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오세훈 서울시장
▶ 전문가들 ‘1% 성장률’ 고착화 우려
▶ 기업 성장을 돕는 ‘서비스 정부’ 필요
▶ “K-엔비디아 지분 나누자”는 이재명
▶ 우클릭 아닌 분배 내세운 포퓰리즘
국민의힘 차기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다시 성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다시 성장은 이달 중순 출간할 저서 제목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뜻한다. 오 시장은 3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정부는 기업이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만나는 각종 장애물을 걷어낼‘서비스 정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기업 성장 부총리’ 신설 구상도 밝혔다. 4선 서울시장의 경험과 추진력, 안정감을 바탕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한 것이다. 오 시장은 현재 시대정신을‘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독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광장의 좌우 분열에 따른 비정상적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통합의 시너지를 만들 사람이 누구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온건 보수 성향인 자신이 사회 통합,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룰 적임자라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인터뷰는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경제 성장인가.“1% 경제성장률 고착화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시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성장이 없으면 분배도 불가능하다는 점은 좌파 진영도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을 포기할 수 없다. 인공지능(AI) 기술 등 디지털 혁신과 융합된 제조업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정부는 AI를 비롯한 과학기술에 과감한 투자를 선도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걷어내는 ‘서비스 정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 성장 부총리를 만들어 여러 부처를 통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민주당도 우클릭 행보를 하면서 경제성장에 관심을 보인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생기면 지분의 30%를 국민에게 돌려주자고 했다. 기업가들은 등골이 오싹할 거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자해적’ 발상이다. 정부는 앙트프러너십(기업가 정신)을 키우기 위해 ‘뭐든지 저질러라, 시도해라, 정부는 행정·재정·세제·인력 지원으로 돕겠다’고만 해야 한다. 이런 전방위적 노력을 해도 세계 1류 기업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결국 이 대표가 우클릭이니 뭐니 하는 건 레토릭에 불과하고, 속내는 분배를 내세운 포퓰리즘일 뿐이다.”
-3·1절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는 어떻게 평가하나.“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여부 결정이 임박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미래를 향해, 희망을 향해 나아가려면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그다음 단계로 이재명 대표 같은 불안하고 위험한 후보가 계속 야당 대표로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컨트롤하는 사회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혹시라도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강경한 구호와 무모한 폭거를 하는 사람들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 효율적인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제어장치란 무엇인가.“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보수가) 이겨야 한다. 그게 가장 효과적 제어장치다.”
▶강한 파이터라고 일 잘하는 건 아냐
▶누가 통합 시너지를 만들지가 관건
▶개헌 통해 지방정부와 권한 나눠야
▶차기 대통령은‘임기 3년’희생 필요
-보수는 강경 보수와 온건 보수로 나뉘는 분위기인데.“만일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보수는 빠르게 결집할 거라고 본다. 이기기 위해서는 광장의 보수도, 혁신의 보수도, 온건 보수와 강성 보수도 다 통합돼야 한다. 통합에서 힘이 나오고 승리의 바탕이 생긴다. (헌재 판단이 이뤄지면) 처음에는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빠른 속도로 보수 통합의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조기 대선 출마 마음은 정했나.“헌재 결정이 이뤄지고 나면 차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두 달 내에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당과 대권주자가 내세워야 할 시대정신은.“우선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지금은 모든 게 비정상이다. 민주당의 의회 폭거, 그로부터 비롯된 비상계엄 등. 그렇게 정치를 복원해서 ‘다시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보수 통합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어떤 이유에서든 중도하차를 하게 되면 지금의 시대정신,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다시 성장을 일굴 리더가 누구인지 찾게 될 것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비해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속이 시원한 것과 이기는 것은 다르다. 국민 80%가 참여하는 대선에서는 통합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관건이다. 통합 이미지를 가진 후보가 결국 나라를 구할 수 있다. 누가 통합의 이미지를 가진 후보인지는 당 핵심 지지층과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그동안의 행보, 업적, 정치적 리더십을 볼 것이다. 요즘은 파이터의 시대다. 강력한 파이터가 나타나면, 상대방은 지기 싫으니까 더 강력한 파이터를 요구한다. 그런데 그다지 파이터 이미지가 강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이 이기면 ‘그게 진짜 파이터였구나’ 알게 된다. 속 시원하게 해 준다고 일을 잘하거나 이겨주는 건 아니다.”
-오 시장의 대권주자 지지율은 답보 상태인데.“아직 조기 대선이 열릴지 아닐지 모르는 상황이다. 더구나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지 않기를 원한다. 그런 상황에서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 헌재 결정 이후 1주일 정도 뒤에 형성되는 지지율이 의미있는 지지율이다.”
-보수가 중도층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도층이 무엇을 원한다고 보나.“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리더십이다. 정치에 신경 쓰지 않고 생업에만 종사할 수 있게 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내가 노력한 만큼 과실이 내게 돌아오도록 정부가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오 시장의 ‘중도보수’ 이미지가 중도층에 소구할 것이라고 보나.“그 판단은 제가 아니라 국민이 할 것이다.”
-여권 대권주자 중 가장 먼저 개헌 얘기를 했다.“국민들은 개헌에 소극적일 수 있다. 내 생활과 밀접한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도 알게 됐을 것이다. 지금 같은 정치 불안이 생긴 바탕에는 지난 총선에 압승한 민주당이 어떤 정치를 해 왔는지, 정부여당에 반대하기 위해 절대 다수 의석을 동원하고, 반대를 넘어 기초부터 흔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것이다.”
-구체적 개헌 방법은“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돼 생기는 정치적 폐해를 막기 위해 권한을 지방정부에 나눠줘야 한다. 중앙정부에는 외교·안보·국방 권한 정도만 남겨두고 내치 권한은 총리에게 넘겨야 한다. 이렇게 중앙·지방의 ‘동행’을 통해 비약적인 경제 성장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민주당은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다.“그래서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 우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겠다는 자기 희생을 하는 거다. 그러면 야당인 이재명 대표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채용 의혹 등은 어떻게 보나.“역시 개헌으로 해결해야 한다. 선관위 위원장이 법원장인데, 법원 고유의 업무가 있어 선관위 업무에 전념하기 어렵다. 리더십 공백 상태가 생긴다. 그 틈을 비집고 채용 비리, 조직 관리 비리가 생긴 것이다. 선관위는 감사도 받지 않으면서 ‘견제받지 않는 괴물 조직’으로 운영됐다.”
-서울시정 경험이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나.“서울시장으로서 서울시민이 누렸던 정책과 혜택을 전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하고 싶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 저소득층 소득보장정책인 ‘디딤돌 소득’, 대중교통 서비스인 ‘기후동행카드’ 등 히트작들이 많다. 서울시에서 실험이 끝나 열광적 환영을 받는 정책을 전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하면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이달 중순 ‘다시 성장이다’라는 책을 출간하는데.“서울시정을 통해 강조한 ‘5대 동행’ 내용이 담겼다. 5대 동행은 ‘도전과 성취와의 동행’ ‘약자와의 동행’ ‘미래세대와의 동행’ ‘지방과의 동행’ ‘국제사회와의 동행’이다. 책을 낸 이후 국민과 만나 설명하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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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ㆍ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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