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에게 듣는다 - 새해 경제·부동산 시장 전망
2025년 을사년 새해. 우리 모두의 삶과 관계된 필연적인 질문이 있다. 미국 경제는 과연 희망과 성장을 상징하는 푸른 뱀처럼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 미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란 변수를 맞이하며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공약인 관세 장벽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한편 국내총생산(GDP)에 하방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리쇼어링을 가속화하고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 전 세계에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지난 9월 ‘빅컷’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지속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하고 있어 수요가 진작되고 그동안 냉랭하게 얼어붙었던 주택 거래심리도 녹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가 경제뿐 아니라 개인의 생활 경제, 부동산 거래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들의 혜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경제학자
“무역전쟁 GDP 영향 미미…S&P500 6,500까지↑전망”
새 정부의 무역 정책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세와 규제완화 그리고 기업들을 이끄는 ‘애니멀 스피릿’(Animal spirit)이 경기하강 효과를 크게 상쇄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2025년 경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일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규제완화와 감세, 기업의 혁신 등의 긍정적 여건이 미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란 진단이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는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GDP 성장률이 계속해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미국이 2.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0.8% 성장이 예상되는 유로존의 증가율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속도로 상승했던 인플레이션이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성장의 긍정적인 변수로 꼽았다.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해 있다”며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2025년 말까지 2.4%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골드만삭스의 이전 전망치인 2.0% 보다 높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금융여건을 완화함으로써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화되는 무역전쟁은 미국 경제에 생채기를 낼 수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무역전쟁의 강도와 기간이 될 전망이다. 하치우스는 “전면적인 대규모 관세는 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예상보다 큰 규모의 관세가 시행될 경우 2026년 평균 1%포인트의 성장률 순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무역정책으로 인한 경제적인 후폭풍은 미국보다는 미국 밖에서 더욱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기업가 정신과 노동 생산성이 미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2019년 이후 연간 1.7%씩 성장했다. 같은 기간 0.2%를 기록한 유로존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이 같은 호재를 등에 업고 2025년도에도 S&P500 주식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월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기업 수익 증가에 힘입어 S&P500 지수가 2025년 말까지 6,500에 도달할 것으로 동시에 전망한 바 있다.
멜라니 바커 가주부동산협회 회장
“주택가격 4.6% 상승 예상…첫 구매자 시장 진입 활발”
“주택 재고를 늘릴 수 있는 더 유리한 금리 환경은 2025년에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두 시장으로 돌아오도록 장려할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중개인협회(CAR)은 모기지 금리의 하락과 일부 주택 매물 공급 등에 따라 2025년 주택 거래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5년 단독주택 판매는 무려 10.5% 증가하고, 중간 주택 평균가격은 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멜라니 바커 CAR 회장은 “기준 금리인하에 따른 차입 비용 감소와 함께 판매용 주택의 공급 증가는 2025년에 더 많은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가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금리로 한해를 시작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특히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동안 모기지 금리를 ‘락인’(lock-in) 해놨던 기존 주택 판매자들은 모기지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만큼 자신의 필요에 더 잘 맞는 주택을 추구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바커 회장은 진단했다.
CAR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캘리포니아에서 단독주택 판매는 30만4,400채로 2024년 전망치인 27만5,400채보다 10.5%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에 숨통이 트이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주택 가격 상승률도 소폭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중간 주택 평균 가격은 90만9,400달러로 전년(86만9,500달러) 대비 4.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중간 주택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무려 6.8%가 껑충 뛴 바 있다.
다만 2025년 캘리포니아의 일자리 환경은 다소 경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CAR는 2025년 캘리포니아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율이 1.1%로, 전년(1.5%)에 비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실업률 역시 2024년 5.4%에서 2025년 5.6%로 0.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CAR는 2025년 인플레이션이 더욱 완화될 것으로 점쳤다. CAR는 2025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으로 전년(2.9%)보다 0.9%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 거래의 벤치마크가 되는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도 2024년 6.6%에서 2025년 5.9%로 0.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바커 회장은 “향후 18개월 동안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고 락인 효과가 더욱 완화되며 더욱 많은 주택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그동안 이사를 미뤄온 주택 소유자와 시장 반등을 기다려온 투자자들은 주택 가격 상승 추세를 판매 기회로 보고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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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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