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하바드 대학교 심리학과의 마이클 스톤교수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날의 강연주제는 한국의 ’빨리빨리‘문화에 관한 내용이었었는데 그 내용을 간략히라도 이 지면을 통해 공유하고 싶어졌다.
마이클 스톤교수는 세계 최고의 심리학자로 지난 30년간 문화심리학을 연구하며 전세계 다양한 민족의 특성을 분석해 온 학자로 그는 자신의 연구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바로 한국인들의 독특한 심리적 특성이었다며 그가 10년동안 연구해서 밝혀낸 한국인들의 ‘빨리빨리’문화에 대한 분석을 풀어놓았다.
그 강연내용의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인의 ‘빨리빨리’문화는 미래사회를 선도할 핵심 경쟁력이 될것이다. 이는 단순한 속도의 문제가 아닌, 효율성, 확산성, 지속가능성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이 연구를 통해 확신할 수 있었으며 한국인이 보여주는 이러한 특성은 인류 문명의 다음 단계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한국을 통해 미래문명의 모습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강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희망적이며 벅차고 놀라운 일인가?
그의 분석에 의하면, 한국인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극단성’이라고 했다. “이는 단순히 성격이나 습관, 행동양식의 차원을 넘어선 한국인들만의 깊은 집단 무의식의 산물로서 이는 마치 DNA처럼 한국인들의 정신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으며, 세대를 거쳐 더욱 정교하게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집단 무의식 속에는 독특한 이중성이 존재한다.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완벽한 품질을 요구한다. 가장 정확한 예시는 한국인들의 식문화에서 발견된다. 영하의 기온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고, 한 여름에도 끓어오르는 삼계탕을 먹으며 ‘시원하다’고 말하는 민족은 한국인들이 유일할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 효율성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으로 발현된다”고 했다.
“삼성, 현대, LG와 같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보여주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노력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으며 이는 한국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이러한 극단적 효율성이 품질의 저하로 이어지지 않고 한국인들은 빠른 속도와 높은 품질을 동시에 추구하며, 실현시키는 극단성이 개인의 상황이 아닌 집단적 특성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한국이 이토록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게된 역사적 배경이나 핵심적인 변곡점은 바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이었다며 이 두가지 역사적 사건은 한국인들의 집단 무의식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동시에 그들을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민족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의 변화는 극적이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한국인들은 생존을 위한 특별한 전략으로 ‘속도’를 선택했다. 다른 나라들이 수백 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화를 한국은 불과 수십 년 만에 달성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속도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인들은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아직 시도해 보지 않은 것’으로 재정의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빠른 실행력이 현대에 이르러 더욱 정교화 되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했고, 이는 기술적 성과를 넘어 한국인들의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5G 네트워크, 인공지능, 로봇공학등 첨단가술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한국인들의 이러한 특성이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소 부정적이고 우리의 약점중 하나로 여겼던 ‘빨리빨리’문화가 이렇듯 축복받은 문화로 진화했다니 우리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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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렬/수필가·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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