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별이 빛나는 밤에 Merci Cherie / Franck Pourcel (1)
Franck Pourcel 악단이 연주하는 Merci Cherie 은 별이 빛나는 밤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라 필자는 단언한다. 낮 동안 광렬하게 모습을 보여주던 빛이 살며시 숨어버리자 기다리고 있던 밤의 어둠이 찿아오면 낮 시간대에 그렇게 시끄럽게 굴던 도시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오직 적막만이 존재하는 공간에 FM 라디오에서 울려 펴지는 이 시그널 음악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모두가 눈을 살며시 감고 이 아름다운 멜로디에 몸을 맡기면 날카로운 현악기의 도입부 연주는 모두를 압도하게하며 이어서 나오는 부드러운 코러스는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특이한 점은 남성 코러스 부분은 너무나도 절제된 창법으로 구사하여 귀를 쫑긋이 귀울이지 않은다면 놓칠 만큼 아련하게 처리했다. 대신 여성 코러스 부분은 정감어린 목소리가 분위기를 한층 더 매혹속에 빠져들게 하여 완성도를 한껏 높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Merci Cherie 원곡은 룩셈부르크에서 거행된 제25회 1966년 유럽비젼 송 콘테스트에서 오스트리아 대표로 참가한 Udo Jurgens 가 불러 대상을 차지했다. 허지만 노래 자체는 크게 부각될 만한 요소가 없었다. 허나 Franck Pourcel이 멋지게 편곡하여 그의 앨범 속에 넣었으나 주목 받지 못했다. 1969년 3월 MBC FM 방송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편성하였다. 시간대는 밤 10:00- 12:00 이며 이른바 ‘별이 빛나는 밤에’란 타이틀로 처음에는 대담 위주의 프로였으나 청취율이 나오지 않아 편성국에서는 DJ출신 이종환씨로 진행자를 교체하자 그는 곧 바로 음악 프로그램으로 바꿨다. 이것이 절묘했다. 당시의 기류는 팝송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을 때 였으니 ‘별밤‘의 프로는 저녁시간대에 꼭 청취해야 할 필수 과목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1940년 부터 지속되어온 레코드 음반이 서서히 사양 산업으로 흐르고 카세트 테입으로 전환되었지만 불과 몇년 바티지 못하고 CD device 로 바톤을 넘겼다. 깨지기 쉬운 레코드 음반이나 사용시간이 너무 짧은 카세트 테이프 보다 반 영구적인 수명을 지닌 CD에 열광한 음반 회사는 과거에 발매되어온 힛트 음반들을 CD 음반으로 재녹음하여 판매를 시작했다. 필자도 이에 발 맟추어 CD 구입에 온 정열을 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아무리 찿아봤지만 Merci Cherie CD 는 구입하지 못했다. 이 곡은 한국과 일본에서나 각광 받았지만 본고장 유럽에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반회사는 특별히 CD 로 발매 할 이유가 없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 심리가 구할 수 없으면 더 간절해지는 법이다. 필자는 CD 음반이 본격적 산업이 시작한 1990년 초 부터 이 곡을 구할려고 전세계를 뒤졌지만 결과는 없었다.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작년에 한국에 가서 전자 상가를 구경하다가 한 CD 가 눈에 뛰었다. 제목은 ‘추억의 경음악 ’ 모음집이었다. 목록을 보니 내가 그토록 찿던 Merci Cherie 가 수록 되어 있었다. 그때의 감동은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였다. 허나 이건 정식 라이센스 제품이 아니고 한국의 한 업체에서 해적판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래도 비록 해적판이지만 난 눈물나도록 행복했고 그 제작자에 수십번 감사의 말을 속으로 했었다. 몇 십년을 헤메이다 만나 이산가족(?) 아닌가. 정품인가 해적판인가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그저 고마웠다.
왜 필자가 그토록 애타게 이 곡을 찿은 이유는 이 곡이 가진 특이한 묘미 때문이다. 어느날 이 곡을 듣는 순간 두 별이 대화 하는 것을 느꼈다. 그 이유는 한 소절 한 소절 끝 부분 음이 올라가는 주법을 택해 마치 상대방의 안부를 물어보는 느낌을 가지게한다. 들으면 들을수록 묘한 감정이 느껴진다. 별들이 영롱한 한 밤 중에 들으면 마치 수억 마일 떨어진 두 별들이 서로 애타게 그리움을 노래한 것 같다. 한 별이 속삭인다. “ 잘 지내고 있느냐 나의 사랑아 ” 그러면 멀리있는 별이 대답한다. ” 난 아직도 빛을 잃지 않고 잘있어요 보고 싶은 그대여 “ 그리고 대화는 계속된다. ” 비록 우주가 우리를 헤어지게 했지만 언제가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그때 까지 기다려 주오“. ” 나의 걱정은 하지말고 그대여 재회 때 까지 빛을 잃지 말아요. “ 하고 대답한다. 바로 이 것이 이 연주가 가지고 있는 맛이고 바이브이다. 마치 두 연인이 대화하는 것 같이 구성되어 있어 고요한 밤하늘에 별을 바라보면서 들으면 일품이다. 그리고 이 곡은 1960-70 년대의 추억의 세계로 인도한다. (계속)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