다.
아이의 일주일을 지켜보면서 유소년과 청소년들에게 여러 종목을 한 장소에서 배울 수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전한 체육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한인들이 스포츠를 좋아하다보니 뉴욕대한체육회에 20개 가맹단체가 있고 한인체육인은 1만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조기축구단만 20개가 있으며 골프, 축구, 테니스, 탁구를 즐기는 한인들이 많다, 골프시합, 야구시합, 테니스대회, 탁구대회 등도 연중내내 열린다.
뉴욕대한체육회는 2년에 한번 열리는 미주체전을 준비하면서 한인유소년농구대회, 봉황기 축구대회, 골프대회 등 각종 체육행사들을 주최 주관 후원해 왔다.
한편 오는 6월23~25일까지 3일동안 뉴욕 롱아일랜드 베테런스 메모리얼 콜리세움, 아이젠하워팍 스포츠 센터 등에서 제22회 전미주체육대회가 열린다.
LA, 시카고,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30여개 지역에서 온 4,000명의 한인들이 한자리에서 스포츠를 통한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자리이다. 그런데 뉴욕전미체전 불과 한 달을 앞두고도 스포츠 열기가 좀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초부터 촉발된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가 파행을 거듭해 오면서 한인사회의 모든 화제를 독점해버렸다. 보통 때 같으면 뉴욕에서 40년 만에 열리는 전미체전을 앞두고 테니스, 수영, 축구, 탁구, 씨름, 골프 등 각 종목 최종선수선발전 소식 등이 연일 언론에 팡팡 등장했을 것이다.
체전최초 미대륙횡단성화봉송, 대회 백서 출간, 체전최초 참가선수단 대회참가비 면제, 항공을 이용하는 참가선수단에 렌트카 비용 지원 등등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으나 관심이 적다보니 재정적 어려움도 크다고 한다.
특히 뉴욕한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이나 마트, 대형교회들의 관심과 후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인1.5세, 2세들이 헤지펀드, 투자은행, 사모펀드, 자산운용사에서 활동하며 크게 성공한 이들이 다수 있다. 코리안 아메리칸에의 편견과 차별, 모호한 정체성에 대해 잘 아는 이들이 자라나는 차세대 한인들을 위해 통 큰 기부를 하기 바란다.
한인들도 오는 6월중순에 열리는 뉴욕전미체전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녀들과 함께 가보자. 자긍심을 일깨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며 한인사회 참여에 관심을 갖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종목의 경기를 보면서 다함께 “화이팅!”을 외쳐보자. 투지와 긴장감을 느끼고 ‘나도 이기고 싶다’는 도전의식은 자신도 더욱 열심히 연습하여 나날이 실력이 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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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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