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가 전년 대비 12조 원 가까이 덜 걷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업실적이 부진했던 데 더해, 고금리 여파로 중소기업 중간예납도 저조해 법인세 타격이 커진 영향이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10월 국세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국세수입은 38조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000억 원(0.8%)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계로 보면 전년 대비 11조7,000억 원(3.8%) 적은 293조6,000억 원이 걷혔다.

지난달 부가가치세는 19조7,000억 원 들어와 전년에 비해 4,000억 원 늘었다. 3분기 민간소비가 조금 회복된 덕분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중간예납 분납세액이 줄면서 법인세는 5,000억 원 적은 3조7,000억 원에 그쳤다. 중간예납은 세수결손 보완대책으로 거론돼 왔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출 이자율이 가산세율보다 높다보니 상황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받아 법인세를 납부하기보단 세금 체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양도소득세 감소에 소득세(9조1,000억 원)에서 2,000억 원 덜 걷힌 것도 지난달 국세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상속증여세(1조1,000억 원)는 2,000억 원 늘고, 증권거래세(3,000억 원)는 주식 거래 감소와 세율까지 인하 여파로 2,000억 원 줄었다. 그외 세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가 올해 예산안에서 목표한 세금이 얼마나 걷혔는지를 보여주는 세수 진도율은 지난달까지 79.9%다.

사상 최대 세수결손을 기록한 지난해(76.2%)보다는 3.7%포인트 높은데,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 평균(89%) 대비해선 9.1%포인트 낮다. 법인세가 가장 큰 구멍이다. 총 58조2,000억 원으로 17조9,000억 원(23.5%)이 적게 걷혔다.

다만 4분기 부가세 실적 개선이 세수결손을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10월 신고한 것을 보면 11, 12월 부가세 수입이 2조 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9월 반도체 기업 설비투자가 늘면서 발생한 6,000억~7,000억 원 상당의 예상치 못한 환급액을 만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