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기·여객선 결항, 눈길 사고 속출…동해안 ‘태풍급 강풍’ 악천후
▶ 충청·전라 많은 곳 15㎝ 이상 눈…전북도, 비상 단계 최고인 ‘3단계’
설 연휴 나흘째인 28일(이하 한국시간) 전국이 이틀에 걸친 폭설에 갇혔다.
눈길 교통사고와 고립 신고가 속출했고, 항공기와 여객선 무더기 결항 사태가 빚어지면서 이용객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동해안은 시속 123㎞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이 몰아쳐 정전 등 피해도 속출했다.
설 연휴를 맞아 모처럼 고향길로 향하는 귀성객은 악천후 속에 그저 가슴을 졸이며 발만 동동 굴렀다.
27일 0시부터 이날 오후 8시 현재까지 최심신적설(특정한 기간에 새로 내린 눈이 가장 깊에 쌓였을 때의 높이)은 제주 한라산 사제비 67.2㎝, 충북 진천 45.2㎝, 횡성 안흥 35.2㎝, 경북 봉화 석포 30.8㎝, 경기 안성 26.6㎝, 서울 관악 16㎝ 등이다.
기상청은 오는 29일까지 충청과 전라권에는 많은 곳 15㎝ 이상, 제주 산간 5∼15㎝,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1∼5㎝의 눈이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 전국서 '꽝·꽝' 눈길 사고 속출…축사와 비닐하우스도 힘없이 '와르르'
전날부터 이어진 폭설로 용인경전철의 양방향 운행이 이날 오전 8시 36분부터 중단됐다가 2시간 30여분 만인 오전 11시 10분께 재개됐다.
용인에는 20㎝ 안팎의 눈이 내린 가운데 경전철 운행 중단으로 이용객들이 한때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눈길 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 43분께 전북 김제시 금구면 호남고속도로 김제나들목 부근에서 관광버스가 화물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기사 등 6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이다.
낮 12시 24분께 춘천시 동산면 원창리 금병산 등산로 입구 마을 도로를 제설작업 중이던 트랙터가 넘어지면서 운전자 김모(38) 씨가 허리를 다쳤다.
앞서 오전 8시 39분께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서울 방향으로 가던 고속버스가 갓길 보호벽을 들이받고서 멈춰 선 것을 뒤따르던 SUV 승용차가 추돌하는 2차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고속버스 탑승객 15명 중 8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7시 32분께 충남 서산시 지곡면 환성리 일대 도로에서 대기업 2곳의 통근버스 차량 9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 버스 운전자와 승객 등 48명이 다쳤다.
같은 날 낮 12시 51분께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천안IC∼천안 분기점(JC) 구간에서 승용차와 고속버스 2대가 잇따라 추돌, 버스 승객 등 35명이 부상했다.
강원 원주에서는 전날 오전 11시 20분께 가현동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원주IC 인근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나 9명이 다쳤고, 같은 날 오후 9시 9분께 정선군 사북읍에서 BMW 승용차 등 차량 5대가 눈길에 고립됐다가 40분여 만에 구조됐다.
이밖에 충남 논산과 청양, 당진, 아산, 전북 완주에서 각각 축사 1개 동이 무너졌고, 경기 양평에서는 비닐하우스 4개 동이 내려앉았다.
◇ 하늘길·바닷길 '무더기 결항'…귀성객 발 묶이고 이용객 불편
전국의 산간 도로와 항로, 항공편도 폭설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귀성객과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 산간의 누적 적설량이 130㎝에 육박하는 가운데 산간 도로의 차량 운행은 전면 통제 중이다.
전남 구례 노고단, 진도 두목재, 화순 돗재와 삭재, 목포 다부재 등 전남 고갯길 5개 구간의 차량 통행도 막혀있다. 이밖에 충남 4곳 등 23곳에서 차량 운행이 중단됐다.
전북 군산∼선유도 등 5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멈췄고 어선 3천65척이 대피했다.
전남도 도서 지역을 오가는 43개 항로 여객선 59척의 운항이 중단돼 귀성객의 발을 묶었다.
인천 역시 이틀째 14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돼 설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가려는 섬 귀성객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앞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하루에만 4천500명이 연안여객선을 타고 인천과 섬을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기 무더기 결항으로 하늘길 수송 계획도 틀어졌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항공기 41편과 여객선 70개 항로·91척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 시속 123㎞ 태풍급 강풍 몰아친 동해안…강풍 피해 속출
최대순간풍속이 태풍급에 맞먹는 강한 바람이 거세게 분 강원 동해안은 정전 등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11시 32분께 동해시 천곡동 감추사 인근 해안도로에서 현수막이 변압기에 감겼다. 이로 인해 변압기가 파손돼 이 일대 1천290여가구가 일시 정전됐다.
오전 11시 19분께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에서는 바람이 불어 날아는 물건이 전선을 덮쳐 이 일대 50여가구의 전기공급이 4시간 20분가량 끊겼다.
동해안 6개 시군에서는 가로수나 입간판이 쓰러지거나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의 강풍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최대순간풍속은 미시령 123.1㎞/h, 설악산 99㎞/h, 정선 사북 88.6㎞/h, 삼척 신기 78.8㎞/h, 대관령 76.3㎞/h, 동해 97.9㎞/h, 강릉 주문진 87.5㎞/h, 속초 81.7㎞/h 등을 기록했다.
◇ 국립공원 탐방로 527개 구간 통제…전국 지자체 '제설' 총력
폭설로 북한산·무등산·지리산 등 20개 국립공원·526개 구간의 출입이 통제됐다.
한라산 탐방로도 출입이 통제됐으며, 설악산 등 강원권 국립공원도 이틀째 전면 통제 중이다.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는 제설 장비와 인력, 제설제 등 가용 자원을 모두 투입해 제설작업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전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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