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듀크대 허먼 폰처 박사의 문답풀이
▶ “운동을 하면 더 많은 에너지 소모되지만 결국 신체 스스로 총칼로리 소모량을 조정…운동은 염증·스트레스 반응 줄이는 효과”
듀크 대학교의 진화 인류학자이자 신진대사 과학에 관한 2021년 저서 ‘번(Burn)’의 저자인 허먼 폰처 박사는 지난 2012년 탄자니아의 현대 수렵채집 부족인 하자(Hadza) 부족민들의 신진대사를 연구했다. 당시 폰처 박사는 그들이 마치 화로처럼 칼로리를 태우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들은 하루 종일 걷고, 뛰고, 끌고, 들며 거의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폰처 박사와 동료들이 신체 크기를 기준으로 조정한 하자 부족민들의 하루 평균 에너지 소비량을 미국의 일반적인 사무직 근로자와 비교했을 때, 총량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폰처 박사는 “그건 예상 밖이었다”고 말했다.
그 연구 결과는 너무 놀라워서 그는 ‘제한된 총 에너지 소비 모델’이라 불리는, 우리가 칼로리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우리가 특히 활동적일 경우, 신체와 뇌가 일부 생물학적 작용을 늦추거나 중단함으로써 칼로리 소비량을 좁은 범위 내에서 재조정하여 총칼로리 소비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제안을 담았다. 폰처 박사는 “우리는 정말 활동적인 사람들, 예를 들어 미국 전역을 달리는 사람들을 연구했다”며 “실제로 그들이 소모하는 칼로리 양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운동이 건강에는 좋지만 체중 감량 효과는 거의 없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견은 최근 몇 년간 폰처 박사와 그의 동료들이 우리의 신진대사에 대한 고정된 생각들을 뒤집으며 얻은 많은 발견 중 하나일 뿐이다. 이제 연말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칼로리와 체중 조절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폰처 박사와 우리의 신진대사에 대한 최신 과학적 사실들, 운동이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 남녀 간의 차이, 그리고 신진대사를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그가 왜 추수감사절을 가장 인간적인 명절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빠르게 예/아니오로 대답하는 질문부터 시작하겠다. 남성의 신진대사가 여성보다 빠른가.
▲아니다.
-중년이 되면 신진대사가 느려지나
▲아니다.
-운동을 더 많이 하면 더 많은 칼로리를 태우게 되나
▲아니다,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더 기본적인 질문을 해보자. 신진대사란 무엇인가
▲신진대사는 우리 몸의 37조 개 모든 세포가 매일 하는 모든 일을 말한다. 이 일을 측정하는 단위가 바로 필요한 에너지량이다. 그래서 신진대사를 칼로리로 측정하는데, 칼로리는 에너지의 측정 단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춘기를 겪을 때 신진대사가 가장 빠르고, 중년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느려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성의 신진대사가 여성보다 빠르다고도 믿는.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닌가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하루에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태우는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은 바로 얼마나 많은 세포가 일을 하고 있는가이다. 체격이 큰 사람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 세포의 종류도 중요하다. 지방 세포는 약간의 에너지만 태울 뿐, 그렇게 많이 소모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성과 여성을 비교할 때, 남성이 여성을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이유는 남성이 보통 약간 더 크고 지방이 더 적기 때문이다. 같은 체격과 같은 지방 비율을 가진 남성과 여성을 비교한다면, 하루 에너지 소비량은 정확히 같을 것이다.
-그럼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칼로리를 태우나
▲그렇다. 일생 중 가장 많은 총 칼로리를 태우는 시점은 아마 청소년기 후반일 것이다. 하지만 체중 대비로 보면, 3살에서 4살 어린아이만큼 칼로리를 태우는 사람은 없다. 이들의 신진대사는 성장과 발달 과정에서 세포들이 수행하는 엄청난 작업량 덕분에 정말 활활 타오르는 수준이다. 하지만 체구가 작기 때문에 총 칼로리는 여전히 꽤 적다.
-그렇다면 중년에 접어들면서 신진대사가 많이 느려지나? 확실히 그렇게 느껴지는데
▲나는 40대 후반인데, 분명히 20대 때 먹을 때와는 음식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느낀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20대부터 50대, 그 이상까지 수천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측정해 봤다. 그런데 이 범위 내에서는 체격을 조정하고 나면 신진대사율에서 차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만 60세 이후부터는 약간의 둔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중년에 체중이 늘어난다.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걸 탓할 수 없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칼로리 소비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면, 섭취하는 에너지 측면의 문제일 것이다. 왜 그런 변화가 생길까? 한 가지 이유는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갖기 쉬워진다. 사람들이 실제로 체중이 늘어나는 방식을 보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우리는 보통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몇 파운드 찌고, 새해 결심으로 그걸 뺀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을 늘리는 데는 더 익숙해지고, 빼는 데는 그만큼 덜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 운동은 어디에 해당하나? 나는 달리기를 하는데, 많이 뛸수록 칼로리를 더 태우고 체중을 더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런데 아니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늘 운동을 하면 오늘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하지만 생활방식을 크게 바꿔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새로운 일상이 되면, 신체가 조정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지 않게 된다. 기본적으로 운동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면, 몸이 다른 일에 쓰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다. 신체가 조정하는 과정, 예를 들어 염증과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는 것도 운동이 우리 건강에 좋은 큰 이유일 수 있다.
-특정 약이나 음식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할 수 있나
▲아니다, 먹는 것으로 신진대사를 촉진할 방법은 없다. 고탄수화물, 저탄수화물, 저지방, 고단백 식단을 해도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
-그렇다면 깊이 생각하는 것은 더 많은 칼로리를 태울 수 있지 않나
▲추수감사절 식탁에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디저트의 칼로리를 태운다거나 체스 전략을 논의하면 체중이 줄어든다면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뇌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뇌는 매일 3마일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약 300킬로칼로리 정도다. 하지만 그건 깊이 생각하든 멍하니 있든 동일하다.
-많은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에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신진대사가 증가해서 추가 칼로리를 태우는 데 도움이 될까
▲음식을 씹고 소화하고 세포에서 처리하는 데 드는 에너지 덕분에 섭취한 칼로리의 약 10%를 소모한다. 하지만 그건 미미한 수준이다. 현실적으로 추수감사절에 체중 증가를 피하려면 적게 먹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제가 인류학자로서 추수감사절의 진정으로 놀라운 점을 이야기하겠다. 바로 우리가 음식을 나누는 행동이다. 이건 정말 독특한 일이다.
-어떻게 독특하다는 건가
▲다른 유인원은 우리처럼 음식을 나누지 않는다. 자연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그렇게 한. 그리고 특별한 순간을 축하할 때마다 음식을 나누는 방식으로 기념한다. 그래서 추수감사절은 제 생각에 궁극적인 인간 진화의 축제다. 사냥한 고기가 있고, 채집한 식물이 있고, 대화가 오가고, 도구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 풍요를 확장된 가족, 친구, 혈연 집단과 나눈다. 인간의 진화를 이처럼 잘 보여주는 축제가 또 있을까? 물론 건강적인 측면을 의식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 음식은 사회적 유대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특히 추수감사절에는. 하루 정도는 칼로리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그런 측면에 집중해보라. 파이를 그냥 즐겨도 괜찮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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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tchen Reyno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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