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가 반등세를 보인 반면 전통적 우량주는 약세 전환해 혼조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에 본격 시동이 걸리자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며 모처럼 동반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장중에 다시 불거진 트럼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을 흔들었다.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88.04포인트(0.43%) 내린 43,433.1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81포인트(0.01%) 높은 5,956.0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8.88포인트(0.26%) 오른 19,075.26을 각각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에서 하락 전환했다.
반면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상승폭이 크지는 않지만, 5거래일 연속 하락은 모면했다.
이날 시장은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이 기저를 형성한 가운데 트럼프 감세 정책에 웃다가 관세 불확실성에 우는 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 하원은 전날 밤, 대규모 감세·지출 삭감·부채 한도 증액을 골자로 한 예산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217대 215로 가결했다. 이번 결의안은 올해 말이면 만료되는 트럼프 1기 감세법(TCJA)의 효력을 연장·확대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감세는 개인 소득세와 기업 법인세에 모두 해당한다. 소비 여력과 투자를 모두 확대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첫 내각회의에서 유럽연합(EU)산(産)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계획을 확인하고 "곧 구체적인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캐나다·멕시코 대상 관세 부과 조치를 오는 4월 2일 발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공표하고 '한 달 유예' 결정을 내렸으나 발효 시점을 한 달 더 늦춘 셈이다.
경제매체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 상황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고조시켰다"고 평했다.
이후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가 기술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반등 기회를 잡았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후 자체 회계연도 2025년 4분기(11월~1월) 실적과 2026년 1분기(2월~4월) 실적 전망을 공개한다. 중국의 저비용·고효율 AI 딥시크 출현 이후 처음 내놓는 실적 보고서다. 엔비디아가 AI 관련주 거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다독이고 탄탄한 장기 전망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 개장 전까지 8% 이상 하락했고, 지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이날 3.67% 반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 유럽시장 판매 부진의 여파가 더해져 8.39% 급락한 데 이어 이날 3.96% 더 떨어졌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전날,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조달러선이 붕괴한 후 이날 9천350억달러선까지 내려왔다.
아마존은 생성형 AI가 탑재된 '알렉사 플러스'를 공개했으나 주가는 0.73% 오르는 데 그쳤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2천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2.46%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0.46%)·아마존·메타는 오르고 애플(2.70%)·구글 모기업 알파벳(1.53%)·테슬라는 하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전날 장 마감 후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작년 재무보고서를 제출하고 주가가 12.23% 급등했다. 'AI 수혜주'로 승승장구하다 공매도 전문 투자사의 공개 저격을 받고 추락했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연장된 마감 시한인 전날, 해당 보고서들을 SEC에 제출함에 따라 나스닥 상장 폐지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해 S&P500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AI 방산주' 팔란티어는 5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딛고 1.69% 반등했다.
앱 기반의 미국 최대 온라인 식료품 구매·배송 대행업체 인스타카트는 시장예상에 미달한 작년 4분기 실적과 현 분기 실적 전망의 여파로 주가가 12.26% 내려앉았다.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터스(GM)는 6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방침과 배당금 25% 인상 계획을 밝혀 주가가 3.75% 이상 올랐다.
미국 자동차 빅3 스텔란티스는 연간 이익 70% 감소를 보고한 후 주가가 5.27% 하락했다.
홈디포 경쟁사인 건축자재·주택개선용품 소매 체인 로우스는 시장예상을 상회한 분기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1.92% 올랐다.
미국 최대 규모 맥주 제조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I)는 판매가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예상을 크게 상회한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놓아 주가가 8.56% 솟았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산업재(0.06%)·테크놀로지(0.89%)·통신서비스(0.08%)·유틸리티(0.37%) 4개 종목이 오르고 임의소비재(0.39%)·필수소비재(1.86%)·에너지(0.49%)·금융(0.21%)·헬스케어(0.69%)·소재(0.07%)·부동산(0.59%) 7개 종목이 내렸다.
투자사 SWBC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스 브리가티는 "엔비디아는 광범위한 시장에 매우 중요한 인솔자이자 투자자들에게 사랑받는 종목"이라며 "엔비디아 실적은 전체 시장 분위기에 의미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종목의 중요성을 쉽게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라피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준의 물가안정 책무를 강조하며 "통화정책이 제약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연내 2차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식지 않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시간 기준, 연준이 올해 상반기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28.8%,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71.2%로 반영됐다.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4.2%, 25bp 이상 인하 확률 95.8%, 50bp 이상 인하 확률 76.9%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0.33포인트(1.70%) 낮은 19.10을 가리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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