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지난 2거래일간 주가가 급반등한 데 따른 경계성 매도세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투자심리도 쉽게 녹지 못하고 있다.
1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32포인트(0.62%) 밀린 41,581.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46포인트(1.07%) 떨어진 5,614.66, 나스닥종합지수는 304.55포인트(1.71%) 급락한 17,504.12에 장을 마쳤다.
증시의 전반적인 매도세를 촉발할 만한 재료가 나오지는 않았다. 트럼프가 변덕스러운 발언으로 관세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악재도 없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는 호재가 나왔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반 이상의 전화 통화 끝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에 국한한 휴전에 우선 합의했다. 이후 중동에서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이행과 전면적 휴전 및 영구 평화에 관한 기술적인 협상'에 즉각 착수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전면 휴전 협상에 들어갔다.
국지적인 휴전 합의지만 지정학적 긴장을 낮췄다는 점에서 악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시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부분 휴전에도 불구하고 개장 전부터 이어진 매도 흐름을 꾸준히 이어갔다.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난 2거래일간 급반등했던 만큼 포지션 정리에 나서는 움직임이 우세했다.
S&P500은 지난주 전고점 대비 10% 이상 주가가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으나 지난 2거래일간 반등으로 손실을 일부 회복했다. 그러나 나스닥 지수는 여전히 조정 국면에 머무르고 있어 S&P500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울프리서치의 크리스 세네크 수석 투자 전략가는 "우리는 시장이 아직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상당한 '관세 피로'를 느끼기 때문에 정책 불확실성은 적어도 5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 캐피털의 리스 윌리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지난 몇 년 동안 강세를 보였던 자산에서 부진했던 자산으로 순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아마도 지금의 조정이 그런 흐름의 일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월 2일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시장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금리 향방이 아니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현황 해석과 분기 말마다 공개되는 경제 전망 요약(SEP)에 맞춰져 있다.
관세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파월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다. 또 이번 분기 경제 전망 요약에서 FOMC 위원들이 점도표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투자 노트에서 FOMC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지 않기 위해 다소 어색한 방식으로 금리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관세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작년 말 점도표에서 제시된 정상화 과정은 더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와 의료건강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통신서비스는 2% 이상 떨어졌고 기술과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는 1% 이상 내렸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메타플랫폼스는 3%, 테슬라는 5% 이상 내렸다.
엔비디아는 이날 자체 최대 기술 콘퍼런스인 'GPU 기술 콘퍼런스(GTC)'를 열고 새로운 인공지능(AI) 칩 베라 루빈을 선보였지만,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투매를 지속했다.
테슬라는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RBC캐피털마켓츠의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브로드컴에도 밀리고 있다.
구글은 이날 320억달러에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위즈를 인수했다.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하지만 시장 전반의 매도세로 알파벳의 주가도 2% 넘게 밀렸다.
AI 방산업체로 각광을 받던 팔란티어는 2거래일간 급반등한 뒤 이날 4% 하락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주가지수는 조정폭이 최고치 대비 15%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평균적으로 경기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주가 조정폭은 15% 범위였다"고 말했다.
2월 수입 물가는 깜짝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는 2월 수입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과 같았으며 시장 예상치 0.1% 하락을 크게 웃돌았다. 노동부는 연료 및 비연료 수입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2월 산업생산은 자동차산업 호조에 증가했다.
연준 발표에 따르면 지난 달 산업생산은 104.2로 전달보다 0.7% 늘었다. 제조업 가동률은 77.0%로 전달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장기(1972~2024년, 78.2%) 평균보다 1.2%포인트 낮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가 있을 이유가 없다"며 은행과 신용카드의 데이터에서 "아주 좋은 기본 데이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 하원은 5천억유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수 있는 '부채 제한(Debt brake)' 완화방안을 통과시켰다.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 방위비는 부채 제한 적용의 면제를 받도록 할 뿐 아니라 민방위 및 정보ㆍ통신(IT) 보안 지출 등으로 방위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해당 법안의 골자다. 이 조치로 독일은 경기 부양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4.4%를 유지했다. 50bp 인하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의 12.9%에서 10.2%까지 내려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19포인트(5.81%) 오른 21.70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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