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4년간 210억달러 투자 계획 발표… ‘현지투자·생산’ 부합 평가
▶ 트럼프 관세 발언에 韓 상호 관세에 미칠 영향도 관심

대미 투자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로이터]
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 향후 4년간 미국에 총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대미 투자액을 총 415억달러(61조원)까지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국 기업이 대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미국 제조업 재건을 외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을 직접 소개하며 "(현대차그룹이 현지 생산을 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대(對)한국 관세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 향후 4년간 210억달러 투자…트럼프 '현지투자·생산' 부합 평가
이날 현대차그룹과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분야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한다.
이번 투자의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준공식을 앞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확대하고,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한다.
또 로보틱스, 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를 시행한다.
이번 투자 발표로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후 현재까지 현지에 총 205억달러(30조원)를 투자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액은 총 415억달러로 늘었다.
그룹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 그룹 차원 최대 해외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생산을 늘리고 미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의 이번 투자는 그간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현지 투자와 현지 생산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이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를 불허하는 등 기간산업인 철강 분야에 대한 장벽을 높이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270만t 규모 전기로 제철소 설립은 더욱 눈길을 끈다.
◇ 트럼프 관세발언 의미는…韓상호관세에 미칠 영향 관심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 계획은 다음 달 2일 예고된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에 앞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소개하며 관세와 관련된 여러 언급을 했는데 이 발언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자동차를 만든다"며 "그 결과 그들은 관세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현지 생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대차그룹에 대해 어느 정도 관세 유예를 시사한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주의에 기반한 관세 부과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국가나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에 따른 예외 가능성을 계속해서 거론해왔다.
그는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 부과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자동차 분야 관세를 유예한 사실을 거론하며 "유연성은 중요한 단어"라고 말했다.
이는 관세를 맹목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미국 경제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어느 정도 조정할 여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이번 투자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권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나아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앞서 백악관은 관세 등 통상정책에 따른 현지 투자의 대표적 예로 현대차그룹을 4차례나 거론한 바 있다.
백악관은 "미국에 대한 투자가 잠재적인 관세에 대한 최선의 해독제"라는 현대차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소개하며 현대차그룹이 HMGMA를 통해 현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의 제철소 설립 검토 보도를 여러 차례 거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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