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장례예배를 인도하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샬롯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빌리 그레이엄 생가와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사순절 기간에 이곳에서 잠시 내 자신을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빌리 그레이엄은 사순절을 자기 성찰과 회개의 기간으로 강조하면서 그리스도와 깊은 관계를 갖도록 하였다. 그는 “거룩함에의 부르심: 사순절 준비”라는 설교에서 거룩함과 사순절 기간 동안 그리스도의 삶에 맞추어 순종, 겸손, 사랑, 인내, 그리고 자기 부정과 같은 덕목을 가질 것을 권면하였다.
박물관 전시실 곳곳에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설교와 기도가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는 다음과 같은 기도문이 있었다.
“나는 여러분에게 머리를 숙이고 나를 따라서 이렇게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크게 소리를 내어 기도하세요. 나는 죄인입니다. 나는 내 죄를 고백합니다. 나는 나의 죄로부터 돌이키기를 원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받아들입니다. 나는 그분을 주님으로 고백합니다. 이 순간부터 나는 주님을 따르며 주님의 교회에서 헌신하기를 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사순절을 "영적 대청소"로 여기며, 신앙 성장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찾아내고 제거하도록 권장했다. 영적 대청소는 마음과 영혼을 깨끗이 정리하고 새롭게 하는 시간을 말한다. 집안 대청소를 통해 묵은 때를 제거하듯이, 영적 대청소는 우리의 영혼에 쌓인 죄와 불순물을 씻어내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사순절은 부활절 전 주일을 뺀 40일간의 기간을 말한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회개하고 영적 정화를 함으로써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사순절을 “영적 대청소”로 여기는 것을 유대인의 유월절 관습과 비교해 보면, 그 뜻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원사적으로 볼 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유월절(Passover)에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출애굽을 기념해서 지키는 절기인 유월절에 누룩을 제거하는 관습이 있다. 출애굽기 12장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급히 떠나야 했기 때문에 빵을 발효시킬 시간이 없었고, 이에 누룩을 넣지 않은 무교병(마짜)을 먹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유월절 7일 동안 누룩이 들어간 음식(하메츠)을 일절 먹지 않는다. 이를 무교절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유월절 시작 전 약 1-2주 동안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면서 누룩이나 발효된 음식을 완전히 없애는 관습이 있다. 이것을 "베디카트 하메츠"(Chametz Search, 누룩 찾기)라고 부른다. “베디카트 하메츠”와 사순절은 여러 가지 유사점이 있다. 베디카츠 하메츠가 유월절 전에 영적, 육체적 정화를 상징한다면, 사순절은 부활절 전에 금식, 기도와 참회를 통해 영적 정화를 이루는 기간이다. 누룩을 제거하는 것은 교만함을 버리고 겸손함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사순절은 사치나 향락을 버리고 절제와 자기 희생을 하는 것이다.
400년 동안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한 출애굽 사건을 기념하여 지키는 유월절에 예수님은 온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친히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으셨다. 유월절 전 날 죽음의 사자가 애굽 온 지경을 덮을 때 문설주의 희생양의 피를 바른 집은 들어가지 않고 넘어감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원을 받았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은 하나님의 구원이 이스라엘 백성들뿐만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한 사건이 되었다.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십자가를 통하여 사망의 권세를 가진 죄로부터 벗어나 영원한 삶을 누리는 구원을 받게 되었다.
빌리 그레이엄 박물관의 여러 전시실 중 중간쯤에 있는 전시실 벽에 십자가와 가시 면류관이 있고, 그 안에 “십자가. 구원의 유일한 길”이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는 설교에서 “나는 성경을 읽고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기 때문에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행하신 것 때문에 천국에 간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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